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간 영국에서 모바일 기기를 통해 결제되는 금액이 540억 파운드(한화 약 92조4000억) 규모에 이를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현금 결제에 대한 수요도 유지될 것이란 전망이다.
물류기술연구센터가 입수한 브클레이스은행(Barclays Bank)자료에 따르면 최근 영국 내 소비자들의 휴대폰과 태블릿PC 사용이 증가하면서 대다수 소매상점들이 페이엠(Paym)이나 잽(Zapp) 같은 디지털 결제단말기를 설치하고 있다. 지난해 모바일 결제 규모는 97억 파운드(한화 약 16조6000억)에 달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모바일 결제가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현금결제 수요도 유지될 것으로 예측했다.
영국의 경제경영연구센터(Centre for Economics and Business Research ‘CERB’)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온라인 및 모바일 결제 규모는 증가하는 추세다. CERB는 영국의 모바일 결제 규모가 현재 주당 17억 파운드(한화 약 2조9000억)에서 오는 2020년 34억 파운드(5조8100억) 규모로 증가하고, 온라인 뱅킹 거래는 주당 64억 파운드(10조9500억)에서 94억 파운드(16조900억)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영국의 할릭팩스(Halifax) 은행은 2013년 이후 현금인출기 사용 비중이 100파운드 당 18.33파운드(3만1300원)까지 떨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금사용이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디지털 기기를 활용한 모바일 결제가 현금 결제를 대체할 것이란 주장은 섣부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영국 금융기관들의 협의체인 PC(Payments Council)이 발표한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현금은 여전히 가장 널리 사용되는 수단이다. 또한 2013년 한 해 동안 영국에서 총 197억 건의 현금 결제가 이뤄졌다. 이는 전체 소비자 거래규모의 57%에 해당한다.
모바일 결제 열풍 속에서도 이처럼 현금 수요가 꾸준한 것은 현금거래에 따른 이익과 혜택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금은 다른 결제수단에 비해 가계지출 관리에 효율적이고 금융위기 이후 가계의 재무상황 악화로 소비자들의 현금사용 동기도 높아졌다. 또한 할인점 증가와 더불어 소액결제가 요구되는 경우가 늘면서 현금의 필요성도 유지되고 있다. 특히 5파운드 미만의 거래에 대해서는 현금 결제가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모바일 결제수요 확대에도 불구하고 소매업체들이 새로운 결제 장비도입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인 만큼 아직까지 현금을 배제한 디지털 기반의 결제 시스템으로 대체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편 현금인출기의 사용 패턴을 분석함으로써 지역적 특징과 현금의 위상을 연계해 평가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발표됐다. NBS(Nationwide Building Society)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시장의 역사가 깊은 지역일수록 현금 결제 비중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국에서 현금인출기 사용이 가장 많은 3대 지역이 모두 런던 동부에 위치해 있다는 연구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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