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올해 들어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을 사선 및 용선 형태로 각각 도입하며 선복 강화를 꾀했다. 사진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도입한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한진수호>호(위 사진)와 <현대투게더>호. |
우리나라 컨테이너선사들의 선복량 순위가 상승곡선을 그렸다. 특히 2000년대 들어 경쟁선사들의 공격적인 선대 확보에 밀려 순위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올해 신조선 도입을 배경으로 상위권 도약을 꾀하고 있다. 현대상선의 가파른 상승세는 사뭇 눈에 띈다.
9일 프랑스 해운조사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컨테이너선 선복량 36만3000TEU로, 세계 컨테이너선사 순위 14위를 차지했다. 연초에 비해 4계단 상승한 것이다.
대형선 위주로 용선 선대를 재편한 게 순위 상승의 비결이다. 용선은 46척 26만3000TEU로, 지난 1월 초에 비해 2척 5만9000TEU가량 늘어났다. 반면 사선은 17척 10만TEU로 연초와 변화 없었다.
현대상선의 컨테이너선 선복량 순위가 오른 건 지난 2006년 1월 이후 6년여 만이다. 현대상선 순위는 2006년 1월 20위에서 18위로 2계단 오른 뒤 그 상태를 줄곧 유지해 왔다. 올해 1월에도 29만3000TEU로 18위의 순위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 2월 그리스 컨테이너선 전문 선주사인 다나오스로부터 용선한 초대형 신조선이 인도되며 현대상선의 순위도 상승하기 시작했다.
현대상선·한진해운 대형선 도입으로 선복 증가
현대상선은 지난 2월 중순께 첫 번째 선박인 <현대투게더>를 넘겨받은 뒤 4개월 만에 초대형선 시리즈의 용선 도입을 마무리했다. 현대상선은 다나오스로부터 이 선박들을 12년간 빌렸다.
현대상선은 10척 9만TEU의 신조선을 발주해 놓고 있어 추가적인 순위 상승도 기대된다. 지난해 대우조선해양에 직접 발주한 또 다른 1만3100TEU급 선박은 2014년에 인도될 예정이다.
한진해운도 사선과 용선선박의 고른 증가로 소폭이지만 순위 도약을 일궜다. 한진해운은 이날 현재 109척 57만5000TEU의 선복량으로 8위에 랭크됐다. 연초에 비해 사선이 6척 5만9000TEU, 용선선이 3척 3만8000TEU가량 증가하며 순위도 한 계단 올랐다.
한진해운은 지난 2000년까지만 하더라도 선복량 순위 4위의 세계 톱5 정기선사였다. 하지만 유럽 및 중국계 선사들의 약진에 밀려 2009년에 11위까지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이후 1만TEU 신조선 도입 등 선대 확장전략으로 지난해 9위로 올라섰으며 올해 <한진수호>호 등 1만3100TEU급 초대형선을 잇따라 도입하며 순위 상승을 꾀했다.
이밖에 고려해운 39척 5만3900TEU(27위), STX팬오션 21척 3만9900TEU(31위) 흥아해운 25척 2만3200TEU(47위), 장금상선 23척 1만9400TEU(51위) 남성해운 22척 1만7800TEU(55위) 천경해운 13척 7200TEU(83위) 순으로 세계 100대 컨테이너선사 순위에 국적선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고려해운을 제외하고 연초에 비해 모두 순위가 상승했다. 특히 천경해운은 14계단이나 순위가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고려해운은 한 때 순위가 한 계단 하락했다가 10월 들어 1000TEU급 선박 1척을 용선하면서 다시 연초 순위를 회복했다.
CSAV·하파그로이드 순위하락, 에버그린 상승세
순위가 크게 하락한 선사로는 국내외 선사 통틀어 칠레 CSAV를 꼽을 수 있다. 이 선사는 1월 14위에서 이날 현재 20위로 순위가 크게 떨어졌다. 현대상선과 순위 바꿈을 하다 못해 싱가포르 퍼시픽인터내셔널라인(PIL)과 쿠웨이트계 유나이티드아랍쉬핑(UASC)에도 추월당했다.
비용 절감과 채산 확보를 위해 용선 선박들을 대거 반선한 게 순위 하락의 결정적인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CSAV의 선복량은 84척 37만8000TEU에서 59척 26만4000TEU로 10개월 새 11만4000TEU 감소했다. 사선은 1척 4000TEU 감소하는 데 그쳤으나 용선선박은 24척 11만TEU나 줄었다.
독일 하파그로이드도 사선과 용선선을 나란히 2척씩 처분 또는 반선하면서 순위가 두 계단 하락했다.
반면 대만 에버그린은 연초 7위에서 5위로 2계단 상승했다. 최근 8000TEU급 초대형선을 인도받기 시작하면서 전체 선대가 20척 12만TEU가량 늘어났다. 사선이 5척 4만5000TEU, 용선선박이 15척 7만4000TEU 확대됐다.
일본선사들은 순위 변동이 거의 없었다. K라인은 한 계단 순위가 올랐으나 나머지 두 선사는 제자리를 지켰다. 중국선사의 경우 코스코컨테이너라인(코스콘)은 한 계단 상승한 반면 차이나쉬핑컨테이너라인(CSCL)은 한 계단 순위가 떨어져 대조를 보였다.
세계 3대 컨테이너 선사들은 굳건히 지켰다. 3위와 4위의 격차가 워낙 큰 까닭에 이변이 없는 한 3대 선사들의 순위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3위 프랑스 CMA CGM과 4위 코스코의 선복량은 63만6000TEU나 차이가 난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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