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적선사들의 경영 성적이 개선되는 모습이다. 1분기 영업보고서를 집계한 결과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양대 국적선사들은 적자의 늪을 빠져나오지 못한 반면 주요 중소·중견선사들은 대부분 흑자 성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팬오션은 오랜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경영 정상화의 전망을 밝게 했다. 양대선사만 제자리를 찾는다면 올해 국적선사들의 경영환경은 한층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국제물류(포워딩) 시장은 2자물류기업들의 시장 확대와 출혈경쟁 등으로 좀처럼 시장환경이 개선되는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들어 선사들이 대대적으로 운임인상에 나서면서 포워딩 업계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되는 실정이다.
항만물류기업들은 지난해 대부분 적자전환하는 등 경영환경이 급속히 뒷걸음질치는 모양새다. 9월부터 부산 북항에서 시행되는 컨테이너 하역료 인가제에 기대를 걸고 있다. 대형조선사의 경우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적자로 돌아선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흑자 성적표를 받아드는 등 희비가 엇갈렸다.
정기선 운임회복 ‘효과봤다’…벌크선도 상승세
정기선 시장에선 올해 초 유럽과 북미항로가 서로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유럽항로의 운임은 크게 오른 반면 북미항로는 지난해보다 저조한 운임을 기록했다. 상하이항운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하이-북유럽 간 평균 해상운임은 20피트컨테이너(TEU) 당 1679달러로 지난해 1258달러보다 400달러 이상 상승했다. 지중해 노선 또한 TEU당 1710달러로 지난해 1209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반면 북미항로는 지난해보다 다소 하락했다. 아시아-북미서안의 평균 운임은 40피트컨테이너(FEU)당 1975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2319달러보다 다소 하락했다. 아시아-북미동안 역시 2013년 1분기 3473달러에서 3302달러로 하락했다. 북미항로는 5월 말 연간운송계약(SC)을 마무리 짓는다. 북미항로를 취항하는 선사들은 이와 함께 운임인상(GRI) 도입에 한창이다. SC가 마무리되기 전까지 GRI를 통해 운임을 끌어 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근해항로도 운임회복을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동남아항로에서의 운임하락세로 곤욕을 치른 근해 정기선사들은 올해 들어 견실한 물동량 성적을 기반으로 시황 회복을 벼르고 있다.
지난 3월 동남아항로와 한중항로에서 20피트 컨테이너(TEU) 당 각각 100달러 30달러씩 운임을 회복한 것을 시작으로 매달 선사협의체를 중심으로 회의를 가지며 운임 안정화에 힘쓰고 있다. 그 결과 동남아항로 운임은 최근 선사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수준까지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벌크선 시장은 지난해보다 다소 상승한 모습을 보였다. 올해 5월까지 건화물선운임지수(BDI) 평균은 1242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823에 비해 51% 상승했다. 벌크선 시황 개선은 케이프사이즈 시장의 수요상승이 원인이다.
케이프 선형의 핵심 화물인 중국 철광석 수입물동량은 지난 1월 월간 사상 최고치인 8683만t을 기록한 이후 4월에도 8339만t을 기록하는 등 강한 상승 탄력을 보여주고 있다. 4월까지 중국 철광석 수입량은 3억534만t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억5307만t에 비해 20% 급증했다.
다만 시간이 흐를수록 벌크선 시장의 동력이 약화되는 모습이다. 2000포인트대로 올해를 시작한 BDI는 시나브로 하락세를 타다가 급기야 지난 4월 중순 이후 1000포인트대가 무너지며 시장 관계자들을 긴장케 했다. 월 평균 BDI도 1월 1472 2월 1140 3월 1484 4월 1045 5월 1000 등 하방압력이 거세지고 있다.
BDI 하락세는 중소형 선박시장의 부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남미 곡물시즌을 맞아 시황 상승이 예상됐지만 중국의 남미 곡물 수입 계약 취소 사태가 발생하는 등 성약감소 악재로 중소형선 시황 하락이 두드러졌다. 인도네시아의 니켈, 보크사이트 원광석 수출금지로 수프라막스 이하 선형의 태평양 수역 수요 감소도 시황 악화 요인으로 지목된다.
