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16 07:35

정부, 조선·해운업 지원 시사…숨통 트이나

정부가 장기간 업황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해운업계에 대한 대규모 금융지원을 시사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해갈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


지난 9일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해운업에 파격적이고 선제적인 금융지원이 필요한 만큼 금융당국과 연계해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11일에는 경남 창원시가 STX조선해양 협력업체에 100억원 규모의 긴급 경영자금 지원을 결정하는 등 지원책이 가시화되는 추세다. 지역경제 파산과 관련산업으로의 도미노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합동으로 조선·해운업계에 대한 지원에 나선 것을 두고 뒤늦은 조치라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반색하는 기류가 역력했다. 유동성 위기를 넘어 존폐 기로에 선 만큼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장기불황에 따른 유동성 위기로 고전하고 있는 조선·해운업계에 정부의 지원 소식이 전해지면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5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현대상선, STX팬오션 등 국내 3대 해운사가 올해 상환해야 할 회사채만 1조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욱이 선박 공급은 늘고 물동량은 주는 등 수요 공급 또한 비대칭성이 심화되면서 해운사들의 실적 악화는 피하기 어렵게 됐다.


조선업계도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이른바 조선 빅3를 비롯해 관련 중견·중소업체들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할 것이란 게 증권가의 대체적 전망이다.


특히 중소업체들의 경우 선박 수주에 성공하고도 선주에게 제공해야 하는 리펀드 개런티(RG)를 마련하지 못해 수주 자체를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또 선박 구입 계약 시 선박 인도시점에 전체 대금의 60~70%를 지급하는 '헤비테일(heavy tail)' 방식으로 인해 중소업체들의 자금난은 한층 심각해졌다.


돈줄이 마르면서 STX조선해양은 채권단과 굴욕적 자율협약을 체결, 빅4에서 이름을 뺐다. 여기에다 이달 들어서는 임직원 급여마저 미지급하는 등 상황은 극단으로 치닫는 추세다. 팬오션이 시장에서 매물 가치를 잃고 소외되면서 그룹 전체가 연쇄 위기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윤 장관 말처럼 '파격적이고 선제적인 유동성 지원'이 가장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한국선주협회 관계자는 "정부가 국내 조선·해운사에 지원 의사를 밝힌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며 "현재 독자적으로 버틸 수 있는 기업은 상위 몇 개 업체에 불과하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내년부터는 해운시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올해 고비를 잘 넘길 수 있도록 대규모의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또 "장기적으로는 선박 수주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선박금융공사를 설립하고 한국·목포해양대 등 해사대학의 정원을 확대하는 등 해양 전문 인력 육성에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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