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바닥을 찍었던 구주항로(유럽항로)의 해운시황은 지난해 빠른 회복세를 보이며 운임회복도 순탄하게 이뤄졌다. 이 상승세가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지면서 실적 개선에도 상당히 도움이 됐다.
하지만 호조가 오래가지 못하고 전반적인 해운 시황이 좀처럼 나아질 기세가 보이지 않자 4월부터 구주항로 운임은 다시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올해 구주항로의 운임은 정점을 찍은 3월과 대비해 5월은 절반 가까이 떨어진 상태로 특히 북유럽행 운임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5월 중순까지 물동량이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약세를 보이는데다 선복량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선복량 증가의 가장 큰 이유로 지난해 말 CMA CGM이 1만6천TEU급 컨테이너선 3척을 부산-유럽항로에 투입하는 등 구주항로에 선박 대형화 바람이 일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오는 7월 머스크라인은 대우조선해양에서 건조한 1만8천TEU급 컨테이너선을 아시아-유럽10 노선에 투입할 예정이다. 또 머스크라인은 유럽발 재정위기로 중단했던 항로들을 최근 들어 개편하고 서비스를 재개했다.
최근 G6얼라이언스 회원사인 MOL은 1만4천TEU급 컨테이너선을 아시아-유럽항로에 투입했다. 싱가포르 선사인 NOL로부터 3년간 용선해 운용하는 MOL은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띄운 것을 사상 처음이다. NYK는 OOCL로부터 용선한 1만3천TEU급 컨테이너선을 아시아-유럽노선 루프4에 투입했다.
구주항로를 서비스하고 있는 한 선사 관계자에 따르면 “G6(현대상선, APL, 하파그로이드, MOL, NYK, OOCL)는 선박 대형화 추세에 발맞춰 5월말까지 구주항로에 투입되는 선박들을 모두 대형 컨테이너선으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물동량 약세와 선복량 증가로 구주항로의 5월 화물적재율(소석률)은 70%대를 기록했다. 구주항로 취항 선사들은 물동량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성수기 6월을 기점으로 운임 균형을 맞추기 위해 20피트 컨테이너(TEU)당 70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140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를 계획하고 있다.
구주항로에서 물동량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꾸준히 자동차 및 자동차 관련 부품의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트라에 따르면 올 4월 프랑스 신차 판매가 지난해 대비 5.2% 감소하는 등 부진한 가운데 한국차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4월까지 총 판매량은 일본차는 엔저에도 불구하고 1.4% 증가에 그친 반면 한국차는 1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대조를 이뤘다.
5월에 한진해운은 극동아시아-유럽항로에 TEU당 460달러, FEU당 920달러의 유가회복할증료(FRC)를 징수하고 있다. 한편 오는 6월1일부로 한국발 유럽행 터미널조작료(THC)는 TEU당 11만6천원, FEU당 15만5천원으로 조정된다. < 한상권 기자 skhan@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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