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업계가 최근 수출입은행이 추진하는 에코쉽펀드를 외국선사보다 국적선사에 집중 지원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한국선주협회(회장 이윤재)는 17일 “우리 해운업계는 지난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장기 해운불황과 규모의 경제선점을 위한 경쟁격화로 90여개 국적선사들이 시장에서 퇴출됐으며, 생존 선사들 역시 유동성 악화로 사상초유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이 같은 내용의 건의문을 수출입은행에 제출했다.
해운시황의 장기침체로 국내 대형 정기선사들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장기수송계약이 체결된 벌크선과 LNG선 등 핵심자산은 물론이고 우량 계열사를 매각하고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이행함으로써 친환경선박(에코쉽)을 확보할 여력이 없는 실정이다.
반면 1만8000TEU급 초대형 에코선박을 시리즈로 확보한 세계 1∼2위 선사인 머스크와 MSC는 2M이란 얼라이언스를 결성해 세계 정기선시장을 선점해 나가는 한편 국내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세계 1위인 머스크라인이 초대형 에코선박을 확보해 경쟁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었던 것은 국내 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이 같은 지원이 결과적으로 부메랑으로 돌아와 우리 선사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협회는 한국 해운산업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경쟁력을 갖춰 세계 3대 해운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선 국적 컨테이너 선사들이 하루 속히 경쟁력 있는 선박을 확보하는 길 이외에 달리 방법이 없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에코쉽펀드를 외국선사 보다는 국적선사들을 대상으로 지원하고, 국내 해운과 조선, 금융산업이 동반 발전할 수 있는 금융지원정책을 수립해 추진해 줄 것을 수출입은행측에 요청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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