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3-30 11:46

​국내물류 선진화 위해 ‘핵심브레인’ 육성 시급

인터뷰/ 한국물류관리사협회 이현선 회장
회원비 무료화 통해 회원확충에 힘쓸 것

지난 2월28일 한국물류관리사협회는 협회 회의실에서 개최된 정기총회에서 이현선 하니상사 사장을 제 7대 협회장으로 선임했다.

여성 최초로 한국물류관리사협회의 수장이 된 이현선 회장은 취임사에서 “물류전문직인 물류관리사로서의 자질향상과 업무개발 등을 통해 협회의 발전과 물류관리사의 친목도모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국물류학회, 유관기관과 물류발전 방향을 주제로 공동세미나의 개최를 추진하고, 상반기 중에 협회 홈페이지를 통한 물류관리사 자격시험의 온라인 모의시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지는 이현선 신임회장을 만나 물류관리사의 비전과 향후 협회의 발전방향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우선 신임회장으로 선출되신 것을 축하한다. 소감이 어떤가?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에 회장직을 맡게 돼 사실 부담이 많이된다. 전임 회장님들을 비롯해서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협회가 지금까지 유지돼 왔는데 이를 바탕으로 좀 더 전진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하는 것이 저의 소임이라고 생각한다. 

휴먼웨어 부분에 집중 투자 필요

향후 가장 초점을 맞출 부분은? 그리고 그 이유는?

이제 국내 물류산업도 하드웨어적인 부분은 많이 갖추어져 있다고 본다. 따라서 지금부터는 소프트웨어적인 부분, 특히 휴먼웨어 부분에 집중적으로 투자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협회가 휴먼웨어를 통한 물류산업의 서비스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하고 싶다. 

이를 위한 여러 가지 과제들이 있겠지만 우선 협회가 회원들을 위한 협회, 좀 더 젊고 역동적인 협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회원 서비스를 향상시키고 재정적 자립기반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회원가입 확충이 중요하다. 회원가입 시 종전에는 가입비와 연회비가 있었으나 가입 회망자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자 가입비 및 연회비를 무료화했고 물류관리사 자격증 소지자뿐만 아니라 물류 분야에 관심이 있으신 사람은 누구라도 가입이 가능하도록 회원가입의 문호를 전면적으로 개방했다. 이는 향후 물류분야에서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될 젊은 층을 끌어안기 위한 포석이며, 회원 간에 정보교환 및 공유, 친목도모 등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소통의 장을 마련할 것이다. 

다음으로 물류관리사 자격시험 온라인 모의고사를 추진할 것이다. 물류관리사 자격시험제도가 시행된 지도 18년이 지나 이제 그 기반은 구축됐다. 그러나 시험 준비생들은 오프라인이나 동영상 강의 외에 시험 시행일 이전에 모의평가를 통해 실전감각을 익히고 자기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기회가 없었다. 우리 협회에는 5개 시험과목별로 연구나 강의를 진행해 온 다수의 교수님과 박사님, 그리고 현직 전문가들이 계신다. 따라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해 최상의 온라인 모의고사 출제가 가능한 인적 인프라가 구성돼 있다. 현재 협회 홈페이지(www.kclca.or.kr)를 이용해 온라인 모의고사를 시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아울러 온라인 모의고사 문제 출제자들의 동영상 정답해설 강의와 시험 직전 전(全) 과목에 대한 마무리 특강으로 오프라인 강의도 예정돼있다. 제19회 물류관리사 자격시험 시행일(2015.7.4) 이전에 3회를 실시하되 제1회 평가고사는 5월 16일(토)에 실시할 것이다. 자세한 사항은 3월 23일에 협회 홈페이지에 공고할 예정이다. 

다음으로 정부 및 기업의 위탁사업 대행 및 용역사업 수행에도 초점을 맞출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각 분야별 전문가가 포진해 있는 만큼 정부 및 기업들의 물류관련사업을 수행하기에 우리협회가 적임이라고 생각한다. 비영리법인인 우리협회는 영리 사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위탁사업과 용역사업의 대행 및 수행을 본격적으로 전개함으로써 물류분야의 발전과 협회의 재정확보에 기여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물류세미나의 개최도 계획하고 있다. 한국물류학회를 비롯한 기타 유관기관 및 포럼과 공동으로 물류정책개발, 개선안 방안 등을 주제로 매년 하반기에 물류세미나를 개최 산학 관계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토론회를 개최할 것이다. 물류연구기관이나 단체와 물류정보 교류를 활발히 함으로써 시대적 흐름에 앞서 나가는 협회가 되겠다. 

물류산업 내 물류관리사의 영향력은?