1분기 양대선사만 적자 신고
이런 가운데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올해 1분기 적자 성적을 신고했다. 한진해운은 1분기에 영업손실 729억원, 순손실 1820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손실을 크게 줄였다. 한진해운은 매출원가 중 연료비가 전년동기대비 21.4% 절감했다고 적자 폭 축소 배경을 설명했다.
매출액은 2조967억원을 기록, 수송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계절적 비수기로 인한 컨테이너 운임단가 하락으로 전년동기대비 5.9% 감소했다. 컨테이너 부문은 매출액 1조9250억원, 영업손실 358억원을 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2조560억원) 대비 6.4% 감소한 반면 영업손실은 지난해 706억원에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단위 : 백만원>
컨테이너 물동량은 TEU 111만7357개로, 1년 전의 110만9285TEU에서 소폭(0.7%) 늘어났다. 현대상선도 손실폭을 줄였지만 적자를 탈피하는 데엔 실패했다. 현대상선은 1분기 영업손실 755억원 당기순손실 69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1조5630억원으로, 1년 전 1조6860억원에 비해 7.3% 감소했다. 컨테이너선 부문은 1조1624억원, 벌크선은 3911억원을 기록, 각각 2.7% 18.8%의 감소율을 보였다.
SK해운은 1분기에 영업이익 183억원을 달성, 8분기만에 흑자를 달성했으며 팬오션도 영업이익 497억원으로 지난 2011년 2분기 이후 약 3년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밖에 폴라리스쉬핑과 장금상선 대우로지스틱스 대한해운 삼선로직스 등도 모두 1분기 흑자를 기록했다.
이중 장금상선과 폴라리스쉬핑은 1분기에 영업이익 141억원 295억원을 각각 달성, 두 자릿수의 성장률을 보이며 순조로운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말 인수합병(M&A)과 함께 법정관리를 졸업한 대한해운도 비록 흑자 폭이 줄어들긴 했지만 2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회사 곳간을 탄탄히 했다.
공룡 얼라이언스 출범 지연
지난해부터 예고됐던 대형 얼라이언스 ‘P3 네트워크’ 의 등장은 올 하반기로 미뤄졌다. 동서항로에서 다수의 선복량을 차지할 P3 출범에 대한 대비책으로 G6얼라이언스와 CKYHE 등 주요 얼라이언스 역시 협력을 더 강화하고 있는 추세다. 정기선 시장을 선도하는 덴마크의 머스크라인은 올 1분기 역시 좋은 성적을 거두며 그 명성을 이어갔다.
올해 5월 출범 예정이었던 P3 네트워크는 출범시기를 7월로 미뤘다가 다시 가을로 연기했다. 이는 중국과 유럽이 P3에 대한 승인을 내리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국선사 보호에 철저한 중국의 경우 승인 심사 기한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어 최종 승인은 더 지연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국적선사 현대상선이 참여하고 있는 G6 얼라이언스는 올 2분기부터 컨테이너 부문 서비스 협력을 북미 서안과 대서양 항로까지 확대한다. 한진해운이 참여한 CKYH 얼라이언스는 ‘CKYHE’로 재탄생했다. 대만선사 에버그린이 새 식구로 합류한 것이다. 에버그린은 아시아-유럽 항로에서 네 개의 노선을 기항하며 향후 확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하반기 역시 선복량 증가는 계속될 전망이다. 선복량 증가에 앞장서고 있는건 세계 1,2,3위 선사의 결합인 P3 네트워크다. 1만8000TEU급 초대형 선박인 <머스크 맥키니 몰러>호를 발주하며 초대형 컨선 시대를 선두 해 온 머스크는 올해 말부터 아시아-유럽 항로를 기항하는 모든 선박을 1만8270TEU급으로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CMA CGM은 현재 한국과 중국에서 건조 중에 있는 신조선 6척의 크기를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상하이에서 건조되고 있는 3척의 1만6000TEU급 선박을 1만7000TEU로 확대하며 한국 삼성중공업에서 건조되고 있는 1만2600TEU급 선박은 1만6000TEU로 늘린다. CMA CGM의 이번 결정은 P3네트워크 내 다른 선사들과 선복량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CKYHE 참여 선사들은 2017년까지 1만TEU급 선복 34척을 더 투입해 ULCS(초대형 선박)를 70대까지 늘린다. 케이라인은 1만4000TEU급 선박 5척을 내년에 인도받으며 코스콘 역시 1만4000TEU급 컨테이너선 5척을 발주했다. 에버그린 또한 기존의 8500TEU급 선박 투자 집중 전략을 수정해 1만4000TEU급 선박 도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에버그린은 그리스 선주사로부터 1만3800TEU급 선박 10척을 용선했으며 올해 1월 10척을 추가 용선했다.
