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조원에 이르는 손실을 낸 현대상선이 신용등급 하락이란 결과를 받아들게 됐다.
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3대 신용평가사는 25일 현대상선의 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직전 신용등급인 A(부정적)에서 하향 조정한 것이다. 현대상선의 기업어음 신용등급도 A2에서 A2-로 떨어졌다.
신평사들은 수익창출력이 약화된 가운데 재무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을 신용등급 강등의 근거로 내세웠다. 현대상선은 금융위기 이후 선박 공급 확대와 물동량 증가율 둔화, 연료유가격 상승 등으로 전반적인 수익창출력이 약화된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엔 컨테이너 부문 수익성 회복이 여의치 않은 가운데 벌크 부문의 적자 폭이 커지면서 영업실적이 당초 예상치를 크게 밑돌았다.
해운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누적적자 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선대 확충을 위한 투자가 병행되면서 재무부담도 빠르게 가중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순차입금은 5조6344억원, 부채비율은 799.1%에 이른다.
향후에도 주요 선사들이 계선확대, 감속운항, 적극적인 운임인상 동참을 통해 시황개선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글로벌 경기둔화 속에 대형선 위주의 선박공급이 지속되고 있어 시황 개선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다.
다만 지난해 12월 유상증자를 통해 1969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등 일정수준의 유동성을 확보한 가운데 장래채권, 유형자산, 보유지분 등을 활용한 자금조달 계획을 갖추고 있어 시황침체의 장기화와 자금조달 여건 저하에 대비한 일정수준의 재무융통성은 양호한 편이라고 신평사들은 전했다.
한기평 송태준 평가3실장은 “일정수준 운임인상이 이루어진 컨테이너보다는 과거 고가로 용선계약을 체결한 벌크선 부문의 실적부진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선복량 과잉우려가 여전한 데다 운임지수의 변동성이 확대추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큰 폭의 실적회복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상선은 주력인 컨테이너 부문에서 세계 16위의 운항선대(알파라이너 기준)를 보유하고 있으며, 동아시아-미주 노선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는 국내 대표적 해운선사다.
한편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현대상선의 회사채 규모는 7200억원이다. 지난 8일 만기 도래한 2400억원의 상환을 마쳤으며 5월과 10월에도 각각 2000억원과 2800억원을 갚아야 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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