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의 해상 안전관리를 비교해 보고 선박 안전 강화 대책을 논의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한국해운물류학회(회장 한종길)와 고려대학교 해상법 연구센터(센터장 김인현)는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제 7회 2014 ICASL 국제학술대회’를 공동 개최했다.
이번 국제학술대회는 해상 안전관리를 주제로 우리나라, 일본, 호주, 홍콩, 베트남 등 10여개국의 연구자들이 참가해 여객해상안전과 해운, 항만, 항공, 물류정책과 이슈를 다각도로 조명했다.
한국물류학회는 행사의 취지에 대해 “이번 7회 ICASL 국제학술행사는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국내 여러 대학과 연구기관, 해외지역 전문가와 학자가 모여 우리나라의 해상안전, 해양정책, 해운물류의 개선과 향후 미래를 논의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31일,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CJ 법학관에서 개최된 학술대회에서는 고려대학교 해상법 연구센터 센터장인 김인현 교수가 사회를 맡고 중국 상하이해사대학교의 제임스 후 교수, 홍콩 리드스미스 리차드버틀러의 리안준 리 변호사, 일본 도다 법률사무소의 다까하시 해사보좌인, 전남대학교 해양과학대학의 방호삼 교수가 발표를 맡아 각국의 여객선 안전에 대해 토론했다.
ISM코드 철저히 지켜 선박 안전 강화해야
본격적인 세미나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김성귀 원장과 김인현 교수가 기조 발표에 나섰다. 김성귀 원장은 ‘에너지 시장 변동이 해운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해운 시장의 패러다임 변화에 대해 발표했다. 김인현 교수는 ‘세월호 사고와 선박안전 향상을 위한 개선방안’ 이라는 주제로 기조 발표에 나섰다.
김 교수는 지난 4월16일 일어난 <세월>호 사고가 시사하는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김 교수는 “<세월>호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우리 나라는 국내 노선을 오가는 카페리선의 안전에 대해 소홀한 경향이 있다 국제 노선을 오가는 카페리선에 비해 승무원들의 교육이나 안전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황이며 이준석 선장을 비롯한 <세월>호 승무원들이 이러한 상황을 그대로 보여줬다”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세월>호 사고로 인해 카페리선 승객들의 안전을 다시 한 번 이야기 해 볼 필요가 있으며 ISM코드(국제안전관리규약)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는 게 증명됐다”고 밝혔다.
김 교수의 기조 발표가 끝난 이후 학술대회에 참가한 발표자들은 각 나라에서 발생한 선박 사고와 이에 따른 해상 안전법 개선 사안을 발표하고 이에 대해 토론했다.
중국 상하이 해사대학교의 제임스 후 교수는 지난 1999년에 발생한 11,24 참사와 중국 해상 안전법에 대해 발표했다. 중국에서는 지난 1999년 11월 24일 대련-얀따이에서 발생한 Da Shun 카페리사고로 인해 282명이 사망했다. 사고는 악천후 속에서 발생했으며 60여대의 차량이 고박이 안 된 상태로 수송된 것으로 알려 졌다. 조사위원회에서는 사고의 가장 큰 원인에 대해 악천후 속에서 출항을 강행한 것과 고박 되지 않았던 차량, 화재로 고장난 조타기로 지적했다. 사고 이후 중국 중부는 해상여객 안전에 엄격한 통제를 가해 안전을 확보했다.
중국의 경우, 신조선을 건조하거나 수주할 때 안전 검사를 실시하고, 매년마다 선박 운영이 안전하게 이뤄지고 있는 지 심사한다. 또 탑승 승객과 선적된 화물의 종류에 대해서도 철저한 조사를 실시한다.
제임스 후 교수는 중국의 선박안전법이 개선되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중국 해상안전법의 기본이 1983년 제정된 것이기 때문에 시대에 맞게 새롭게 개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일본 도다 법률사무소의 다카하시 해사보좌인은 일본의 선박 안전법에 대해 설명했다. 일본의 경우 교통부에서 선박을 검사하며 통과된 선박에겐 NK면허를 부과했다. 일본은 13개 요소를 고려해 선박 안전에 대해 조사하는데 기어, 선체, 배수설비, 구명 장비 등이 심사 대상이다.
홍콩의 리안준 리 리드스미스 리차드버틀러 변호사는 지난 2012년 10월1일, 3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내항여객선 충돌사고 Lamma Ⅳ 사고와 이 사고를 조사하기 위해 설치된 사고조사위원회의 활동에 대해 발표했다. 사고조사위원회는 사고의 원인에 대해 충돌 사고 후 118초 만에 여객선이 70도 경사로 기울어 탈출 시간이 확보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홍콩은 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에 따라 선박의 방수 격벽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해 충돌 후에도 선박이 쉽게 가라앉지 않도록 여객선을 설계했다.
전남대학교 해양과학대학의 방호삼 교수는 <세월>호 사고와 같은 비극을 방지하기 위해선 엄격한 법과 규정이 동반돼야 한다고 밝혔다. 방 교수는 “선박 안전의 실행을 위해선 ISM코드를 철저하게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해상법연구센터는 올해 세 차레에 걸쳐 <세월>호 사고 이후 내항여객선의 안전 대책을 국내법 위주로 살펴본 바 있다. 센터는 "우리 국회에서 <세월>호 안전 대책에 대한 입법이 이뤄지고 있는 와중에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 외국의 안전 관련 법제도와 대책을 비교할 수 있어 의미있었다"고 평가했다.
< 이명지 기자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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