G6얼라이언스는 1만8000TEU를 넘어 2만TEU ‘컨’선 시대를 넘보고 있다. G6 소속 선사 MOL은 G6가 늦어도 2020년까지 1만8000TEU급 선박을 투입할 것이라 밝혔다. 더 나아가 1만9000TEU급 이상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을 발주하는 계획까지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각 선사별 경영 상황의 차이로 인해 선사 간 의견을 좁히는 데 꽤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올해 역시 잇따른 대형선 투입으로 선복량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2년 1월 아시아-북미서안 노선 평균선박크기는 6000TEU였지만 올 초에는 6700TEU로 증가했다. P3네트워크가 출범하면 8000TEU까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대형선 투입이 거스르기 어려운 ‘대세’로 자리 잡은 탓에 정기 선사들은 선복량 조절을 통한 소석률 높이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글로벌선사들 흑자 성적 노크
양대 국적선사가 여전히 적자 경영에 어려워하고 있는 반면 외국계 글로벌 선사들은 올해 1분기에도 흑자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불황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거두며 정기선 시장을 선두하고 있는 머스크라인은 올 1분기에도 어김없이 호성적을 올렸다.
1분기 머스크라인의 영업이익은 5억300만달러로 전년 동기 1억9500만달러에서 157.9% 급증했다. 매출액은 64억6300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63억1300만달러보다 4.2% 증가했다. 순이익 역시 4억5400만달러로 1년 전 2억400만달러에서 122.5% 급증했다.
1분기 성적표에 대해 머스크라인은 물동량 증가와 개선된 컨테이너 선대 운영으로 효율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 설명했다. CMA CGM 역시 올 1분기 우수한 성적표를 내놨다. 1분기 매출액은 39억4100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 38억3600만달러 보다 2.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억8600만달러로 지난해 2억100만달러보다 7.4% 감소했으나 순이익은 9700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 9600만달러보다 1.2% 상승했다. 수송량 역시 280만TEU로 지난해 260만TEU보다 5.8% 증가했다.
홍콩선사 OOCL은 매출액과 물동량에서 모두 상승세를 이뤘다. OOCL의 1분기 매출액은 13억875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비 13억6436만달러에서 1.7% 올랐다. 1분기 물동량은 135만2050TEU로 전년도 1분기의 124만1454TEU보다 8.9% 상승했다. 싱가포르선사 APL의 실적은 개선 흐름을 보였다.
APL의 매출액은 18억7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억6700만달러보다 5% 감소했다. 영업손실은 8300만달러로 지난해 9200만달러보다 10% 개선됐다. 평균운임은 40피트컨테이너(FEU)당 2233달러로 지난해 2376달러보다 6% 하락했다.
수송량은 78만5000FEU를 수송해 지난해 77만2000FEU보다 2% 증가했다. 반면 독일선사 하파그로이드는 올 1분기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하파그로이드의 영업손실은 6320만유로로 지난해 5320만유로보다 15% 적자폭이 확대됐다. 매출액은 15억5천만유로로 지난해 16억5천만유로보다 6.4% 하락했다.
한편 하파그로이드는 세계 4위 선사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 4월16일 하파그로이드 미하엘 베렌트 회장과 CSAV 오사카 아스분 최고경영자(CEO)가 합병계약서에 서명하면서 하파그로이드는 CSAV의 컨테이너선 부문을 흡수합병하게 됐다.
