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의 1분기 영업적자 폭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점쳐진다.
한국투자증권 윤희도 연구원은 한진해운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0.4% 늘어나지만 영업이익은 740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손실 폭은 작년 1분기의 -2183억원보다 크게 적지만 작년 4분기 -598억원에 비해선 크다.
윤 연구원은 한진해운의 1분기 운임은 작년 4분기와 비슷하고, 컨테이너 수송량은 계절적인 비수기 영향으로 전분기대비 6.1% 줄어든 것으로 추정했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컨테이너 수송량은 6.9% 늘어났고, 운임은 9% 상승한 것으로 관측됐다. 이 밖에 영업외 부문에서 1분기 동안 원·달러 환율이 41.4원 상승해 원화부채를 대상으로 961억원의 외화환산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윤 연구원은 "선사들의 적극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으로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엔 상반기에 운임이 급등한 바 있지만 올해는 운임 인상이 잘 되지 않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작년 초부터 미국의 주택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것이 컨테이너 해운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지만 최근의 몇 가지 지표를 보면 주택경기 회복이 해운 수요 증가로 잘 연결되지 않는 것 같다"며 "미국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해된다"고 했다.
미국의 신규주택 착공건수는 지난해부터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아시아발 미주행 컨테이너 해운수요는 0.4% 감소했으며 미국의 수입 증가세도 현저히 둔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윤 연구원은 "컨테이너 운임은 성수기 진입 효과로 8~9월까지 점진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지만 올해 순이익을 낼 만큼의 운임인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했다.
KTB투자증권도 예상 영업손실 폭을 늘려 잡았다. 신지윤 연구원은 한진해운 탐방 보고서에서 "(평균) 운임을 1280달러대로 보고 영업적자를 261억원으로 예상했으나 운임은 1250달러 수준에 머물고 적자 폭은 500억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물동량은 1년 전에 비해 9%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신 연구원은 한진해운이 회사채 만기 도래로 유동성 위험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규모는 4월 1100억원, 5월 2500억원이다. 한진해운은 최근 국내 500억원, 해외 1억5천만달러의 회사채를 발행해 상환에 대비하고 있다. 다음 만기는 내년 2월 500억원이다.
다만 선박부채 올해 상환액은 감사보고서 상 1조9천억원에 이르지만 만기 연장 합의 등으로 실제 상환액은 3500억~4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한진해운의 4월 운임 수준은 미주 약 1850달러, 유럽 약 1450달러인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4월에는 미주 유럽 모두 1700달러 수준이었다.
신 연구원은 소석률(선복 대비 화물적재율)은 미주 100%, 유럽 92% 수준이며, 미주는 5월 인상으로 운임이 20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하지만 유럽은 현 수준에서 횡보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반기 머스크라인의 1만8000TEU급(EEE클래스) 컨테이너선 인도도 유럽항로에 부담 요인이다. 신 연구원은 "계절성을 뛰어넘는 시황 반등이 되려면 유럽노선에서 물동량이 회복돼야 한다"며 "계선을 통한 공급조절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연구원은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는 한편 목표주가는 1만5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낮췄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많이 본 기사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