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5-01 09:02

불황일수록 초심에 충실하겠습니다

인터뷰/ 신지글로벌 황인상 대표이사
“믿음과 신뢰 바탕으로 브랜드 가치 높일 것”
▲신지글로벌 황인상 대표이사


“컨테이너 화물이 있는 어디든 신지글로벌이 함께 하겠습니다”

작지만 강한 강소기업의 면모를 과시하는 기업이 있다. 신지글로벌이 그 주인공이다. 신지글로벌은 2002년 창립 이후 13년 동안 중고 컨테이너 매매를 주력으로 한 우물만 파왔다. 직책을 가리지 않고 회사 임직원이 한 곳에만 집중한 결과, 2000년대 100억원대에 달했던 매출액이 2010년대에 200억원대로 뛰었다. 10년을 넘어선 노력의 결과물은 2013년에도 빛을 발해 매출액 300억원 돌파라는 쾌거를 이뤄냈다. 어느덧 중고 컨테이너 매매를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것.

매출이 늘면서 자연스레 회사의 외형 역시 성장했다. 2008년부터 2011년까지 홍콩, 미국, 중국, 싱가포르, 유럽 등에 해외지사를 둔 신지글로벌은 2010년 부산 용당에 3천여평 규모의 CY(컨테이너 장치장)를 설립했으며 2013년에는 규모를 확대해 우암터미널에 7천여평 규모의 CY를 갖추게 됐다. 3500TEU 상당의 컨테이너가 적재가능한 우암 CY의 내부에는 수리업체인 남도컨테이너가 있어 빠른 수리와 반출이 가능해 고객에게 저렴하고 신속한 응대가 가능하다.
▲신지글로벌이 운영하는 부산 우암 CY 전경


신지글로벌 황인상 대표이사는 컨테이너 분야에서만 30여 년을 일해온 토박이 일꾼이다. 배운 게 컨테이너 밖에 없다는 황 대표는 사회 초년시절 컨테이너 제조회사에 첫 발을 내딘 후 지금까지 외길만 걸어왔다. 일에 귀천이 어디 있겠는가 하는 마음으로 컨테이너 매매시장에 뛰어든 황 대표.

황 대표는 직원들에게 늘 질문하는 습관과 약속을 중시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질문을 하는 데는 돈이 들지 않으며. 자신의 호기심과 관심을 보여주는 방법 중 하나라는 이유에서다. 황 대표는 단기 수익보다는 장기간 안정적으로 거래를 발생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고객들과의 관계를 지속시키기 위해선 신뢰가 뒷받침돼야한다고 밝혔다. 그러기 위해선 사소한 약속이라도 철저히 지켜야한다는 것이 황 사장의 설명이다.

꾸준한 성장 배경에 대해 황인상 대표이사는 컨테이너 매매 단가의 하락에도 국내외로 넓은 영업망을 구축해왔기에 매출이 늘어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누구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서는 가져갈 수 있는 파이가 크지 않습니다. 따라서 남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분야에서 악조건을 이겨낸 것이 지금의 강한 신지글로벌을 만들었습니다.”

신지글로벌의 모든 임직원들 역시 영업뿐만 아니라 전분야에서 임무수행이 가능한 ‘멀티맨’들이다. 따라서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기더라도 어느 누구라도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직책과 부서를 가리지 않고 컨테이너 화물에 대해 더욱 깊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직원들을 순차적으로 해외현장에 보내 기회를 주고 있습니다.”

‘A+급’ 컨테이너의 공급은 신지글로벌에게 중요한 일이다. 신지글로벌의 주요 거래처는 컨테이너를 필요로 하는 포워딩 업체다. 좋은 컨테이너를 공급받을 수 있는 선사와 리징사 또한  주요 자산이다. 조금이라도 저렴하고 깔끔한 컨테이너를 고객에게 인도하기 위해 신지글로벌은 고객의 니즈를 시시때때로 파악하고 있다. 황 대표는 동종업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철저한 재고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지속적인 판매자(seller) 발굴과 관리를 통해 경쟁력 있는 재고를 대량 매입할 수 있는 정보를 발 빠르게 접해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이 이 분야에서 승패로 이어진다고 강조했다.

