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항로 취항선사들이 하반기 운임회복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선사들은 물동량 약세로 시장의 수급균형이 깨진 가운데에서도 운임을 올리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중항로 취항선사들은 지난달 30일 중국 칭다오 샹그릴라호텔에서 긴급회동을 가졌다. 회의 목적은 운임회복이었다. 국적선사들은 천경해운을 제외하고 본사 임원 또는 팀장을 회의에 참석시켰다. 그만큼 선사들에게 한중항로의 운임회복은 핵심 키워드였다.
선사들은 이날 회의에서 수출항로에서 유가할증료(BAF) 징수율을 높이는 한편 수입항로에서 마이너스 운임을 없애는데 합의했다. 노선별로 운임인상 폭은 천차만별이지만 평균을 따져 봤을 때 20피트 컨테이너(TEU) 기준으로 수출항로는 50달러, 수입항로는 100달러가량 인상하게 된다.
취항선사 단체인 황해정기선사협의회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선사들이 운임을 제대로 받아 운항비용을 상쇄하자는 데 이번 회의의 초점이 맞춰졌다”며 “국적선사들이 (운임회복을 위해) 어렵게 싸워오다 중국선사들까지 합류하게 돼 시너지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사들은 회의 결과를 토대로 9월15일부터 운임회복에 들어갔다. 한중 양국의 최대 명절인 추석과 국경절이 올해엔 공교롭게도 시기적으로 맞물린 터라 연휴 전 밀어내기 물량 효과가 클 것으로 보고 이때를 운임회복의 적기로 점찍었다. 상반기에 이은 올 들어 두 번째 운임회복 프로그램이다.
그로부터 보름 정도 지난 가운데 선사들은 운임회복 성공률이 당초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고 전했다. 추석 및 국경절 전 밀어내기 물량이 예상보다 저조했던 까닭이다. 선사들은 9월 하순께 밀어내기 물량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상은 전달 대비 소폭 물량이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상하이항운거래소가 매주 발표하는 상하이발 한국행 해상항로 운임은 TEU당 8월 말 187달러에서 9월14일 209달러로 오른 뒤 일주일만에 다시 2달러 하락했다. 결국 상하이항운거래소 발표로만 놓고 봤을 때 선사들의 운임회복 프로그램으로 수입항로 운임은 20달러가량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취항선사 한 관계자는 “예년엔 9월 말엔 선복이 부족해 예약을 자르기 바빴는데 지금은 국경절 밀어내기 물동량이 실종됐다”며 “화물이 약세를 띠면서 운임회복도 신통찮다”고 했다.
선사들은 볼라벤과 덴빈 산바 등 잇따른 태풍 내습으로 선사들의 운항 일정이 차질을 빚은 것도 물량 약세에 한몫했다고 전했다.
<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
많이 본 기사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