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12 21:10

“명품기국이 인정받았습니다”

마셜기국 한국 등록선박 200척 돌파
▲오른쪽부터 김영민 한국대표, 윌리엄 갤러거 본사 CEO, 애니응 아시아지역대표, 테오 제나쿠디스 그리스 대표, 윈턴 포터 홍콩사무소 매니저


“7년 전 김영민 대표를 만나서 한국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한국의 등록 선박은 한 척도 없었다. 하지만 올해 한국은 200척을 넘어섰고 그리스 미국 노르웨이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선박을 등록한 국가로 자리매김했다.”

명품 기국(旗國)을 표방해온 마셜제도공화국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마셜제도의 편의치적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인터내셔널레지스트리(IRI)의 윌리엄 갤러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 조선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마셜 기국은 현지화를 통해서 현재의 위치에 올라섰다”며 이 같이 말했다. 장금상선과  팬오션 폴라리스쉬핑 글로비스 등이 마셜의 주요 고객들이다.

마셜제도는 올해 2월 전 세계 등록톤수 1억t을 넘어섰으며 최근엔 한국 등록선박이 200척을 돌파했다. 10월 말 현재 전 세계 등록선박은 3300척 1억1200만t에 이른다. 평균 선령이 9년 이하로 편의치적국 중 가장 젊은 선대를 자랑한다. 새로운 해운 투자자로 떠오른 스코피오나 나빅8, 프론트라인, 티케이, 오크트리 등이 마셜을 선택하고 있다.

갤러거 CEO는 11월 들어 한국을 방문해 고객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번 방문엔 아시아본부를 맡고 있는 홍콩사무소의 애니응 대표와 윈턴 포터 매니저, 그리스사무소의 테오 제나쿠디스 대표 등이 동행했다.

갤러거 CEO는 마셜기국의 성공 요인을 ‘현지화’에서 찾았다. 마셜기국은 현재 전 세계 26곳의 사무소에 350여명의 직원을 두고 24시간 지원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

“마셜기국의 목표는 지역마다 사무소를 설치해 현지화하는 것이다. 1999년 가장 처음 (지역사무소로) 문을 연 홍콩은 현재 아시아 본부 역할을 맡고 있다. 이듬해 그리스는 처음 세 명의 직원으로 시작했으며 그리스에서 마셜기국의 위치는 12번째에 불과했다. 14년이 지나 마셜은 (그리스 선박 등록 실적에서) 그리스 다음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스 사무소) 직원도 35명까지 늘어났다. 일본은 2003년도에 사무소가 설립돼 현재 150척 정도가 등록돼 있다. 현지화를 통해서 얼마나 성장을 했는지 단적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이다.”

갤러거 CEO는 최근 파나마가 마셜기국의 급성장에 맞서 신조선 등록비를 안 받는 신조 마케팅을 시작한 것에 대해 말문을 열었다. 그는 “마셜은 전체 비용을 맨 처음 한번만 받고 더 이상 추가 비용을 안 받지만 파나마는 등록비를 안 받는 대신 벙커링 안전관리 비용이나 선원서류비, 저당권 설정 비용 등 추가적인 비용들이 계속 발생한다”며 전체 비용으로 따졌을 경우 마셜기국이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편의치적 서비스는 오랜 기간 기국에서 여러 서비스를 통해 선사에 만족을 줘야한다. 우리 서비스가가치가 있다고 한다면 제값을 받아야한다”며 “마셜은 항만국통제(PSC) 등에서 최고 서비스를 하고 있다. 미국 퀄십21에서 10년째 우수선박으로 지정돼 선박검사 면제를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것이 좋으니까 우리식대로 가겠다는 생각은 아니지만 파나마처처럼 할인정책 계획은 현재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배석한 김영민 한국사무소 대표도 “선박 등록비보다 큰 그림에서 (기국서비스를) 봐야 한다”며 “PSC 실적이 나빠 선박이 며칠씩 묶이게 되면 어마어마한 손실을 초래한다. <세월>호에서 보듯 안전관리는 거저 오지 않는다. (마셜기국처럼) 선박이 언제 어디든 운항이 가능하도록 지역마다 사무소를 열어서 지원하는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리스 제나쿠디스 대표는 “처음 3척으로 시작했지만 선원 등록 등 많은 업무를 지원하려고 했고 선박관리 시스템도 잘 갖춰져 있다”며 “지역사무소의 권한이 잘 분배돼 있어 (사무소들이) 힘을 갖고 움직인 것도 성공요인이고, 그리스 선사들이 가족기업들이기에 좋은 관계를 유지한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애니응 홍콩 대표는 앞으로 중고선을 대상으로한 마케팅도 강화할 계획임을 알렸다. “중고선을 등록할 때 시간이 중요하다. 중고선을 구입할 때 매매합의서(MOA)를 체결하는데 (특수목적)법인 설립이 빨리 이뤄져야 MOA를 체결할 수 있다. 우린 전화 한 통화로 (법인) 설립이 가능하기에 MOA 설립이 지체되지 않는다. 또 하나 서류를 간소화시키려고 하고 있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이런 간소화 효율성 등이 신조선뿐 아니라 중고선에도 인기 있는 이유다.”

마지막으로 갤러거 CEO는 향후 목표를 묻자 “사이즈에 대한 목표는 없다. 명품 기국이란 분야를 지향한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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