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중남미 항로는 운임인상과 더불어 전반적으로 순조로웠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 보면 마냥 순조롭다고 평가할 수도 없는 모습이다.
중남미 취항선사들은 지난달 15일 남미동안에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0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천달러, 남미서안에는 TEU당 750달러, FEU당 150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을 공지했다. 상반기 내내 번번히 운임인상이 미뤄지자 선사들은 이번 운임인상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었다. 덕분에 운임인상에는 성공했지만 인상분의 100% 를 화주에게 적용하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 따르면 실제 화주에게 적용한 인상분은 남미동안에 TEU당 200~250달러, 남미서안 TEU당 500~600달러에 그쳤다.
5월 운임인상에 탄력을 받으면서 일부 선사들은 이달에도 15일부로 남미 동안에 TEU당 500달러, FEU당 1천달러의 운임인상을 시행했다. 남미 서안의 경우 15일부로 TEU당 750달러, FEU당 1500달러의 운임인상을 시행했다.
멕시코와 남미서안을 취항하는 선사들의 경우 5월 중순부터 소석률(선복대비 화물 적재율) 90% 이상을 유지했다. 소석률은 높은 수준을 유지했지만 소석률만 보고 중남미 시장 자체가 호황이라고 단언하기에는 어렵다. 선사들이 규모가 작은 선박을 투입해 의도적으로 선복량을 조절했기 때문.
한 외국적 선사 관계자는 “작년 성수기에 비하면 운임이 절반 정도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선복조절로 인해 일시적으로 소석률은 올랐으나 앞으로 운임을 더 회복시킬만한 결정적인 요인은 찾기가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는 원자재 수출단가 하락이 해운운임 하락에도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원자재는 중남미 항로의 주요 수출품이다. 중남미 국가의 특성상 경제적으로 완제품을 구매할 여력이 안되기 때문이다. 선사들은 이러한 상황이 올 해 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7월 개편되는 남미 동안 항로는 머스크라인 하파그로이드 함부르크수드 CMA CGM, CSAV 등이 공동 운항에 나선다. 기존 4개에서 3개로 개편된 노선 중 SEAS 1 서비스는 부산항을 기항하고, 나머지 2개 노선은 상하이항을 찍고 남미동안으로 향한다. 개편된 노선에는 9500TEU급 선박들이 투입될 예정이다.
중남미 항로는 현재까지 개발되지 않은 곳이 많아 과거에는 관심이 없던 선사들도 신규로 취항하는 곳이 점차 늘어 나고 있다. 항로 계의 ‘블루 오션’인 중남미 항로 시장을 개척하려는 선사들의 움직임은 앞으로 계속 될 전망이다. < 이명지 mj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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