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업계의 M&A(인수합병) 바람이 뜨겁다. 인수합병이란 말 그대로 기업을 인수하고 합병하는 행위다. 사전에 명시된 기업의 ‘인수’란 한 기업이 다른 기업의 지식이나 자산을 취득하면서 경영권을 획득하는 것이며, ‘합병’이란 두 개 이상의 기업들이 법률적으로나 사실적으로 하나의 기업으로 합쳐지는 것으로 명시돼 있다.
기업은 인수합병을 통해 ▲내적성장한계를 극복 ▲신규 사업 참여에 소요되는 기간과 투자비용의 절감 ▲경영상의 노하우와 숙련된 전문인력 및 기업의 대외적 신용확보 ▲경쟁사 인수를 통한 시장점유율 확대 ▲경쟁기업의 주식 매입을 통한 M&A대비, 자산가치가 높은 기업을 인수한 뒤 매각을 해 차익을 획득한다.
최근 물류업계에도 인수합병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다. 물류업계에 부는 인수합병의 성격은 2010년을 기점으로 크게 변화했다. 2010년 이전만 하더라도 그룹들이 물류회사를 매각하는 사례가 극히 드물었을 뿐만 아니라 매각 규모도 달랐다. 2010년 이전 물류자회사를 매각한 기업은 삼성물산, 신세계 그룹이 대표적이다.
삼성물산은 지난 2006년 택배전문 자회사였던 HTH를 CJ CLS에 매각했다. 신세계그룹은 2008년 그룹 계열 택배회사였던 신세계드림익스프레스를 한진에 넘겼다. 이 당시 매각의 주요원인은 그룹의 경영과는 별개의 문제였다. 하지만 2010년 이후 진행된 인수합병의 추세를 살펴보면 그룹의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상황에서 인수합병이 진행된 사례가 잦다. 2010년 금호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대한통운에 매각을 결정하고, 2011년 CJ에 넘겼다. 유진그룹 역시 그룹 차원의 재무구조 개선을 목표로 로젠택배를 홍콩계 사모투자펀드인 베어링PEA에 지분 100%를 매각했다.
올해 들어서도 물류업체간 인수합병이 왕왕 있었다. 동부그룹의 물류를 담당했던 동부익스프레스는 사모펀드인 KTB PE와 큐캐피탈파트너사에 매각됐다. 지난달에는 현대그룹이 일본계 금융회사인 오릭스 코퍼레이션에 현대로지스틱스의 지분 88.8%를 6000억원에 매각했다. 이들 기업 역시 그룹의 유동성 확보를 위해 물류를 담당하는 계열사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4월1일 합병한 CJ대한통운의 사례는 조금 다르다. 종합물류기업을 표방해 출범한 CJ대한통운은 자산규모 5조5000억원, 매출 4조8000억원 규모의 초대형 물류기업으로 거듭났다. 당시 이채욱 CJ대한통운 부회장은 “CJ CLS와 합병한 뒤 2020년까지 5조원 이상을 투입, M&A를 통해 50개국에 200개의 물류거점을 확보할 계획이다”며 “이제는 물류산업도 한국에서 일등 업체가 나올 시점이다”고 강조했다. 인수합병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해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현재 시장에는 동아제약의 물류자회사인 용마로지스가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용마로지스 인수를 고려했던 CJ대한통운 측은 “회사의 중장기 전략을 고려할 때 시너지가 크지 않다고 판단된다”면서 지난 4월21일 공식적인 발표를 통해 인수전에서 발을 뺐다. 이 밖에도 경영난에 허덕이는 국내 택배업체 간 인수합병 설이 나돌고 있어 당분간 물류업계에 인수합병 바람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본지에서는 M&A 전문기업인 한국M&A홀딩스주식회사의 신의범 대표를 직접 만나 인수합병에 관한 궁금증을 풀었다.
다음은 신의범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한국M&A홀딩스주식회는 어떤 기업인가?
저희 회사는 중소기업M&A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폐업직전의 회사나 한계기업을 서로 딜을 하고 융합하면서 시너지효과를 발생시켜 투자비용의 효용의 가치를 파는 구조다. 소액의 여유자금이 있을 때는 기업딜, 부동산, 비상장법인 등 주식투자를 통해 수익률을 높이는 자문 역할도 한다.
최근 물류업계에서도 인수합병이 추진되는 사례가 잦다.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보나?
