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4-03 09:15
적자늪에 허덕여온 해운업계 한숨 돌리게 됐다. 올해 흑자전환의 바로미터가 될 1분기 실적이 지난해보다 대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STX팬오션 등 주요 선사들의 올해 1분기 영업적자 규모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최대 7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잠정 추정됐다.
한진해운은 올 1분기 실적을 결산한 결과 지난해 1분기보다 영업적자폭이 1000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분기 218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올 1분기에는 손실폭이 1000억원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에서는 300억원 안팍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와 달리 3월달부터 운임 인상이 추진되면서 성수기인 2~3분기 실적개선폭도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진해운은 지난달 15일 유럽 노선의 컨테이너선운임을 1TEU(20피트 컨테이너)당 700달러 인상했고 이달 들어서는 미주노선 운임을 1FEU(40피트 컨테이너)당 400달러 올렸다. 미국 주택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가구제품 수송량이 늘어나고 있어 운임 인상 전망이 밝은 편이다.
한진해운은 당초 지난해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1분기 영업손실폭이 2000억원대로 확대되면서 2, 3분기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했음에도 1분기 적자 규모를 만회하지 못했다. 결국 연간 1436억원의 영업적자로 마감했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1분기 실적으로 성급히 올해 전체 실적을 이야기하는 것은 조심스럽지만 지난해 예상치 못한 1분기 실적이 흑자전환의 발목을 잡았다는 면에서 올해 1분기 실적은 매우 선방한 편"이라고 전했다.
현대상선도 1분기 영업적자 규모가 지난해 2000억원대에서 올해 600억원대로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적자확대의 주요 원인이었던 벌크선 시황이 바닥을 치고 올해 완만한 상승국면을 나타낼 것으로 보여 흑자전환 달성 가능성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현대상선 고위 관계자는 "1분기 시황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좋게 나오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조심스럽긴 하지만 흑자전환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벌크선사인 STX팬오션 역시 지난해 1분기 1300억원대 적자에서 올해 400억원 가량까지 축소될 것으로 관련업계는 예상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대형 화주들과 운임 인상 논의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5월 이후에는 절대운임 자체가 상승하는 효과가 발생해 실적 턴어라운드에 단초를 마련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 해운업체들은 흑자전환을 목표로 수익성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 투자 축소와 자산 매각까지 이익 개선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 중이다. 신규 선박 발주를 줄이고 기존 보유 선박을 매각해 현금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북동부 잭슨빌 지역에 건설할 계획이던 3억달러 규모의 전용터미널 사업을 접기도 했다. 해운업황이 회복될 때까지 신규 투자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재무상황이 악화일로인 해운사들에게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해서 내년까지 무사히 버티는 것이 최대의 목표"라며 "1분기 적자규모 축소로 상당히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 코리아쉬핑가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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