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해운불황이 여전하지만 호주항로는 전반적으로 안정된 시장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어 여유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그 ‘안정’이 하향평준화 된 수준이라는 점이 함정.
아시아·오스트레일리아협의협정(AADA)은 11월에 특별히 운임회복(RR)을 실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난 10월15일에 시행했던 운임회복이 성공을 한 채로 당시 운임이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다고 한다.
당시 AADA 측이 유도했던 인상 폭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250달러, 40피트 컨테이너(FEU)당 500달러씩이었다. 11월까지는 그나마 호주항로 수요가 순조롭게 뒷받침 돼 더 이상 운임이 떨어지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호주항로의 물동량 같은 경우도 AADA 회원과 비회원을 합쳐 6천TEU 정도 나왔다고 하니 지난해 같은 기간 6500TEU 보다는 주춤하긴 했지만 연간 평균치를 갉아먹지는 않고 있다. 소석률도 90% 이상을 기록했다.
이처럼 호주항로는 큰 파동 없이 잔잔하게 유지되고 있지만 그 ‘안정’ 뒤에는 수익성이 낮다는 그림자가 있다. 운임이 올랐다고 해도 손익분기점으로 쳐지는 1400달러는 아직까지 먼 길이고, 물동량도 변화는 없지만 1월~10월 누적 물동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 줄어들었다.
심지어 지난해 한국-호주항로의 1월부터 10월까지의 누적 물동량은 2010년 같은 기간보다 17% 증가한 바 있고 아시아 전체를 두고 봐도 2010년 대비 2011년에는 3%의 물동량 증가가 있었다.
아시아-호주 항로에 참여하는 국가로 크게 한국과 일본, 중국, 홍콩, 대만을 꼽을 수 있는데 이 중 중국을 제외하고는 물동량이 예전에 비해 대다수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운임 수준은 이 다섯 개 국가 중 유독 한국이 최하위에 머물며 건강하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안타깝다.
한편 겨울철을 맞이해 호주항로에서는 12월 첫째 주부터 ‘비수기(슬랙시즌) 프로그램’을 실시한다. 11월 넷 째 주를 마지막으로 크리스마스를 대비한 물량이 모두 빠져나가고 그 이후로는 바로 비수기 체제로 돌아서는 것.
올해 비수기 프로그램의 목표는 한 주당 3800TEU 씩, 즉 AADA를 구성하고 있는 6개의 컨소시엄(NEAX·COSCO, AANA, ML·MSC, CKA, AAS, 기타 등) 별로 돌아가며 선박을 한 척씩 계선코자 한다. 이로써 줄어든 수요를 만회하고 운임을 안정화 하고자 하는 의도다.
호주항로에 취항하는 한 선사 관계자는 “매년 시행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요즘같이 시황이 안 좋고 경쟁이 심한 상황에서 주당 4천TEU 정도만 휴항하는 건 ‘새 발의 피’ 효과만 보지 않을까”하는 의문을 품기도 했다. 이에 AADA 측은 “호주의 공정거래법(Trade Practice Act) 상 과도하고 인위적으로 운항 횟수를 줄이면 일종의 담합 혹은 독점으로 간주돼 제재가 가해질 지도 모른다”고 일축했다.
규모가 어찌됐건 호주항로에 취항하는 선사들은 한 결 같이 앞으로 다가올 본격적인 비수기에 선방해 건전한 운임 수준이 지켜지길 바라고 있다.
AADA가 비수기 프로그램을 가동한 후 처음으로 실시하게 될 운임회복은 내년 1월1일로 예정돼 있지만 정확히 그 규모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 김보람 기자 brkim@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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