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1-17 07:40

세계 최대선사 머스크의 에코십 투자에 주목하자

세계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해운업계의 시름은 깊기만 하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국내 선사들과 마찬가지로 세계 유수선사들 모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반면 세계 최대 해운사인 머스크는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1위의 자리를 더욱 확고히 하고 있다. 머스크의 전략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머스크는 지난해 6월 1년 뒤인 올 6월부터 열릴 '프레스 데이'의 초청장을 발송했다.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실제로 머스크는 이후 2012년 3분기 실적에서 이를 입증했다. 머스크의 지난해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6억2900만달러와 21억4100만달러를 기록했다. 컨테이너선 부문의 영업이익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3분기 컨테이너선 부문의 매출은 69억6200만달러로 2분기보다 4.9%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106.4% 늘어난 5억4700만달러였다. 영업이익률은 7.9%에 달했다. 같은 기간 한진해운의 컨테이너선 영업이익은 21.9% 증가한 845억원이고, 영업이익률은 3.4%였다. 현대상선은 흑자전환한 731억원, 영업이익률은 4.8%를 기록했다.

이같은 수익성의 차이는 보유하고 있는 선박의 연료효율성 때문이란 분석이다.

박무현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세계 경기가 좋았던 2008년 상반기까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수익성은 머스크와 비교해 손색이 없었다"며 "머스크는 10년 전부터 친환경선박(에코십)에 투자를 해왔지만 이는 경기가 좋던 시절에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고, 2010년부터 친환경선박을 앞세워 수익성이 다시 국내 해운사를 웃돌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2008년까지 해운업계는 선가가 낮은 중국으로 발주량을 늘렸지만, 머스크는 2000년부터 인도받기 시작한 컨테이너선 207척 중 121척을 한국에 발주했다. 비싸지만 연료효율성이 높은 친환경 선박에 투자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선두업체는 후발주자와 간극을 벌리기 위해 운임을 낮춰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쓴다"며 "머스크의 영업이익률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다른 선사에 비해 운임을 인하할 여력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 경쟁구도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면 친환경선박에 대한 과감한 선대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머스크의 친환경선박 투자는 지속되고 있다. 머스크는 2011년 대우조선해양에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인 '트리플 E' 20척을 발주했다. 친환경 ·고효율 선박인 '트리플 E'는 기존 1만5500TEU급 EMMA 머스크와 비교해 적재량을 16% 늘어나지만, 추진마력은 감소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약 50% 이상 줄였다. 연료효율성이 높아진 '트리플 E'는 올해부터 연간 5~6척이 인도될 예정이다.

한진해운은 지난해 1만3100TEU급 5척, 올해 4척을 인도받는다. 현대상선은 2014년 이후에 순차적으로 1만3100TEU급 5척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머스크는 올 6월부터 열릴 '프레스 데이'에서 자신들의 친환경선박 경쟁력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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