2015-08-03 07:13

중국 一帶一路 전략 대응방안은

요충지역에 물류 플랫폼 구축 필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3년 9월과 10월 각각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신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양실크로드 건설’을 발표했다. 유럽으로 가는 대륙의 길목인 카자흐스탄에서 내륙의 통로 ‘실크로드 경제벨트’를, 남중국해를 거쳐 인도양과 남태평양으로 진입할 수 있는 해로의 길목 인도네시아에서는 해양의 통로 ‘21세기 해상실크로드’를 언급했다.

일대일로의 핵심은 고대 실크로드가 가지고 있는 동서양 교류 이미지를 차용해 유라시아 전역을 자유무역 네트워크로 형성하겠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일대일로에 대한 분석이 고대 실크로드 길을 중심으로 나오고 있지만 일대일로의 진정한 의미는 공간을 토대로 한 중국의 국제 자유무역지대 확장과 국제화된 중국의 제 2개혁 개방에 있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3월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실크로드의 비전과 액션플랜 내용에서 인프라 건설을 강조했다.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실크로드 기금, 해상실크로드 은행 등을 통해 일대일로 지역의 낙후된 인프라 시설을 개선해 국제적으로 서로 연결할 수 있는 공간 플랫폼을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요컨대 일대일로의 물리적 범위는 내륙과 해운의 독립된 공간 연결이 아닌 입체적 공간의 상호 연계되는 복합 네트워크에 해당한다.

일대일로 대상 ‘중국 전역’…중앙 지방정부 연계

중국 푸단대학교 이창주 연구위원은 “일대일로에 대한 시작점은 중요하지 않다. 일대일로의 범위는 한 지역이 아닌 전국단위로 이뤄지는 것으로 그 범위가 광범위하다”며 “한국은 한곳에 편재돼 전략을 펼치기보다 모든 국가와 지역에 걸쳐 복합 네트워크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지난달 24일 퍼시픽호텔에서 열린 남북물류포럼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이 연구원은 ‘중국의 일대일로 사업과 한국기업의 참여 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일대일로를 앞세운 중국의 제2개혁 개방에 대해 정확히 알고 접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일대일로 국내범위
 자료: 이창주 푸단대학교 연구위원
 

중국의 일대일로전략은 전국 단위로 진행되고 있다. 2015년 상반기까지 중국 18곳의 지역에서 일대일로 지방 정책을 제시했고, 제1차 중국 ‘일대일로 공작영도소조’에서 각 지방정부에 9월까지 중국 중앙에서 제시한 일대일로의 틀에 맞춰 각 지방의 특색에 맞는 지역 일대일로 계획을 제시하라는 내용을 하달했다. 오는 10월에는 중국의 각 지방정부와 중앙의 일대일로 연계 계획이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결국 중국의 일대일로의 국내 범위는 전국을 대상으로 진행돼 중국 모든 지역이 일대일로의 대상이 되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내륙으로는 14개 주변 국가와 연결돼 있고 해상의 주변국까지 합치면 30개 국가와 연결돼 있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통해 이런 주변국과 연결돼 있는 지방정부를 해외로 나가는 전략의 창구로 활용하고 그 지방 정부와 연결돼 있는 내륙 지방을 배후지로 연계해 발전시킬 산업 네트워크 공간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중국은 3대 삼각주(보하이만, 장강, 주강)를 포함한 중국 연안 지역, 징진지(베이징, 텐진, 허베이), 장강 경제일체화, 서부대개발 동북진흥이 진행되고 있으며, 일대일로는 이런 중국의 기존의 각종 지역 개발 프로젝트들을 함께 엮은 전략이다.

이 연구위원은 “물리적 범위와 중국 국내의 범위까지 고려해서 일대일로의 공간 범위를 분석해본다면 일대일로의 전략이 보인다”며 “중국은 차항출해 전략과 차항입륙 전략을 통해 중국과 연결되는 모든 국가에 대해 일대일로 전략이 진행된다”고 말했다. 

우선 중국 전 지역이 일대일로 범위에 포함되기 때문에 중국과 연결되는 모든 국가는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의 노선이 된다. 또한 물리적으로 입체적 복합형 인프라 네트워크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지역의 입체화 네트워크가 가시화될 전망이다. 즉 일대일로의 공간 네트워크는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입체적이고 서로 연결되는 육해공 공간 네트워크다.

중국에서 유럽으로 연결되는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21세기 해상 실크로드는 차항출해(타국의 항만을 통해 해양 진출)전략으로 상호 연결된다. 그 예로 중국은 인도양에 직접 연결돼 있지 않지만 파키스탄의 과다르항의 운영권을 중국해외항구주식유항공사를 통해 획득하고 개항하면서 인도양 진출을 위한 포석을 깔아 놨다. 또한 파키스탄의 과다르항과 중국 신장위구르의 카스를 연결하는 인프라 건설을 진행하면서 중국이 직접 파키스탄을 통한 인도양 진출이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석유 에너지 수입의 길을 연결하고 있다.