국제물류시장 언제쯤 웃을까?
상반기 국제물류업계는 지난해에 이어 여전히 2자 물류업체의 시장 확대, 콘솔 마이너스 운임, 출혈경쟁 등의 문제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에는 원양항로 취항선사들이 잇달아 운임 인상계획을 발표하면서 화주와 선사의 중간에 껴 있는 국제물류주선업체(포워더)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선사들은 인상된 운임을 포워더에게 바로바로 적용하고 있지만 포워더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오른 운임을 화주에게 통보하면 경쟁업체로 옮겨 가겠다는 ‘엄포’가 곧바로 날아오는데다 화주들과 운임 인상을 놓고 ‘줄다리기’를 하는 상황이 이어져 물류업체들의 고충도 더욱 늘고 있다. 여기에 최소 2~3달은 기본적으로 미수금을 안고 가야 하는 불안한 상황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중소 포워더들은 2자물류기업과 글로벌 물류기업의 운임경쟁력에 맞설 수 없다고 토로한다. 신뢰로 다져온 화주들도 있지만 운임 따라 이동하는 이른바 ‘뜨내기 화물’은 속절없이 떠나보내야 할 상황이다. 업계는 2자물류업체들이 물량파워를 앞세워 선사에 운임할인을 받고 선사들은 할인 폭을 보전하기 위해 중소 포워더에 엄격한 운임인상 잣대를 들이 밀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중소 물류업체들이 체감하는 대기업 계열 2자 물류기업에 대한 횡포도 줄어들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대대적으로 밀고 있는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대한 효과는 미미할 뿐이다.
2자물류업체들은 계열사 물량을 기반으로 경쟁력있는 선사운임을 확보해 3자물류를 확대하는 것뿐만 아니라 일명 ‘캡장사(화물 몰아주기)’식 영업으로 전문 물류기업들의 자생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업계에서는 포워더들 간에 각 지역마다 운임 강세를 보이는 포워더에게 ‘캡’을 씌워 왔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미주, 구주 등 지역에 특화된 포워더에 화물을 맡겼지만 이제는 그 자리를 2자물류업체들이 채우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2자 물류업체들은 계열사 물량으로 경쟁력 있는 운임을 받은 캡장사로 국제물류시장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몇 년 전 2자물류업체들이 포워더의 물량을 싣기 시작할 때만 해도 업계에서는 전통 포워더의 설자리가 좁아진다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점차 낮은 운임의 유혹에 넘어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
한 포워더 관계자는 “2자 물류업체가 중소 포워더를 상대로 거래하게 되면 시장 혼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막상 사업을 하다보면 저렴하게 선사 운임을 받을 수 있다는 데 관심을 보일 수 밖에 없다”고 푸념했다.
콘솔사, 부대비 인상에 적극 동참
프레이트포워더를 상대로 영업을 하는 콘솔(화물혼재)업체들은 운임 정상화는커녕 갈수록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부대비용 안정화를 통해 간접적인 운임회복에 나섰다. 콘솔사들은 3월부터 선화증권(B/L) 발급 건당 받아오던 1만9천원의 서류발급비(Documentation fee)를 3만원으로 올렸다.
선사들은 이미 3만원을 부과해오던 서류발급비를 3만5천원으로 올렸지만 콘솔사들은 우선 3만원까지라도 부과하겠다는 심산이다. 그동안 부대비용을 따로 고객에게 청구하지 않았던 콘솔사들이 대대적으로 서류 발급비 현실화에 나선 것은 살기 위한 몸부림의 성격으로, 시황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다. 콘솔사들은 자발적으로 고객사인 프레이트포워더에 이 같은 사실을 정식 통보했다.
