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사 유연탄수송 재입찰 수순…"글로비스 자격 없다"

현대글로비스의 자격 박탈로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들의 유연탄 장기수송 입찰은 유찰로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국토해양부는 26일 현대글로비스는 해운법상 현대제철 물량을 해상운송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현대글로비스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제철과 계약한 운송실적을 내세워 이번 발전사 수송 입찰에 참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제철과 체결한 운송계약은 국제물류주선업자로서 체결한 것"이라며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제철과 선사로서 해상운송계약을 했다면 대형화주와 계열사간 해상운송 계약을 금지하고 있는 현행 해운법상 위법행위가 된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 같은 유권해석을 장기수송입찰 주관사인 한국남부발전측에 금명간 통보할 방침이다.

결국 국토부의 유권해석대로라면 현대글로비스는 발전사가 제시한 입찰 참가 자격 중 해상운송 실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발전사는 입찰 공고에서 "외항운송 사업면허를  보유한  국내선사로서 최근  1년간  국내회사에  100만t 이상  유연탄 또는 철광석  운송실적(파나막스급  선박 이상) 보유 선사 또는 입찰공고일 현재 국내  발전회사나  제철사에  1년  이상  장기수송계약 이행실적을 보유한 선사"로 참가자격을 내걸었다.

현대글로비스의 자격이 박탈될 경우 경쟁입찰로 치러지는 이번 유연탄 장기수송 입찰도 재입찰 과정을 밟아야 한다. 발전사 관계자는 "현재로선 (글로비스 자격에 대한) 공식적인 문서를 받지 못했다"며 "만약 (글로비스가) 자격이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면 자동적으로 유찰이 된다"고 말했다.

발전사측은 국토부로부터 판단결과에 대한 공문을 받으면 선사들 의견을 물은 뒤 곧바로 재입찰에 돌입할 계획이다. 발전사 같은 관계자는 "국토부로부터 회신을 받는 즉시 입찰 재공고가 발표될 것"이라며 "입찰참가신청 마감은 10일 후로, 오늘 재공고가 나간다면 1월4일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남부발전과 중부발전 동서발전 서부발전 남동발전 등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5곳은 지난 10일 15만t급 벌크선 9척을 운항하는 유연탄 장기수송계약 입찰을 진행했다. 계약물량은 연간 100만t안팎이며, 장기수송계약 기간은 18년이다. 유연탄 수송계약의 총 운임규모는 2조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추정된다. 발주 물량은 2015년부터 발전회사별 소요시기에 맞춰 순차적으로 투입될 예정이다.

한진해운·현대상선·SK해운과 현대글로비스·폴라리스쉬핑이 각각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한 가운데 입찰 마감날인 지난 21일 선주협회가 대형화주의 해운업 진출을 제한하는 ‘해운업 24조’를 근거로 현대글로비스의 입찰자격을 문제삼으면서 낙찰자 발표가 무기한 연기됐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