 

▲일대일로 국제범위
 자료: 이창주 푸단대학교 연구위원


반대로 해양을 통한 내륙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차항입륙(타국의 항만을 빌려 다른 대륙에 진입)하는 전략이다. 대표적인 예로 그리스 피레우스항의 부두는 코스코에 의해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중국은 그리스의 항만을 통해 유럽 내륙으로 진출 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탄자지아 지부티 등도 차항입륙을 위한 중국의 경제 진출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 

일대일로 전략에 숨겨진 중국의 ‘속셈’

중국은 1978년 개혁 개방을 채택한 이후 빠른 경제성장을 이뤄왔다. 중국은 대외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로서 미국과 EU를 양대 시장으로 경제발전을 실현하고 있었다. 하지만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로 EU경제까지 타격을 받으면서 중국 역시 수출둔화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심각했다. 이로 인해 중국은 내수 중심의 경제구조로 전환이 시급했다.

2009년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오바마 대통령의 중국 견제 전략 역시 중국의 새로운 도전과제가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태평양 시대를 선언하고 ‘아시아 회귀 전략’을 구사했다. 중국으로 기울어진 아태지역 균형을 찾아오겠다는 속셈이다. 미국은 중국 연해를 둘러싸고 있는 일본에서 시작해 대만, 필리핀, 인도네시아까지 연결되는 동맹국가와의 관계를 강화하며 중국을 압박했고, 메가 FTA를 진행하면서 중국을 고립시키고 있다.

중국은 이런 국내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상태(新常態 : 신창타이)를 선언했다. 중국은 빠른 경제성장률에서 질적인 경제성장 수준을 유지하고 대외 수출중심의 경제에서 내수중심경제로 전환,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에서 다극화된 세계 경제체제로 인식 등 ‘새로운 정상’을 선언하며 중국의 경제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그 다음 2013년 9월 중국 자유무역시험구를 개설했다. 자유무역시험구는 금융, 항운, 통관, 무역, 서비스업 등을 망라해 무역과 투자의 편리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실행된 제도다. 시진핑 중국 주석은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를 시작으로 제도가 성과를 거두면 중국 전역으로 보급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했다.

상하이에 머물던 자유무역시험구는 2015년 4월 텐진, 푸젠, 광둥에 제 2대 자유무역시험구로 확장되고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도 와이까차오, 푸동공항, 양산항 지역에서 루찌아쭈이, 찐치아오, 짱지앙 지역까지 확장됐다. 자유무역시험구는 미국 주도의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와 연결하기 위한 중국 제도개혁의 출발점이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은 향후 세계 경제의 새로운 포스트 TPP 시대에 제시될 높은 수준의 국제 표준화에 부합되는 국제 표준화를 자유무역시험구를 통해 점증적으로 이뤄간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대일로, 인프라 건설로 주변 국가 연결

일대일로의 핵심은 인프라, 외국인직접투자(FDI), 무역이다. 지난 6월 창립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57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약 1천억달러 규모의 기금이다. 중국은 지분율 30.34%로 AIIB의 주도국이 됐다. AIIB의 설립 목표는 미국과 일본 중심의 IBRD나 ADB는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유라시아 지역 인프라 투자를 위한 것이다. 중국 주도의 국제도로, 철도, 항만, 공항, 통항구 등이 투자되고 건설이 이뤄질 것이며 일대일로의 입체적 공간 플랫폼이 형성될 전망이다.

또한 중국은 기존에 해외투자를 받던 국가에서 해외투자를 하는 국가로서의 역할을 강조할 예정이다. 중국의 주변 지역에 연결될 인프라를 범위로 국제경제회랑이 계획 중이다. 인프라 건설을 위해 그동안 과잉 생산됐던 철강 시멘트, 평판유리, 전해알루미늄 등이 소비됨과 동시에 관련 시설 및 설비들은 주변국가로 이동해 주변국에 대한 영향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중국중앙인민정부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 말 국무원 국유자산위원회에서 중앙기업 중 107곳이 해외에 150여개의 지사를 설치하고, 이중 80여 곳에 대해서는 국가가 직접 일대일로 정책 관련 기구를 설립하면서 관련 지역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인프라 건설 FDI 확대는 결국 무역의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제도적으로 통관일체화, 단일창구 등의 조치로 정부 기관 간의 협력을 통해 통관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해운 선진화 방안을 통한 항만 지역이 산업 기능별 구성, 블록트레인 정기화 및 정부보조를 통한 내륙 운송 수단의 현대화, 국제 통신업 연결 및 국제 전자상거래 플랫폼 추진 등의 조치로 일대일로 지역의 무역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 역시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에서 추진하는 투자와 무역의 편리화와 부합한다.

중국의 일대일로는 배타성이 없는 공간 플랫폼이다. 중국이 실행하는 일대일로는 중국을 둘러싼 모든 주변 국가와 연결되며 국제적으로는 유라시아대륙과 아프리카대륙까지도 연결 가능한 개방형 네트워크다.

