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해 말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시작으로 철도공사를 지주회사로 개편하고 물류 부문을 독립시켜 철도물류 자회사를 만드는 ‘철도산업 발전 방안’을 시행 중이지만 철도노조 등 이해관계자들의 반대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말에는 경쟁체제 도입을 위한 수서발 KTX 자회사 설립을 두고 ‘철도 민영화’ 논란이 불거져 최장기 파업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 영국, 일본의 철도분야 석학과 정부 관계자가 모여 향후 철도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19일 The-K 서울호텔 거문고홀에서 ‘철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심포지엄’이 열렸다. 국토교통부가 주최(한국교통연구원 주관)한 이번 행사에는 산·학·연 관계자 및 전문가 등 약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철도 선진국의 철도발전모델과 글로벌 트렌드, 철도개혁 경험과 효과 등을 국내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들과 공유해, 철도의 발전적 변화에 대한 공감대를 높이기 위해 열렸다.
행사에 앞서 국토부 여형구 제2차관은 “교통시장에서 낮아지고 있는 철도 분담률을 20%까지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철도투자가 필요하다”면서 “다가오는 유라시아시대 철도시대를 맞이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적자에 허덕이는 철도물류의 경쟁력을 높여야한다”고 강조했다.
4개의 주제발표와 지정토론으로 진행된 심포지엄에서는 철도개혁과 관련한 세계적 석학인 영국 리즈대학교의 크리스토퍼 내쉬 교수와 일본 고베대학교의 후미토시 교수를 비롯해 정부에서 철도개혁의 롤 모델로 언급한 독일 연방교통부 관계자가 참석해 철도경쟁 도입 등 철도선진국의 개혁과 성과에 대한 주제발표를 진행했다.
크리스토퍼 내쉬 교수는 ‘유럽 철도운영의 성과와 과제’에 대해 발표하며 철도산업에서 경쟁체제의 도입은 전 세계적인 추세라고 짚었다. 이어 철도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철도시설 관리와 유지를 담당하는 주체와 철도 운영을 담당하는 주체를 분리하는 ‘상하 분리’와 ‘경쟁체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영국은 1994년 철도 경쟁체제 도입 후 철도 화물 수송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철도 화물 수송 분담률이 떨어지는 추세지만 영국 철도 화물 수송량은 1998년 약 180억t에서 2013년 약 230억t으로 크게 증가했다. 내쉬 교수는 “철도시설 관리 및 유지·보수 등은 공공의 성격을 갖고 있어 국가가 담당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운영 분야는 경쟁을 도입해 민간 기업이 참가하게 하는 것이 철도산업 경쟁력 강화를 이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모든 부문에서 경쟁을 도입하는 것은 비용 증가와 사고 위험성을 높일 우려가 있지만 화물 운송 분야에서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제발표 후 이어진 지정토론에는 황기연(홍익대학교 공과대학) 교수가 좌장으로 나서 서광석(한국교통대학교) 교수, 신광호(국토교통부 철도운영과) 과장, 양근율(한국철도기술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오재인(단국대학교) 교수 등과 함께 열띤 토론을 펼쳤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