화주의 화물을 받아 마진을 남기는 프레이트 포워더는 그동안 내지 않았던 비용을 내야하는 데에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같은 불만은 결국 공정거래위원회에 콘솔사들을 제소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지난 3월 말부터 콘솔사들은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담합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콘솔사들을 방문해 서류발급비 인상에 대해 담합의 소지와 부당이익 취득 여부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이는 한편 영업담당자들의 진술서를 받아갔다. 화주의 화물을 맡아 운송하는 물류업체로서 부대비용을 받는 건 당연하지만 그동안 심각한 경쟁 구조로 받아야할 부대비용을 제해 주던 과거 행태가 현재 서류발급비 부과에 발목을 잡은 꼴이다.
한 콘솔사 관계자는 “이미 선사에서는 3만5천원의 서류발급비를 받고 있고, 프레이트포워더도 화주에게 이를 똑같이 받고 있다”며 “콘솔사는 그동안 1만9천원으로 받아오다, 제값을 받기 위해서 3만원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 부분을 제재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공정위 조사에도 불구하고 콘솔사들은 인상된 서류발급비를 부과하고 있다. 업계는 정당히 받아야하는 부대비용인 만큼 각자 화주에게 청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항만물동량 전년比 5% 성장
항만시장은 물동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 악화로 울상을 짓고 있다. 올해 1분기까지 전국 31개 무역항에서 처리한 항만물동량은 총 3억5380만t으로 전년 동기(3억3722만t) 대비 5% 증가했다. 올해 1분기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4.7% 증가한 587만9천TEU를 기록했다.
유럽, 미국, 중국 등 주요 교역국의 수출입 물동량 증가와 유럽지역의 주요 글로벌 선사의 환적 물동량 증가로 전체 물동량 증가세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최대 항만인 부산항은 1분기 전년 동월 대비 4.7% 증가한 445만TEU를 기록했다. 특히 부산항은 환적화물 증가세가 두드러지며 전체 물동량 상승을 이끌었다. 1분기 부산항의 환적물동량은 전년 대비 9% 성장한 225만4천TEU를 기록했다. 수입 물동량은 3% 상승했으나 수출물동량은 1% 하락했다.
지난해 1분기 컨테이너 처리량 부문에서 부산항은 닝보·저우산항에 앞섰지만 올해는 그렇지 못했다. 1분기 부산항은 443만개의 컨테이너를 처리해 증가율 5%를 기록하며 세계 6위를 기록했다. 반면 닝보·저우산항은 세계 주요항만 중에서 가장 높은 9%의 성장률을 보이며 부산항을 제치고 세계 5위에 자리했다.
부산항은 올해 하반기 출범을 앞두고 있는 ‘P3네트워크’에 대응해 물동량 유치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부산항만공사는 지난 4월2일 ‘부산항 네트워크’를 발족했다. 글로벌 대형 선사들이 공동 운영하는 ‘P3네트워크’ 등 글로벌 해운 환경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부산항 협의체가 돛을 올린 것이다. 부산항 네트워크는 앞으로 급변하는 글로벌 해운 상황에 적극 대응하고 장기적으로는 부산항의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한 소통 공간으로 자리매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해양수산부는 부산항의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 처리 목표를 1825만TEU로 정하고 부산항의 물동량 증가세를 가속화 시킨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지난해 처리한 1767만TEU 대비 3.3% 상향된 목표다.
1분기 호조를 보인 광양항은 올해 목표 처리량인 242만TEU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1분기 광양항 컨테이너 처리물량은 59만9천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 53만8천TEU 보다 11.3%가 증가했다. 특히 광양항은 환적화물이 전년 대비 37% 급증해 전체 물동량 상승을 견인했다. 이에 따라 광양항의 올해 물동량은 지난해 228만5천TEU 보다 5.9% 늘어난 목표 물량 242만TEU 처리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컨테이너 물동량 200만TEU를 최초로 돌파한 인천항도 올해 컨테이너 물동량 목표 230만TEU 달성을 위해 전력투구 중이다. 인천항은 대중국 및 동남아
교역량 증가에 따라 1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4.8% 증가한 52만1천TEU를 처리했다.
울산항의 1분기 컨테이너 화물은 전년 동월 대비 7.7% 증가한 9만9천TEU를 기록했다. 울산항의 주력화물인 유류 및 액체화물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4162만t을 기록했으며 컨테이너를 제외한 일반화물은 지난해 같은 기간 771만t에 견줘 2.6% 늘어난 791만t으로 집계됐다.