이 연구위원은 “결국 중국이 일대일로를 통해 점진적으로 내부에서 제 2의 개혁개방을 실시하고 국제적으로는 공간 베이스의 자유경제지대 네트워크를 전 지구 범위를 형성한다는 최종 계획을 가지고 있음을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지난 24일 열린 남북물류포럼 전문가 초청 간담회에서
이창주 푸단대학교 연구위원이 일대일로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상하이 자유무역시험구 진입 공간 확보해야

한국은 전환되는 국제환경 속에 어떤 전략을 취할 것인가. 일단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내부 정책의 흐름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현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가운데 한중간의 경제협력에 대한 기대가 크다. FTA의 바람을 타고 한국 기업이 진출 할 수 있는 물류 플랫폼을 공격적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이 연구위원은 중국의 자유무역시험구와 일대일로의 정책상 창구 역할을 하는 요충지역에 대한 한국기업의 전략적 포석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상하이 내의 자유무역시험구는 네거티브 리스트를 작성해 대외시장의 개방을 시험하고 있다. 특히 금융 자본 통관 항운(물류) 과학기술 관광 서비스업의 분야에 걸쳐 대외 기업이 투자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하고 자국의 기업이 해외기업과의 경쟁을 통해 성장하고 해외진출 할 수 있는 정책 플랫폼을 마련했다.

이 연구위원은 “상하이 내 실시되고 있는 자유무역시험구의 네거티브 리스트(자유무역시험구 외국인투자진입 특별관리조치)를 비롯한 다양한 실행 정책을 모니터링하고 한국 기업이 우선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공간을 정부 차원에서 확보해야한다”고 말했다.

이 뿐만 아니라 향후 징진지 지역과 연계될 텐진은 동북3성을 비롯한 북방지역과 연결될 것으로 푸젠성은 대만과의 경제교류, 광둥성은 서비스업 및 첨단 기술 사업 분야가 강점인 홍콩과 마카오와 연계 발전할 제 2의 자유무역 시험구로서 정부 차원에서 한국의 진출 희망 기업들에 정보 제공 및 교류의 플랫폼을 마련해야한다.

두번째로 제 3의 자유무역시험구 예정지와 13개의 국가급 신구 그리고 일대일로 정책상 창구 역할을 할  요충지역에 대한 한국 기업의 전략적 포석을 마련해 줘야한다. 변경 인근 지역 요충지의 대표적인 예로 광시좡족자치구는 베트남과 바로 이웃하고 있는 중국 지역으로서 베트남 뿐만 아니라 남중국해로 연결되는 지역이다. 쓰촨 및 충칭시의 새로운 출해 통로 후보지이기도 한 이곳에 대한 정책 교류 플랫폼을 마련하고 한국 베트남 FTA와의 연계 방안을 모색하거나 중국의 동남아 수산물 전자상거래 정책 등의 다양한 아이템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 봐야한다.

또한 통관 일체화 및 단일 창구 등의 중국의 통관 제도 개혁을 활용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일대일로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국경을 넘는 화물에 대한 통관을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 검역과 각종 신고제도 등의 통합으로 효율성이 높아지고 우수한 기업의 경우 통관의 혜택을 주는 등 중국 내 통관 제도의 개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제도를 한국 기업이 더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가이드를 할 필요가 있다.

북한 역외 가공지대를 활용해 일대일로 대응

또한 한국 FTA에서 인정된 북한의 역외 가공지대를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중국의 랴오닝성, 지린성과 마주하고 있는 북한은 한국과 중국이 내륙 연계를 위한 중요한 요충지다. 북한 또한 일대일로 범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중국이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의 프레임으로 남북한과 중국이 연계할 수 있는 사업을 구상해 북방경제와의 연결을 가시화해야 한다.

이 연구위원은 “나선특별시를 제2의 개성공단으로 만들어 부산항과 연계하고 한국의 국가 차원에서 나선특별시에 공단 투자를 이끌어 내야한다”며 “나선특별시 인근의 중국 훈춘시와 러시아 자루비노 투자를 진행함으로써 북방 경제 진출을 위한 기본 틀을 마련해야한다”고 말했다.

나선틀별시에는 나진항, 웅상항 선봉항 등이 있고 남으로는 청진항이 있다. 이 항만의 배후지로서 중국의 훈춘, 러시아의 자루비노에 선제적으로 투자함으로써 환동해경제권의 북방지역에 대한 포석을 마련하고 북방항만을 스포크항으로 삼아 동북아 허브항인 부산항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물류 네트워크 방안을 마련해 나가야한다.

끝으로 이 연구위원은 “한국이 취해가야 할 전략은 변방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식 일대일로 추진을 통해 중국의 일대일로와 아시아-태평양 경제지대의 동북아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라며 “환동해 경제권의 도시협력체, 통관시 혜택, 물류 규격, 차량 번호 국제화 등의 경제협력을 통해 한반도를 둘러싼 공간 플랫폼의 시스템을 추진해야한다”고 말했다.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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