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방법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주)혜인의 경영방침을 요약한 문장이다. 정도경영(正導經營)을 하겠다는 의미다. 혜인은 1960년 창립해 에너지동력 및 종합 건설기계 사업을 기반으로 사세를 확장해온 잔뼈가 굵은 기업이다.
혜인은 글로벌 대표 건설기계 브랜드들과 공식 딜러십 계약을 맺고 굴삭기, 휠로더, 불도저, 트럭, 도로포장장비 등 각종 건설장비 공급에서부터 육상·선박용 엔진 및 발전기 그리고 광산장비, 물류장비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확보하고 있다.
혜인은 올해 창립 55주년을 맞는 중견기업이다. 지난 2013년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국내 320만 중소기업의 평균수명은 12.3년이며, 신생기업이 창업 후 2년 뒤 생존한 기업은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5년 이상 중소기업이 존속할 확률 역시 24%에 불과했다. 혜인의 역사 ‘55년’은 국내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혜인은 기본에 충실했다. 아무리 뛰어나 영업력과 마케팅능력을 갖췄다 해도 제품의 질이 떨어지면 고객의 신뢰를 얻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고객사와 두터운 신뢰관계를 유지하는 것도 질 좋은 제품을 공급한 덕분이다.
특히 혜인이 국내 법인을 맡고 있는 물류장비 ‘융하인리히’와 ‘캐터필라’는 전 세계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IFOY 어워드는 현재 올해의 수상 후보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융하인리히를 후보에 올려놨다. 전문가로 구성된 국제 심사위원들은 하나같이 융하인리히의 제품에 대한 우수성을 인정하고 있다.
융하인리히 물류장비는 안전성 면에서도 상당한 강점을 지니고 있다.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방폭에 대한 국제인증을 취득했으며, 이 덕분에 유전이나 유조선 등 위험물을 취급하는 기업에서 견적을 의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또한 유통기업의 물류센터 대형화가 본격화되면서 융하인리히의 삼방향지게차를 찾는 기업이 늘고 있다.
현재 융하인리히의 고객사는 이케아, BMW, 벤츠코리아, GS리테일, 홈플러스, 롯데로지스틱스, 이랜드, 다이소, 삼성SDI 등이다.
융하인리히가 국내 대형 물류장비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다면, 캐터필라는 소형·중형 물류장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캐터필라 지게차는 강력한 힘과 뛰어난 내구성으로 안전사고를 원천적으로 방지하며, 환경 친화적 디젤엔진 장착과 저소음 저진동 설계로 최적의 작업 여건을 제공하고 있다. 고강도 프레임과 마스트 설계는 세월이 흐를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견고함과 내구성 그 자체다. 최악의 작업조건에서도 휘어짐과 뒤틀림 압력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됐다. 또한 탄력적인 구동계통은 운전자의 피로를 최소화해 편의성과 안전성을 더했으며, 엔진후드를 개폐형으로 설계해 정비 및 유지보수가 용이하고, 운휴시간을 단축해준다.
종합물류서비스 제공으로 고객만족 높여
혜인이 기존 물류장비 업체와 차별화를 둔 부분은 단순히 상품을 제조하거나 유통하는데 그치지 않겠다는 것이다. 고객사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종합물류서비스를 함께 수행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랙을 설계하기도 하고, 전사적통합시스템(WMS)도 구축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통해 고객사의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데 일조하고 있다.
아울러 고객사의 요청에 따라 제조단계에서 물류장비에 다양한 기능을 접목해 각 기업의 물류센터에 특화된 장비를 생산해낸다. 최근에는 융하인리히 장비에 내비게이션을 부착해 반자동화를 실현했다. 고객사가 요청할 경우 랙의 내진설계도 가능하다.
혜인 물류장비팀 이진호 부장은 “고객사에서는 혜인을 ‘값어치를 충분히 하는 장비, 최상의 결과를 약속하는 파트너’라고 평가하고 있다. 경쟁업체와 비교했을 때 장비의 회전반경이나 물류의 동시 적재능력, 이동간 안정성까지 여러 부문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며 “이러한 장비의 경제성이나 효율성 이외에도 물류장비에 여러가지 부가기능을 넣어 맞춤형 생산이 가능하고, 종합물류서비스 제공으로 물류장비의 이동경로를 최적화해 고객사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물류장비 1초만 멈춰도 피해규모 상당
혜인은 사후관리(애프터서비스)에 대한 준비도 철저하다. 물류장비는 특성상 단 1초만 멈추더라도 그 피해가 상당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국내 최대 규모인 천안제1공장을 설립해 전문 기술력을 바탕으로 애프터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외부고객 및 내부직원 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공장 내에 위치한 혜인교육센터는 대규모 강의실과 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옥내·옥외 실습장을 갖추고 있다.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교관들은 고객사와 내부 직원들에게 다양한 기술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전국에 분포한 21개 지점을 중심으로 각 지역고객들의 부품공급 및 정비서비스를 수행하는 대리점 및 협력업체 네트워크를 구축해 운영함으로써 고객만족에 매진하고 있다.
1996년 혜인 입사 후 줄곧 물류장비 서비스를 담당해온 김길희 파트장은 “서비스 업무를 하다보면 정말 많은 고객들을 만난다. 그때마다 언제나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고자 노력한다”며 “고객사에서 작업자의 고충을 알고 배려해주면 고맙다. 갑을 관계가 아닌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느껴지는 과정에서 우정이 더욱 두터워지는 것을 느낀다”고 전했다.
기업 발전사에 대해 연구해온 학자 K.케네디에 따르면 세계 기업의 평균 수명은 13년에 불과하다. 30년을 버틴 회사가 전체의 20%도 안된다. 50년을 넘게 지속적으로 성장한 회사는 손에 꼽을 정도다. 혜인이 걸어온 55년의 발자취는 한 사람의 생애와 맞먹는다. 혜인이 여러 풍파에도 쓰러지지 않았던 이유는 ‘정도경영(正導經營)’이라는 뼈대가 세워져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종합물류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혜인의 행보가 기대된다.
<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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