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20 19:30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 "수주프로젝트 높은원가가 부실원인"

잠정손실 2분기에 모두 반영
대우조선해양 정성립 사장이 취임 후 업무보고 과정에서 큰 의문점을 발견했다며, 내부 실사에서 드러난 세 가지 부실 원인를 지목했다.

정 사장은 20일 부실원인에 대한 이유를 설명하고, 현재 회사 상황과 향후 방향성에 대한 내용을 담은 CEO 담화문을 사내포털에 게재했다.

담화문을 통해 정 사장은 “지난 주부터 언론을 통해 쏟아지는 회사 소식에 무척이나 당황스럽고 충격이 크셨을 것이다. 이유불문하고 회사를 대표해 여러분들께 고개 숙여 진심 어린 사과부터 드린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사업계획상의 실적 예상치와 현장의 실적 예상치 차이가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내부실사에서 드러난 부실 원인 세가지를 꼽았다.

정 사장은 부실의 가장 큰 원인으로 예상보다 높은 프로젝트 원가와 EPC 공사 등 미경험 프로젝트의 설계와 공정상 오류, 미숙련 작업자의 낮은 생산성을 지목했다. 정 사장은 "수주한 프로젝트들의 원가가 실제 건조 과정에서 크게 늘면서 애초 예상한 실행예산을 넘어선 것으로 판단된다"며 "EPC 공사 등 미경험 프로젝트를 대거 건조하면서 설계와 공정상 오류가 많았고, 대규모 인력을 충원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미숙련 작업자의 낮은 생산성도 원가 상승을 부채질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두 번째 원인은 선박을 인도하고도 못 받은 외상값들, 이른바 장기매출채권 중 일부는 회수가 어렵게 됐다는 사실도 상당수 확인됐다"며 "세 번째 원인은 해외 조선소나 풍력사업 등 자회사 손실이 우려했던 것 이상으로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정 사장은 "주주와 금융시장, 고객, 내부 구성원들이 느끼는 혼란을 조기에 해소하고 회사 재무 개선을 시급히 이루기 위해 잠정 파악된 손실을 회계 원칙에 따라 이번 2분기에 모두 반영하기로 결정했다. 2분기 실적 발표도 최대한 앞당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실제로 이번 주부터 곧바로 실사와 관리를 담당할 채권단 실무진이 회사에 상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임직원들에게 정 사장은 "몸 속의 환부를 도려내야 제대로 병을 치유하듯, 회사를 되살리기 위해 우리 스스로 벌거벗는다는 마음으로 이 위기를 정면으로 맞이하자"며 "이번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회사 내에 도사린 거품과 속병을 완벽히 도려내고, 지속성장과 존속이 가능한 경쟁력 있는 회사로 다시 만들어 나가자"고 당부했다.

그는 "다행히 액화천연가스(LNG)선 본격 건조 실적이 반영되는 2016년부터는 영업이익 시현 등 건강하고 내실 있는 제대로 된 회사 모습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가 사장으로서 확실하게 약속드린다”며 “담대하게 이 상황을 맞이하고 한마음 한 뜻으로 대우조선해양의 저력을 다시 한번 보여주자”고 말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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