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28 10:40

불안한 해운시황과 리스크 관리능력의 중요성

최근 피랍 직전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 한진텐진호의 운항선사 한진해운과 상대적으로 비교되는 것이 해적수난의 삼호해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다. 한진해운은 해적 피랍시를 대비, 최고경영자의 진두지휘하에 철저한 준비를 한 결과 이번에 한 명의 인명사고 없이 위기를 잘 대처했다. 하지만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수난을 당하며 경영난에 봉착했던 삼호해운은 높은 선가에 선박을 구입한 것이 직격탄이 돼 이번에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법원에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해운환경은 한치 앞을 볼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하다. 해운환경흐름이 악화일로에 있어 리스크관리능력 측면에서 한진해운과 삼호해운은 자연히 비교대상이 된 것이다.

최근 벌크선운임지수(BDI)는 50여일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가 하면 전선형서 운임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벌커시황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중국의 경우 중국 주요 항만의 철광석 재고량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벌크선운임지수가 단기간 회복세 전환은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컨테이너 정기선시황은 올들어 벌크선에 비해선 시황이 안정될 것으로 전망됐지만 유가급등, 중동사태, 동일본 대지진 등 해운시황에 큰 영향을 미칠 걸림돌들이 돌출해 당초 예상을 번복케 하고 있다.

1분기 유수선사들의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물론 비수기에다 유가급등에 따른 운항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선복과잉상태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운임하락세는 지속, 결국 영업이익에 큰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일부 해운전문가들은 1분기 손실결과에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운항원가에서 차지하는 벙커C유의 비중이 20%를 넘다보니 유가부담을 감당해 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벌크선 시황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선사들을 답답케 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전 세계 노후 벌크선 해체 매각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벌크 시황침체에 유가 상승 등이 겹친 결과라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3월 전 세계 노후선 해체매각 규모는 83척, 350만DWT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4월 이후 월간 최대치다. 특히 벌크선 시황침체로 벌커 해체매각 척수가 큰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벌크선 해체 매각 규모의 증가를 긍정적 입장에서 해석하는 해운전문가도 있다. 선복이 줄어들면서 향후 벌크선 시황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선 벌크 업황이 극심한 부진을 보이는 상황에서 선박해체의 증가는 벌크선업계의 구조적인 문제인 공급과잉을 일부 해소할 수 있어 향후 시황에는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 정기선의 경우 5월부터 본격적인 성수기를 맞게 된다. 북미항로의 연간운임계약도 쉽지는 않았지만 대부분 체결되면서 일부 운임인상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올 북미 SC체결은 일부 화주들이 계약기간이 1년 단위가 아닌 복수년으로 하자는 주장도 있었기에 상당히 교섭과정이 난항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성수기를 맞아 선사들이 보다 공격적인 운임정책을 펼 것으로 보이고 공동운항을 더욱 확대하면서 서비스 노선의 다각화등을 꾀하면서 수익성 노선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요즘과 같은 시황변화 예측이 어렵고 해운환경이 급변하는 시기에는 최고경영자의 리스크 관리와 시스템의 대처 능력이 한 회사의 경쟁력, 생존력을 높일 수 있는 것이다. 호불황의 주기가 불규칙화돼 버린 상황에서 항시 어려운 시점을 염두에 두고 경영합리화를 꾀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할 때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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