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10 12:19

머스크라인, 7년만에 현대중공업과 거래

1만4000TEU 9척 11억弗에 발주…8척 옵션도 포함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가 모처럼 세계 1위 조선소에서 컨테이너선을 신조한다.

덴마크 머스크라인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8일 현대중공업과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신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엔 9척을 확정 발주하고 8척의 옵션을 추후 발주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협상 초기 확정 5척, 옵션 5척였던 거래 규모가 계약 단계에서 9+8로 크게 확대됐다.

길이 353m의 신조선 9척은 2017년께 인도돼 싱가포르 국적으로 항해에 나설 예정이다. 계약금액은 총 11억달러(약 1조2400억원)이다. 척당 1억3750만달러 거래인 셈이다.

덴마크 코펜하겐 머스크 본사에서 열린 이날 신조 계약엔 현대중공업 가삼현 부사장(선박영업본부 대표)과 머스크라인 쇠렌 토프트 최고업무책임자(COO)가 참석했다.

머스크라인 토프트 COO는 "신조선들은 특정항로가 아닌 여러 항로에서 운항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설계될 것"이라고 말해 파나마 운하 확장공사 완공을 염두에 두고 북미동안항로 취항까지 계획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토프트는 또 "아시아-유럽항로엔 1만8000TEU급 선박이 배선될 예정이며 (이날 계약한) 신조선은 투입하지 않을 방침"이라며 "신조선은 9000TEU급 선박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영국 로이즈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머스크라인은 9000TEU급 선박을 태평양항로(아시아-북미)와 대서양항로(유럽-북미), 지중해역내항로 등에서 운항 중이다.

이날 계약은 머스크라인이 지난해 9월 발표한 150억달러 규모의 투자 프로그램 중 세번째다.

앞서 지난 3월27일 중국 코스코저우산조선소와 3600TEU급 선박 7+2척의 신조 계약을 맺었으며 2개월 뒤 대우조선해양에 1만9630TEU급 선박 11척(옵션 6척 별도)을 발주했다. 별도로 9500~1만TEU급 선박 11척을 용선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덴마크 선사의 전체 운항선박은 309만TEU로, 사선 258척 172만TEU, 용선 361척 137만TEU다. 신조 발주량은 운항선대의 16% 정도인 50만TEU에 이른다.

현대중공업은 막판에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삼성중공업을 따돌리고 이번 거래를 따낸 것으로 알려졌다. 옵션 8척이 추가 발주될 경우 선가가 크게 할인될 수 있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세계 1위 조선소는 세계 1위 선사와 7년 만에 거래를 재개하게 됐다. 지난 2008년 4500TEU급 선박 22척에 대한 신조 계약이 머스크라인과 현대중공업의 가장 최근 거래였다. 당시 발주된 선박은 2011년부터 아시아-서아프리카항로에 순차적으로 투입됐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의 올해 누적 수주액은 66척 78.5억달러로 늘어났다. 연간 목표치(191억달러)의 41.1%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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