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금상선은 그동안 중고선 도입 방식으로 선대 확장을 꾀해왔다. 올해 중고선 또는 리세일 인수 방식으로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탱크선 등을 3억달러 이상 매입했다. 지난해에는 중고선 시장에서 약 2억7200만달러를 사들였다.
장금상선이 세밑을 앞두고 6억2천만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신조선 발주에 나선다. 대상은 MR(미디엄레인지)급 탱크선이다.
4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장금상선은 현대미포조선에 5만2000t(재화중량톤)급 탱커 20척(옵션 10척 포함)을 발주할 예정이다. 선가는 척당 3100만~3200만달러선인 것으로 파악됐다.
장금상선은 발주가 확정된 첫 10척의 경우 2014년과 2015년 인도 조건으로 조만간 현대미포조선과 건조계약을 체결할 전망이다. 옵션분은 아직까지 건조 일정이 결정되지 않았다.
신조선은 세계적인 석유회사인 로열더치쉘이 진행하는 '실버프로젝트'에 5년간 용선될 예정이다. 장금상선은 일일 용선료 1만2000달러에 더해 이익을 추가로 나누는 조건으로 쉘과 용선계약을 체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금상선이 쉘과 거래한다는 소식에 업계는 뜻밖이란 반응이다. 쉘의 실버프로젝트에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계 선주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점쳐졌기 때문이다.
최근 해운 불황으로 선박금융이 붕괴된 상황에서 장금상선은 최근 견실한 실적성장을 배경으로 국내 은행권으로부터 막대한 규모의 선박금융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쉘이 파트너로 낙점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용선료가 낮은 데다 용선 기간도 짧아 장금상선이 탱커 신조를 통해 얻는 수익은 제한적일 것이란 견해를 내놓기도 한다.
발주가 확정될 경우 중고선을 통해 초대형유조선(VLCC)과 아프라막스 탱커를 도입해온 장금상선은 대규모 신조선 발주와 함께 MR 탱커 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하게 된다.
탱커 신조를 맡는 현대미포조선은 150척 이상이 올라 있는 수주잔량 목록에 20척을 추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이번 탱크선 신조의 경우 가격이 높지 않아 손익분기점 수준의 이익을 내는 데 그칠 것으로 분석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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