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KR(한국선급)은 종합 엔지니어랑 프로바이더로써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습니다. 그에 맞는 조직을 갖출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성원 바랍니다.”
지난달 취임한 한국선급 전영기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혔다. 전 회장은 일부의 영리법인화 우려에 대해 “선급과 비선급 분야를 구분해 나갈 계획”이라며 “비선급분야는 영리, 기존 선급은 공적부문을 수행하는 양대 분야로 키워 나가겠다”고 해명했다. 공적인 부문은 모회사인 한국선급이, 영리부문은 계열사인 이노베이션KR(iKR)과 한국선급엔지니어링(KRE)이 맡게 된다. 현재 전 회장은 한국선급 그룹의 조직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그는 손자회사가 된 한국선급엔지니어링(KRE)에 대해 말했다. “KRE가 많이 어려웠는데 박기진 사장이 취임 한 뒤부터 탄탄한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국내) 선박설계 시장이 많이 위축되면서 해외수주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그는 또 한국선급이 KRE를 처음 만들 때 일부에서 많은 비판을 했다고 말했다. 경쟁사에서 한국선급이 선박감리 과정에서 KRE에 특혜를 주는 것 아니냐고 우려한 것이다. 전 회장은 “KR은 KRE 설립 이후 일부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KRE를 도와주지 않았다”며 세간의 우려를 일축했다.
전 회장은 취임사에서 밝힌 ‘내실경영’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지난달 3일 취임식에서 “선급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단순히 등록톤수가 많다고 해서 5대선급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한국선급을 규모에 비해 내실이 견고한, 강한 선급으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 회장은 간담회에서 “내실경영이란 게 따로 없다”며 “회의 준비를 여러 명이서 굳이 할 필요가 있나? 커피는 직접 타 마시면 된다. 또 출퇴근할 때도 비서팀에 굳이 나올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허례와 허식을 버리는 게 내실경영의 시작이라는 의미다.
전 회장이 한국선급에 발을 들여놓게 된 건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전 회장의 부친은 다목적선을 운영하던 선주였던 까닭에 선급단체의 비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전 회장은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해운과 조선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서울대 조선공학과를 입학한 것도 아버지의 조언이 뒷받침 됐다. “아버지께서 엔지니어링 세일즈를 하라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기술을 갖고 영업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경쟁력이 없다고 말씀하셨죠.”
전 회장은 또 “한국 사회에선 이례적이지만 내부에서 승진을 해서 회장이 됐다. 직원들에겐 큰 자긍심을 심어준 사례인 것 같다”며 한국선급 최초로 평검사원으로 시작해 회장의 위치에 오른 데 대한 소감을 말했다.
또 전임 오공균 회장에 대해선 “추진력과 열정을 많이 배웠다”고 평가하고 “조직을 이끌어가는 철학을 접목시켜서 앞으로 선급이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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