정부가 물류관리사 자격시험을 도입한 이유가 물류분야의 전문가 육성을 통해 높아만 가는 물류코스트와 심각한 물류의 동맥경화 현상으로 전반적인 국가산업 경쟁력이 약화되는 것을 막고, 물류분야의 선진화를 통해 미래성장의 동력으로 삼고자 함이었다고 본다. 그러나 정부가 배출된 물류관리사들에 대해 이렇다 할 지원이나 활용방안을 제시하지 못함으로 인해 본 의도와는 다르게 물류관리사 자격시험이 단순히 취업을 위한 도구로만 이용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정부뿐만 아니라 작년까지 배출된 2만3051명의 물류관리사들에 대한 구심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협회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음을 통감한다. 향후 물류관리사의  필요성이나 역할이 제대로 인식될 수 있도록 제도나 운영상의 문제점 및 그 개선점을 다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는 비단 어느 한 사람이나 단체의 몫이 아니라 정부 관계자와 모든 물류관련 단체, 학계가 공동으로 고민해야 할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한다. 

물류관리사들 간 화합을 강조하셨는데 이에 대한 방안은?

어떤 일을 추진함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동력이 인화(人和)라고 생각한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마음이 합쳐지면 이루지 못할 일이 없고 반대로 아무리 강한 조직이라도 조직원들의 마음이 떠나면 곧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구성원들 각자 살아온 배경이 다르고 삶의 철학이 다르기 때문에 한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각자의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비전제시를 통해 공통의 목표를 향해 응집할 수 있도록 이끌어 내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항상 우리가 궁극적으로 함께 공유하고 추구해야 할 비전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 


하니상사(주)의 임원으로도 활동 중이신데 어떤 회사인가?

주로 가전 및 산업용 전자부품 및 소재를 수출하고 있는 전문무역상사로 인도를 주 시장으로 하고 있다. 1993년 남편과 함께 무역업을 시작해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지금까지 20년 넘게 이끌어왔다. 기업 지속연수에 비해 규모를 키우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나름대로 정도를 걸으며 내실경영을 해 왔기 때문에 후회는 하지 않는다.  

협회의 발전을 위해 정부나 업계에 바라는 점이 있나?

앞서 서두 부분에서도 언급했듯이 앞으로 휴먼웨어 부분에 많은 관심을 가지시고 집중적으로 투자해 주길 간곡히 부탁한다. 구인구직자들은 넘쳐나지만 구직자는 마땅히 갈 곳이 없고, 구인자는 마땅한 사람이 없다고 아우성이다. 이런 불균형 해소를 위해서는 각 연령대와 직급에 걸맞은 실무중심, 현장중심의 물류보수교육이 병행돼야 한다. 평생학습의 개념으로 지속적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따라가기란 불가능하다. 일회성 교육이 아닌 직무에 따른 지속적 물류 보수교육 전문기관으로 우리협회가 역할을 감당할 것이다. 단순히 이론적 지식만으로 무장한 사람들이 아니라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문제 진단과 문제해결능력까지 갖춘 핵심브레인들(high generalist)을 차근차근 육성해 이들이 정  부기관이나 연구원, 산업체 등에서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 주면 좋겠다.

여성 물류인 모임 추진 하고파

협회회장으로서 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이루고 싶은 바가 있다면?

아직 구체적 파악을 하지 못해 다소 시간이 걸리겠지만 기회가 된다면 여성 물류인들의 모임을 한 번 추진해 보고 싶다. 현재 물류관리사가 2만3000여명인데 이 중 약 15%인 3400명 내외가 여성이며 그 비율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아직 물류가 터프하고 힘이 필요한 직종이라는 인식이 남아 있어 여성의 물류업계 취업이 남성보다 유리한 상황은 아니지만 점차 늘어나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물류의 역할이 각 공정 간, 그리고 부서 간 조정을 통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코디네이터의 역할임을 생각한다면 여성에게 훨씬 더 적합하고 유리한 직종일 수 있다. 기업물류담당자에게 필요한 부서 간 이견조정을 할 수 있는 유연성, 커뮤니케이션 능력, 그리고 섬세하게 정보를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은 여성이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 제가 이루지 못한다 하더라도 누군가가 나서서 했으면 좋겠고 많은 여성 물류인들이 관심을 가지시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국내 물류산업 발전을 위해 조언 한 말씀.

요즘 산업계에서 가장 많이 듣는 화두가 융합이라는 단어인 것 같다.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같은 글로벌 유통전문기업들은 이미 ICT 기반 융·복합을 통한 차세대 성장 동력을 찾아 사업모델을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조류에 발맞추어 각 주체들도 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가 어려울 것 같다. 이미 몇 군데 기업이 선언했듯이 기업은 기업 나름대로 옴니채널 구축으로 글로벌 기업과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변신이 필요할 것 같고, 정부도 하드웨어적인 측면에서 소프트웨어 부문과 휴먼웨어 부문 지원으로 무게중심 전환을 검토했으면 한다. 학계 역시 지식 축적을 위한 연구보다는 실사구시 정신으로 산업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연구해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 일조를 해주시면 좋겠다. 물류산업에 종사하는 개인들 또한 물류가 우리의 차세대 성장 동력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각자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 배종완 기자 jwba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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