저희는 규모가 큰 물류기업을 딜 했던 적은 없다. 다만 보편적으로 요즘은 기업의 규모경제가 추세인 것 같다. 기업의 경우 인수합병을 통해 각종 정책적인 한계를 벗어날 수 있고, 고정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줄여 투입된 비용의 효율성을 높여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현재 기업 운영에 만족하고 비효율적인 부분이 없다면 상관없겠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서로 힘을 합치고 분할해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본다.
인수합병의 긍정적인 측면은 무엇인가?
각 기업이 합병·분할을 통해 서로간의 장점을 잘 살리고 조직문화를 성공적으로 통합한다면 시너지효과가 발휘될 것이다. 규모경제를 통해 매출과 순이익을 상승시킨다면 기업의 가치 또한 올라갈 것이다. 하지만 인수합병 이후 서로 시너지를 발휘하지 못하고 기업의 문화를 통합하는데 실패한다면 부정적일 수도 있다. 저희회사는 주로 중소기업과 거래를 하다 보니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규모경제를 실현한 사례는 꽤 많다.
대표님의 경영철학이 궁금하다.
본인은 미국 등 선진국에서 주로 이루어지고 있는 바이아웃(Buy-out) 스타일을 좋아한다. 한계에 다다른 기업을 살려내고 소기업 구조를 통해 투자 영역을 만들어 파는 것이 좋다. 창업은 아무나 쉽게 할 수 있지만, 본인이 몸담은 이 분야는 다년간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틈새를 찾아 수익구조를 만들고 그 가치를 팔아 투자금과 이익을 회수하는 것을 모토로 한다.
대표님이 걸어온 발자취에 대해서 이야기 해 달라.
본인은 전북 진안에서 어려운 형편에서 태어나 전주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신한은행에서 10여 년간 근무했다. 1981년 5월경 사업을 결심하고 살벌한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 당시에는 은행이 정말 좋은 직장이었다. 그런 직장을 결혼한 지 1년째 되고 첫 애가 태어난 지 1개월이 됐을 때 아내와 상의도 없이 사표를 내버렸다. 정말 무식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짓을 한 것이다. 산전수전을 겪으면서도 남에게 절대로 피해주지 않고 사람관계를 생명과도 같이 생각한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지 않나 싶다.
본래 전주고등학교를 진학해 육군사관학교에 가고 싶었으나 현실을 생각해 은행에 들어갔다. 그래서 첫 아이가 남자아이면 육사를 보내려고 했으나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그 아이는 군인이 되지 못했지만 지금은 국가를 빛내는 찬양연주자가 됐다. 딸아이에게 무엇을 하든 국가에 꽃이 되라는 뜻으로 ‘신국화’라는 이름을 지어줬다. 첫째와 둘째는 둘 다 여자아인데 음악을 전공했다. 셋째 아들은 현재 GS건설에 근무하고 있다. 아들에게는 항상 회사를 사랑하고 회사를 위해 기도하라고 말한다.
앞으로 업계에서 이루고 싶은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저는 여건이 된다면 협동조합과 같은 형태로 서민들이 주인이 되는 그런 회사를 많이 만들고 싶다. 아무나 창업해서 이익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지 않나? 저의 경험과 지식을 믿고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에서 주주가 되어 투자해준다면 틈새를 찾아 기업을 만들거나 (기업을)인수하고 수익구조를 만든 뒤 투자자에게 원금과 소정의 투자수익을 반환할 것이다. 그 다음 기업을 경영해서 투자자를 보호하고 경제적 약자의 수입 창출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 결국은 자본주의인 셈이다.
만약 1억을 어느 기업이나 기관에서 투자한다면 분명 1억에 연 10% 이상의 수익을 창출해주고 주식을 경제적 약자들에게 무일푼으로 인수케 해 계속 기업을 운영해 실업을 해소하고 일자리도 창출하는 것이다. 만약 능력도 없는 자들에게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면 결국엔 독약을 준거나 매한가지다. 전문가들에게 자본을 투입하면 서민들의 가정경제 성장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특별히 하고 싶은 말.
은행금리는 점점하락하고 있다. 손에 쥐고 있는 자금을 은행에 넣어봐야 이자가 몇 푼 되지 않는다. 이제는 새로운 구조가 필요하다. 경영기술자가 자본을 이용해 새로운 것을 창출해내고 창출된 회사의 자본은 금융을 통해 반환한다. 회사는 경제적 약자들이 운영하여 소득을 올리는 것과 같은 구조로 되어야 한다. 현실은 자본과 기업창출이 서로 짝을 찾지 못하다보니 중소기업 창업 활성화가 되지 못하는 실정이다. 모두가 보편타당성이 있는 수입을 만들어 모두가 인간답게 사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는 현상을 보면 안타깝다.< 김동민 기자 dm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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