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해운 선박 <에이엠에스페가서스I>호가 이탈리아 인근 해역에서 조난선박에 타고 있던 387명의 승객들을 무사 구조했다. |
대한해운 선박이 이탈리아 인근 해역에서 조난 선박에 타고 있던 승객들을 모두 구조해 국경을 초월한 미담이 되고 있다.
대한해운은 자사 관리선박인 8만2000t(재화중량톤)급 <에이엠에스페가서스I>(AMS PEGASUS)호가 11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시칠리아섬에서 남동방향으로 약 550km 정도 떨어진 해상에서 조난자 387명을 구조해 13일 오후 3시께 이탈리아 포찰로(Pozzallo)항에서 이탈리아 해양당국에 조난자 전원을 인도했다고 16일 밝혔다.
대한해운은 이날 385명의 조난자를 구조한 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에 인계하기 위해 이동하다 또 다른 난파선에 타고 있던 2명을 추가로 구조했다.
대한해운의 조명선 선장은 이집트 엘데케일라(El Dekheila)항을 출발해 지브롤터로 가던 중 해안경비대로부터 조난 선박 한 척이 표류 중이라는 연락을 받고 뱃머리를 돌려 침몰 선박에 타고 있던 조난자들을 단 한명의 사상자 없이 구조했다.
대한해운 서울 본사도 조 선장으로부터 구조허가를 요청받고 즉시 비상대응팀을 가동하고 본선에 적절한 대응을 지시함으로써 조난자 무사 구조에 협력했다.
조난자들의 국적별 인원은 이집트 177명, 시리아 129명, 소말리아 45명, 팔레스타인 16명, 수단 9명, 기타 11 명이었으며, 대부분 어린이를 포함한 10~30대의 젊은 연령층이었다.
조난자들은 낡고 오래된 소형 목선에 빼곡히 타고 보름동안 바다 위를 떠돌다 극적으로 구조됐다. 구조 당시 이들은 식수와 식량이 바닥난 조난선의 노천 갑판에 장기간 방치돼 탈진 상태를 보였다고 대한해운은 전했다.
<에이엠에스페가서스I>호 선원들은 조난자들을 구조한 뒤 병세가 심각한 환자들은 선내 응급실로 옮겨 치료하고 임신부에겐 선내 객실을 제공하는 등 발빠른 대처로 추가 사고를 미연에 방지했다.
선박은 구조를 마친 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에 인도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 또 다른 난파선을 발견하고 표류 중이던 2명의 이집트인을 본선의 구조정과 구명환을 이용해 추가로 구조했다.
구조된 조난자들은 선박이 어선과 충돌해 침몰했으며 어린이들을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이 바다에 빠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명선 선장(
사진)은 구조 과정에서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경미한 사고 하나 없이 안전하게 조난자들을 인도함으로써 한국 선장의 진면목을 전 세계에 보여줬다. 선원들도 숙련된 대응으로 400명 가까운 조난자들을 무사히 구조했다.
1963년 전남 순천 출생인 조 선장은 한국해양대학교 항해과를 38기로 졸업했다. 지난 2002년부터 12년 간 선장으로 근무해 왔다.
구조된 승객들은 “선장과 전 선원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자신의 후손들에게 한국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평생 잊지 않도록 이야기하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387명의 조난자를 단 1명의 사상자 없이 무사히 구출해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에 인도한 것은 선원들이 비상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평소에 훈련과 교육을 잘 시켜온 조명선 선장의 책임감과 지휘 통솔력의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완벽한 구조작업으로 인해 한국사관들의 우수성을 세계에 드높여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국선주협회는 “이번 구조사건을 통해 현재 외항선을 운항하는 대부분의 해운회사와 한국 해기사들이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한국해운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일반 국민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에이엠에스페가서스I>호엔 선장과 기관장 1항사 1기사 등 한국인 선원 4명과 미얀마 선원 16명이 승선해 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