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가 자금난에 허덕이고 있지만 이에 못지않게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가 해기사 부족현상이다. 해기사나 부원 선원등의 부족사태 심각성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니다.
해상근무와 육상근무자의 임금격차가 크게 좁혀지면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선원들이 승선을 기피하는 현상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국내 해운업체가 보유한 외항상선의 수는 1970년 96척에서 지난해 1,045척으로 11배로 증가했다. 반면 동기간 한국해양대와 목표해양대의 해사대학 정원은 320명에서 750명으로 약 두배 늘어나는데 그쳤다.
국내에서 배출되는 해기사의 부족으로 해운선사들은 외국인 해기사를 승선시키고 있다. 지난 2006년 246명이었던 외국인 해기사는 작년말 현재 1,624명으로 6.6배 늘었다. 국내 전체 해기사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9.5%에 달한다.
오는 2020년 우리나라 해기사는 1만8.800명 필요한데 비해 공급은 1만3,500명에 그쳐 외국인 해기사를 제외하고 6,000여명이 부족할 전망이다. 세계적으로도 4만5,000명의 선원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돼 선원양성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안 마련이 화급하다.
이와관련 한국선주협회, 한국해기사협회 등 관련협회 그리고 한국해양대, 목포해양대 등은 최근 해양전문인력 양성 확대를 위한 추진협의회를 발족하고 4월중 국회에서 정책세미나를 개최하는 한편 해양수산부, 교육부 등 관련당국에 해사대학 정원 증원을 요청할 계획이다.
해사대학의 정원 확대는 해운업계는 물론 조선, 선박금융업 등에 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된다. 해기사들은 해운선사 외에도 조선소, 해사금융기관, 정부부처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다. 인재풀을 함께 키워야 해운업체의 규모가 더 성장할 수 있어 정원 확대의 필요성이 그만큼 대두되고 있다.
해양대 정원 확대를 담당하는 교육부는 현재 국공립대 정원 축소 기조에서 해양대만 예외를 인정할 수 없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교육부측은 해양대의 경우 비(非) 해사대학의 정원을 줄이고 그 대신 해사대학이 인원을 늘리는 자구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해기사 부족현상을 뒷짐만 지고 지켜볼 수 만은 없는 입장인 관계부처로선 한국해양연수원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우수한 해기사 양성 확대를 위한 교육과정 개발 및 확대가 필요하므로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 단기 양성과정인 오션폴리텍을 개설·운영중이다.
9개월의 단기 교육이지만 글로벌 역량 및 현장실무능력을 겸비한 업계 맞춤형 해기인력을 배출하고 있고 취업률도 2년 연속 100%를 기록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졸업생의 취업·이직률 분석 등을 통해 교육생 수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중장기적으로 해양대 단기과정 개설을 통한 탄력적 선원공급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마이스터고로 운영중인 부산·인천 해사고의 교육과정을 실무위주로 개편하고 교육시설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해운전문가들은 해양대학교의 승선학과 인원을 1천명 수준으로 증원하는 등 선원양성을 확대하는 한편 양성된 선원이 장기 승선할 수 있도록 선원 퇴직금 공제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선원직에 대해 애착을 갖게 하는 복지후생 등 지원책이 다양하게 강구돼야 할 것이다.
양질의 해기인력 양성을 통해 해기사 부족사태가 해결될 시 국적선사들의 글로벌 경쟁력은 한층 높아지는 것임을 관계당국은 간과해선 안된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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