在京 항만하역사, 순익 줄거나 ‘적자전환’
지난해 항만물류기업들의 성적표는 어두운 편이다. 특히 재경 6개사 대부분이 지난해 순이익에서 적자전환하거나 손실 폭이 더욱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CJ대한통운과 동방, 케이씨티시는 적자전환했고 세방과 한진의 손실 규모는 불어났다. 영업이익은 성적이 제각각이었다. 한진과 케이씨티시, 동부익스프레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동월 대비 증가한 반면, 동방, 세방, CJ대한통운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동방은 지난해 매출액 4974억원, 영업이익 130억원, 당기순손실 10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9.7% 감소했다. 동방은 지난해 대형 프로젝트 물량을 지속적으로 수주했다. 철제품 공로운송 증가와 중량물 육상운송 모듈의 투입실적 역시 증가한 결과 전년 대비 123억원이 증가한 4974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하지만 철강, 조선 등 주요거래처의 업황 악화, 2차 물류업체의 공격적인 시장확대로 인해 경쟁심화가 가속화되며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방은 해상운송 사업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포스코 위주의 내항해송사업외에도 화주 다변화를 통해 내항해송사업을 확대하고 외항벌크사업 등 신규 성장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세방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02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260억원으로 8% 줄었고, 당기순이익도 64억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72%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요 영업부문별 실적으로는 화물운송 수입이 3028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2996억원에 견줘 1% 증가했지만 항만하역 수입과 보관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22.8% 6.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방은 “경기도 여주 소재 대단위 수도권 물류센터 부지를 확보하는 등 물류창고 처리능력을 확대, 수도권 및 전국 물동량의 정확하고 신속한 처리를 위한 지속적인 시설현대화와 주요거점물류시설에 투자해 영업강화를 할 뿐만 아니라 이와 연계해 3자물류사업까지 그 영역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동부익스프레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했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527억원으로 전년 동기 399억원 대비 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 역시 810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088억원에 견줘 0.2% 증가했다. 부문별로 물류수익은 0.04% 감소한 6744억원, 여객수익은 1.5% 증가한 1361억원을 기록했다. 동부익스프레스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193억원 대비 16% 성장한 224억원을 기록했다.
케이씨티시(KCTC)의 지난해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전년 대비 소폭 성장했지만 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KCTC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79억원으로 전년 동기 76억원 대비 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186억원으로 2%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21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KCTC는 “종속사 및 피투자사 이익증대로 인해 매출액이 늘었다”면서도 “부산 신항 BNCT의 사업초기 누적 적자로 투자손실이 발생하면서 순이익은 적자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KCTC는 지난해 2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을 설립해 적극적으로 해외영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올해도 사업다각화 및 벌크·중량물사업부문 강화를 위해 자항선 확보를 꾸준히 추진할 계획이다.
한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두 자릿수 성장했지만 순손실은 대폭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진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1조2551억원과 350억원을 달성해 전년 동월 대비 3.7% 13% 성장했지만 순손실은 154억원으로 적자폭을 키웠다.
한진은 해운사업을 제외한 하역, 택배, 육운사업부문에서 전년 대비 매출액이 늘었다. 특히 육운사업은 전년 동기 2072억원 대비 15% 성장한 2395억원을 기록해 매출액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해운사업은 1015억원을 기록, 전년 동월 1315억원 대비 22% 감소했다. 한진은 고객 가치사슬 확대와 대형화주 유치로 육운사업부문에서 수익률 상승을 시현했다.
CJ대한통운의 지난해 매출액은 3조3950억원, 영업이익 313억원, 당기순손실 48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은 CJ GLS와의 합병으로 2012년에 견줘 36% 늘어났다. 반면 영업이익은 지난해 택배 부분을 통합하면서 시설 투자 등 일회성 비용 발생과 국내 경기의 성장 둔화 영향 등으로 전년 대비 69% 감소했으며 순이익은 적자전환했다.