해외경제 불황으로  ‘컨’ 매매시장도 요동

잘나가는 신지글로벌에게 최근 고민이 생겼다. 지난해 러시아와 중앙러시아의 경제불황이 컨테이너 매매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중고 컨테이너의 수요가 많은 지역이었기에 업체들의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신지글로벌도 후폭풍을 피할 순 없었다. 해외 경제와 해운물류 불황의 체감을 그대로 느끼고 있다. “화주의 물건이 없으면 포워딩 업체가 물량을 보낼 곳이 줄고 선사의 운송 등 활발한 활동이 어려운 가운데 중고 컨테이너 매매 역시 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만큼 긴밀히 연결돼있는 시장이기에 어느 한 곳이 어려울 경우 그 효과는 나비효과처럼 불어날 것으로 생각됩니다.”

황 대표는 현재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선 모두가 머리를 맞대 협력을 할 것을 주문했다. “균형이 깨지면 무너지듯 해운과 물류는 큰 선반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매매시장은 해운물류시황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시장의 역행 속에 또다른 기회가 찾아올 수 있으나, 모두 함께 공존할 수 있는 협력의 관계가 제일 중요하다고 봅니다.”

‘위기를 기회로’, 제2도약 노린다

“쓴 것이 다하면 단 것이 온다라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조금만 더 참고 견뎌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라 믿습니다.”

신지글로벌은 아프리카, 중동 등 새로운 수요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업체들에게 충분한 컨테이너를 공급할 수 있도록 재고 확보에 노력 중이다. “자금이 묶이고 시간이 필요한 일인 만큼 더더욱 신경을 곤두세워 대비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재고 확보를 통해 컨테이너를 필요로 하는 관련 업종에 종사하시는 모든 분께 지원을 해드리는 길이 경제가 살아나고 서로 더불어 성장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컨테이너 매매업체의 경우 충분한 재고 확보를 위해 많은 자본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자본과 시간을 투자하기 위해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며 옳지 못한 선택은 지속적인 손실로 이어질 수 있다. 황 대표는 컨테이너 매매업체들이 옳은 투자와 선택을 위해 더 많은 정보를 듣고 수요지 모색에 힘써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컨테이너매매업체들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무조건적인 컨테이너의 구입보다 수요지에 대한 판단, 향후에 대한 투자, 항시 준비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갖춰 대내외로 협력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신지글로벌 황인상 대표이사(앞줄 네번째)가 직원들과 함께 화이팅을 외치고 있다.

황 대표는 최근 예상치 못한 어려움들이 발생했지만 세계 경제가 조만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진단했다. “실질적으로 매달 10만불 이상씩 구매하는 고객의 일부가 잠잠한 것이 사실입니다. 상반기까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움츠린 업체들이 잘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습니다. 컨테이너 시장이 살아나려면 중요한 역할을 해주는 고객들이 잘 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세계경제가 원활하게 작동돼야합니다. 신지글로벌을 찾아주시는 고객 및 컨테이너를 필요로 하는 모든 분들께 조금만 더 견디면 좋은 날이 올 것이란 개인적인 생각을 전달해 드리고 싶습니다.”

현재의 웅크림은 앞으로의 더 높은 도약을 위한 단계 중 하나다. 황 대표는 어려운 난항 속에서도 어딘가에서는 빛을 보고 있는 곳이 있을 것이라며 현재 위기를 잘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흔히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들을 합니다. 매년 어려워지는 이 시장난을 해쳐나갈 수 있는 방법을 이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노력과 관심,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 최성훈 기자 shchoi@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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