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사실상 종식을 선언한 가운데 그동안 여객수요 급감으로 몸살을 앓았던 항공업계가 본격적인 수요 끌어올리기에 팔을 걷어부쳤다.
인천공항 집계에 따르면 6월 인천공항의 여객수송은 327만3142명으로 전년동월대비 9% 감소했으며, 화물운송은 20만8466t으로 3% 뒷걸음질친 실적을 기록했다. 메르스 영향으로 항공여객은 4년 만에 처음으로 전년동월대비 감소를 기록했다. 노선별 여객수송은 중국노선에서 -21.5%의 역성장을 보이며 70만3823명을 기록했고, 일본노선은 4.5%감소한 45만6660명을 수송했다. 전년동월대비 2.3% 성장한 미국노선을 제외한 중단거리 노선에서 메르스 영향으로 수요 감소세가 나타났다.
6월 수요 급감, 이연 수요로 다시 반영
SARS나 신종플루 때의 항공여객 움직임을 보면 단기적으로 수송량이 급감하지만, 이는 사라지는 수요가 아닌 이연 수요로 다시 반영됐다. 우리투자증권의 송재학 연구원은 “중장기 측면에서 항공수요가 급증하는 효과로 나타나 6월 항공수요는 단기적으로 급감했지만 7월부터 안정화되고, 8월 최대 성수기에는 정상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화물운송에는 메르스의 영향이 거의 미치지 않았지만 미국 서부항만 적체현상이 해소되면서 미주 항공 물동량 감소하고 유럽경기 약세로 본격적인 증가세를 보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사들은 메르스 여파로 줄어든 항공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해 중국과 일본 여행사를 대상으로 여러 차례 역대 최대규모의 팸투어를 펼쳤다. 6월이 가장 큰 고비였지만 메르스 종식에도 정상적인 회복까지는 시일이 더욱욱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항공사들은 발빠르게 여객수요 끌어올리기에 나선것이다. 우선 아시아나는 중국과 일본 여행사 대표를 대상으로 두 차례의 팸투어를 실시했으며 중국 여행사 대표 및 언론인 등 200명의 방한단을 초청해 명동걷기 행사를 진행하는 등 부단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한항공도 7월 말부터 8월 초까지 19차에 걸쳐 약 1,000명 규모의 일본 관광객을 초청하는 대규모 모니터링 투어와 함께 중국지역 취항 도시 소재 여행사 대표, 언론인 등 300명을 초청하는 팸투어 행사를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했다.
공항들도 메르스로 감소되는 수요를 회복시키기 위한 행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메르스는 종식됐지만 7월까지 여전히 항공수요 회복이라고 하기에는 이르기 때문이다.
올해 인천공항의 전체 여객은 국내 메르스 발생 이전인 5월까지는 전년대비 17.2% 증가했으나, 6월에 -9.4%, 7월 들어서는 -12.5%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김포공항을 비롯한 6월말 국제선 항공여객은 12.1% 감소했던데 비해, 7월23일 기준 누적기준 항공여객은 17.9% 감소로 감소폭이 오히려 확대됐다.
공항, 8월 한 달간 운항편 증가분 ‘착륙료 면제’
인천공항과 김포공항 및 지방공항들은 항공 성수기를 맞아 항공사들의 운항증대를 위해 사용료를 일시적으로 감면하는 등 여객수요를 늘리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내놨다.
인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는 메르스로 인해 줄어든 항공수요를 회복하고, 항공사의 신속한 운항재개를 유도하기 위해 8월 한 달간의 국제선 항공기 운항 증가분에 대한 착륙료를 감면한다. 국제선 취항 항공사가 메르스 사태 이후 운항을 중단한 여객기 운항편의 운항을 재개하거나 신규 증편을 통해 7월보다 항공기 운항을 늘리면 그 증가분에 대해 착륙료를 100% 면제하기로 했다. 이번 사용료 감면으로 한국공항공사는 7월 대비 국제선 운항은 46% 증가, 전년 동월(‘14.8월) 운항실적 대비 약 95%까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공항공사 김찬형 마케팅운영본부장은 “6∼8월 중 국제선 운항취소가 당초 운항계획의 14.3%에 달했지만, 금번 사용료 감면 시행과 더불어 운항회복과 여객증대를 위해 시행하는 다양한 방안을 통해 8월 이후 항공수요가 조기 회복될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지난 2003년 사스 때와 2008년 경제위기 당시 일률적으로 착륙료 10%를 감면한 바 있으나, 이번 착륙료 감면은 많이 증편할수록 더욱 큰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수요회복 효과는 훨씬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2003년 당시에는 사용료 감면 이후 1개월 후에 여객이 회복세로 돌아섰고, 3개월 후에는 전년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하계 성수기 맞아 항공 수요 회복 예상
하계 성수기에 접어들면서 메르스로 줄어들었던 해외여행객 수요를 대폭 끌어올리기 위해 노선 감편에 나섰던 항공사들도 서비스 정상화에 돌입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메르스로 인해 감편 운항했던 중국 및 일본, 동남아 대부분의 노선 스케줄을 8월부터 정상화한다. 중국 일부 비정기 노선과 인천~하네다 6회 감편(8.1~6)을 제외한 나리타, 나고야 등 전 노선이 정상적으로 운항될 예정이다.
아시아나는 메르스 영향으로 승객이 급감한 6월~7월 상하이, 칭다오 등 중국 24개 노선, 나리타, 나고야 등 일본 9개 노선, 홍콩과 타이베이 등 동남아 4개 노선 총 37개 노선 478회 항공편을 감편 운항한 바 있다.
아시아나항공 여객본부 조규영 부사장은 “메르스 영향으로 감편해온 운항 스케줄을 조기에 정상화하게 됨에 따라, 휴가철을 맞은 고객들이 여행 일정을 계획하는데 한결 수월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대한항공도 8월 초까지 국제선 운항 스케줄을 모두 정상화할 방침이다. 대한항공은 6~7월 중국 30개, 일본 6개 등 36개 노선 운항을 줄였지만 지난 17일 일본 노선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정상화하고 있다.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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