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대학교 OB 요트클럽 회원들 |
대부분의 사람들은 요트를 떠올리면 영화 속의 초호화 요트를 떠올린다. 여유로운 고가의 레저 활동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선상에서의 화려한 여가를 보낼 수 있는 엔진 요트가 아닌 돛을 이용한 항해에 초점을 맞춘다면 요트는 일반 사람들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해양 레저스포츠다.
한국해양대학교 OB 요트 클럽은 경기용 요트 모임으로 친목을 다지고 있는 곳이다. 해양대 졸업생이 해운물류업계에 포진해 있는 까닭에 모임은 더욱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현재 한국해양대에는 5대 동아리가 있다. 미식축구, 조정, 요트, 럭비, 카누 동아리다. 이 중에 졸업하고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곳이 요트와 미식추구 동아리다. 대학시절 힘든 과정을 이겨내면서 배운 만큼 해양대 요트 클럽의 자부심은 높다. 요트를 통해 자주 선후배간의 모임을 가질 수 있는 계기도 되고 있다.
OB 요트 클럽은 각종 요트 대회에 참가하고 있으며 연 2회 클럽 모임을 개최하고 있다. 매년 해양대 본교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각 지부별 모임을 갖으며 체계적인 모임을 꾸려나가고 있기도 하다.
해사대 47기 박준호 회원은 “거의 2주에 한 번 요트를 타기 위해 모인다”며 “바람이 잘 부는 날은 요트 항해에 좋은 조건이기 때문에 번개모임을 갖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재 요트 클럽 회원은 126명(해사대 31기~62기)로 한국해양대 선후배들끼리 만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졸업생들이 해운물류업계에 포진해 있어 자연스럽게 멘토가 되고 있다. 회원들은 가족들과 함께 요트 모임에 참석하거나 자녀들에게 요트를 함께 가르치면서 여가시간을 보낼 수 있어 참석률이 높다.
자주 모여 연습을 했기 때문인지 각종 대회 수상 경력도 많다. 지난해 한국해양대학교 총장배 전국요트대회에 레이저 피코, 토파즈 종목에 참가해 1, 2위를 차지했으며 2011년에는 서울특별시장배 요트대회에서 1위, 서울시 한강 국제요트경기대회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화려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외에도 이순신장군배 국제요트대회, 부산 레이저 피코 요트 선수권대회, 제 5회 해양소년단 총재배 요트대회, 한-일 교환 요트경기대회 등 각종 경기에 출전하며 수상경력을 쌓고 있다.
OB 요트 클럽은 주로 대회용 요트(1인승)로 연습을 하고 있는데, 현재 서울에만 2척을 보유하고 있다.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요트(크루저)도 보유하고 있다. 요트 클럽은 요트에 대한 투자도 활발히 하고 있다. 이달 안에 일본에서 새롭게 더 큰 사양의 요트를 들여올 계획이다. 또 회원들이 가족들과 요트를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통영에 아파트를 얻어 클럽숙소를 마련해 운영하고 있다.
요트는 손이 많이 가는 스포츠다. 배를 띄우는 작업인 범장부터 시작해서 해체하는 작업인 해장까지 거의 1시간이 걸리는 시간이 필요하다. 요트에 대한 열정이 있어야 끈기 있게 할 수 있는 레저 활동이다.
해사대 37기인 김영춘 회원은 “요트는 매력 있는 스포츠지만 대학시절 배울 때는 많이 힘들었다”며 “1학년 때는 키를 잡지도 못하게 하는데 1학년은 노예, 2학년은 노예장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힘들었지만 그만큼 값지고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는 스포츠”라고 요트의 매력에 대해 말했다.
요트는 겉보기에는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상당한 체력을 요하는 스포츠다. 호수위에 유유히 떠있지만 물밑에서는 발을 열심히 움직여야하는 백조와도 비슷하다. 멀리서 보기에는 요트가 바람에 잔잔히 떠가는 것 같지만, 그 안에서 바람에 맞서고 돛을 이용한 기술을 펼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한다. 체력이 약하면 역방향으로 부는 바람에 밀려 배가 떠밀리기 때문에 체력 단련은 필수다. 대회에 참가하기 한 달 전부터는 본격적인 체력 만들기에 돌입한다.
지난 5월19일에도 OB 요트 클럽은 서울 난지지구 요트경기장에서 모임을 가졌다. 이 날은 서울대 요트 클럽과 친선경기를 치렀다. 딩기클라스의 1인승 요트로 진행된 친선경기는 서울대 OB팀 10명과 해양대 15명이 참가했다. OB 요트 클럽에 따르면 요트는 종류별로 가격은 천차만별이지만 1~2인용 요트의 경우에는 일반 사람들도 충분히 할 수 있는 레저 활동이라고 한다.
요트 클럽 회원들은 경기 시간보다 일찌감치 나와 요트 장비를 확인하고 선후배들 간에 안부를 물었다. 아직까지 국내에 요트 모임이 많지 않아 친선경기를 할 수 있는 모임은 적은 편이다. 이날 경기는 진팀이 치킨과 맥주를 사는 친선경기였지만 승리에 대한 경쟁은 뜨거웠다.
하지만 예상한 경기 시간에 바람이 불지 않아 바람이 불기를 기다리며 먼저 친목을 다졌다. 겨우 일몰 직전에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요트를 띄워 경기를 순조롭게 마칠 수 있었다. 이날의 경기는 승부를 떠나 마음은 여전히 젊고 화려했던 영원한 요트인들의 수상잔치였다. < 정지혜 기자 jhjung@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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