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 취항선사들이 지난달 빼든 운임회복 칼날은 예리함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물동량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어려움이다.
황해정기선사협의회에 따르면 1분기 한중 컨테이너항로 수송물동량은 62만6000TEU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57만6200TEU에 견줘 8.7% 성장했다. 올해 물동량은 고점이었던 2008년의 63만7000TEU 이후 가장 높은 실적이다.
1분기 물동량의 성장은 수출항로의 호조가 배경이 됐다. 수출물동량은 30만8800TEU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4만3200TEU에서 무려 27%나 급증했다. 분기 수출물동량이 30만TEU를 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수입항로는 하락세가 계속됐다. 이 기간 수입물동량은 31만7200TEU를 기록, 1년 전의 33만3000TEU에서 4.8% 하락했다. 수출입 물동량의 점유율 역전도 점쳐진다. 취항선사들은 수출물동량 급증을 두고 시황 상승으로 연결하지 않는 분위기다. 시장이 전반적으로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기보다 단발성 화물이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취항선사 관계자는 “수출항로의 주력화물인 레진(석유화학제품)이나 가전 잡화 등의 상황은 여전히 안 좋다”며 “프로젝트성 시설화물이 반짝 호조를 보여 1분기 수출화물이 크게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취항선사들이 이달 중순께 실시한 기본운임인상(GRI)도 실효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평가된다. 선사들은 지난 15일부터 수출항로 운임을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50달러 인상하는 내용의 GRI를 도입했다. 선사들은 아울러 유가할증료(BAF)와 터미널조작료(THC), 서류발급비(DF) 등도 예외 없이 징수하거나 별도로 받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실질적인 운임인상 효과는 미미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선사 한 관계자는 “이번 GRI는 운임하락 방지의 성격으로 진행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물동량이 뒷받침 되지 않는 상황이어서 실질적인 인상 효과를 보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선사들은 BAF의 적극적인 부과로 수입항로에서 마이너스운임이 보이지 않는 건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했다. 현재 한중항로 수출 운임은 TEU 기준으로 대략 50~70달러 사이인 것으로 파악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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