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10-13 11:30

이호영칼럼/ 유럽물류를 알면 글로벌 물류가 보인다

이호영 함부르크항만청 한국대표
이호영 함부르크항만청 한국대표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국제물류, 글로벌물류가 각광받으면서 물류회사들도 저마다 국제적인 삼자물류(3PL)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사실상 섬나라 물류, 그리고 단일국가 물류에 오랜 시간 익숙해져 왔으므로 다국가 간 물류시장에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의 물류학자들도 대부분 일본이나 미국에서 공부를 마쳐 물류의 지식이 그쪽 나라의 물류사정에 기초하고 있다.

미국이나 일본의 물류는 하나의 제도와 하나의 법령에 지배받는 단일국가물류이므로 삼면이 바다로 막혔고 북쪽마저 북한으로 막혀 있어 섬나라와 다를 바가 없는 우리나라의 단일국가물류사정과 공통성이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는 국내물류에 치중한 우리나라의 물류업계는 미국이나 일본에 기초한 물류이론과 기법에 잘 맞아 왔다. 하지만 국제물류의 시대를 맞고 보면 이러한 이론과 지식으로는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왜냐하면 국제물류는 다국가 간 물류로서 양상이 보다 복잡하기 때문이다.

반면 유럽의 물류는 여러 나라를 경유하게 되는 물류로서 여러 나라의 법령, 여러 나라의 제도에 지배를 받는 국제물류, 즉 다국가 간 물류이다. 따라서 이들 경유국가들의 법령과 제도를 모두 숙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우 내륙운송시장이라야 불과 450km밖에 안 되고 그것을 대부분 ‘트럭’이라는 한 가지 방법에만 의존하고 있으니 누가 운송하던 물류비용이나 운송효율은 비슷하게 나오게 되지만 유럽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유럽에서는 운송거리가 길게는 수 천 킬로미터에 운송방법과 운송루트도 다양해서 하나의 정답이 없다. 이러니 운송루트별 비용이 항상 변하고 있기 때문에 운송을 할 때마다 모든 방법별로 비용을 비교해야 최적의 물류를 할 수가 있다. 따라서 글로벌 물류에 접근하려면 이러한 유럽식 다국가 간 물류의 개념에 익숙하지 않고는 시장적응력에 뒤질 수밖에 없다.

이용하는 항만의 경우만 해도 그렇다. 한국의 경우 원양외항선은 인접한 부산과 광양항을 이용하는 방법 밖에 없지만 유럽의 경우에는 북유럽항만, 지중해항만, 아드리아해항만 중 어느 항만을 이용해 어디의 내륙지점으로 연결하느냐도 따져야 하는데, 이 사정이 수시로 변화하기 때문에 상황변화에도 늘 민감하게 깨어 있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무역의 장벽이 걷혀가고 세계화가 심화되면서 우리나라의 물류는 북한을 통해 유라시아대륙을 지나 유럽에 이르는 대륙물류, 글로벌 물류의 시대를 열 명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한반도 안에 갇혀 있는 지금까지의 물류개념만으로는 어렵다. 유럽물류를 통해 글로벌 물류의 개념을 익혀 유라시아물류시대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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