향후 CJ대한통운은 군산 유연탄부두 개발, 곤지암 허브터미널 신축 사업 등으로 물류인프라 구축 및 영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오는 9월부터 2018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컨테이너 하역료가 신고제에서 인가제로 바뀐다. 이에 따라 하역료의 적정 하한선이 마련돼 항만 운영사간 출혈경쟁을 벌이는 일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해양수산부는 하역료 신고제를 인가제로 전환하는 항만운송사업법 개정안을 지난 3월에 공포, 9월 말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1999년 수출입 물류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해 도입된 신고제는 운영사 간 경쟁을 통한 하역료 인하로 이어져 수출입 경쟁력 강화에 큰 기여를 했다.
업계는 항만운송사업법 개정을 통해 인가제가 재도입되면 적정수준의 하역료 하한선이 마련돼 그동안 컨테이너 하역시장의 문제점으로 지적된 출혈경쟁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또 개정 법률에 신설된 정부의 보고·검사 규정에 따라 개별 업체가 인가받은 요금의 준수 여부를 검사할 수 있어 하역시장의 혼탁한 거래관행을 바로잡을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조선업체, 1분기 실적 희비 엇갈려
올해 1분기 대형조선업체들의 영업실적은 명암이 갈렸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영업이익과 순이익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적자전환한 반면 대우조선해양은 영업이익과 매출액, 당기순이익 모두 두 자릿수 성장을 보였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4조651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2589억원 대비 25% 성장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전년 대비 20% 29.2% 증가한 806억원 632억원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실적이 향상된 이유는 지난 분기에 하도급법 위반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에 대한 충당금 490억원을 비롯해 총 770억원의 충당금을 쌓은데 비해 이번 분기에는 일회성 비용이 없었고 충당금 규모도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반면 대우조선해양의 1분기 수주실적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감소했다.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1분기 신조선 수주금액은 전년 대비 36% 감소한 17억달러를 기록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 매출액 13조5208억원, 영업이익 -1889억원, 당기순이익 -910억원을 기록했다. 정유부문 판매 증가로 매출이 소폭 늘어난 반면, 조선부문 수익성 악화와 정유부문 정제마진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하락했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1분기 신조선 수주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한 59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 달성에 실패한 삼성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 적자 성적표를 받았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출액 3조4311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8879억원 대비 11.7% 감소했으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역시 각각 -3625억원 -2724억원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1분기 울상을 지었던 국내 대형조선업체의 실적개선은 올해 하반기부터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상선부문 발주가 둔화된 가운데 하반기에 LNG선의 꾸준한 발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또한 해양플랜트 수주도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증가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전 세계 신조선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한 1079만CGT(부가가치환산톤수)를 기록했다. 전체적으로 해양플랜트의 수주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상선의 수주는 전년 대비 하향한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전 세계 1분기 신조선 수주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한 248억달러를 기록했으며 우리나라는 이중 37.7%인 94억달러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중 신조선가는 지난해에 이어 상승세를 지속했다. 클락슨 신조선가 지수는 3월 137포인트로 전분기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벌크선과 탱커 신조선가 지수는 각각 5% 6%씩 상승했으며 가스선과 컨테이너선의 지수는 3% 2.5% 각각 상승했다.
1분기 전 세계 선박건조량은 전년 동기 대비 21.4% 감소한 877만CGT를 기록했다. 1분기 중국의 건조량은 전년 동기 대비 33% 감소, 전 세계 평균 대비 감소추세가 큰 폭으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1분기 건조량은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고 일본은 같은 기간 대비 1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수주시장은 전반적으로 주춤한 양상을 나타냈으나 신조선가의 상승추세가 꺾이지 않은 것은 의미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의 선박 건조량은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중국이나 일본에 비해 감소폭이 낮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조선업계의 1분기 신규 수주는 403만CGT로 전년 동기 338만CGT에 비해 19.2% 가량 증가했다. 수주량 면에서는 중국에 이어 2위를 기록했지만, 수주금액 면에서는 94억달러로 1위를 유지했다. <이경희 차장, 정지혜 기자, 최성훈 기자, 이명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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