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3-14 07:20
일본 대지진 대책 비상...일본발 환적화물 등 대비
해운물류업계를 비롯한 국내 전산업계가 일본 대지진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비책을 강구하고 있다. 11일 발생한 일본의 대규모 지진과 해일의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중동발(發) 고물가에 대응해온 정부가 이번에는 日 대지진에 대응한 총력대응체제를 가동했다. 현재까지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할 수 없어 실시간 점검대응체계를 가동하는 한편, 필요할 때마다 선제적 대응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지진이 발생한 11일 이후 12,13일에는 전 부처의 관련 공무원들이 출근해 각 부처별, 부처 간 연쇄 대책회의를 통해 상황을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이명박 대통령도 11일 저녁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주재했으며 각 부처들은 내부회의를 통해 소관 분야별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기획재정부는 11일 오후 9시30분 임종룡 1차관 주재로 비상대책반 회의를 소집해 내부적으로 상황을 점검하고 24시간 모니터링에 들어간 데 이어 12일 낮에는 임 차관 주재로 경제부처 고위급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제상황점검회의를 열었다. 지식경제부도 11일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점검하고자 안현호 1차관을 반장으로 4개 대응반을 구성했고 국토해양부도 같은 날 상황실을 설치하고 도로, 항공, 철도, 수송, 주택, 수자원, 해양 등 7개 상황반으로 나눠 모니터링에 들어갔다.
금융분야도 금융감독원이 11일 오후 비상종합상황반을 설치한데 이어 금융위원회는 13일 비상금융합동점검회의를 열어 금감원과 함께 비상금융통합상황실을 24시간 가동키로 했다. 한국은행도 12일 이주열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었다.
정부는 13일 오후 2시에는 윤증현 재정부 장관 주재로 정부과천청사에서 16개 부처가 참석한 가운데 긴급경제정책조정회의를 가졌다. 윤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일본 대지진이) 현 단계에서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나, 불확실성이 커 상황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면서 "일본 대지진의 영향이 부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각 부처는 소관사항에 대해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는 한편, 필요시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국내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각 부처는 전날 열린 경제금융상황점검회의에서 경제분야 합동대책반을 구성해 국제, 국내금융, 곡물ㆍ석유 등 원자재, 산업ㆍ교역, 물류ㆍ수송, 관광 등 분야별로 일일상황 점검ㆍ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유출 등을 감안해 원전관련 대책반을 추가로 구성하기로 했다.
이날까지 각 부처가 파악한 상황에 따르면 정부는 우선 일본 경제의 피해정도에 따라 우리경제에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단기적이고 제한적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일본의 실물경제가 크게 위축되는 등 피해가 커질 경우 세계경기, 산업, 관광경로 등을 통한 피해를 예상하고 재정부 1차관을 총괄반장으로 한 경제분야 합동대책반을 운영 중이다. 대책반은 일본에 대한 구호, 복구 지원이 차질없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방안도 마련키로 했다.
산업과 교역부문에서는 현지 진출한 우리기업은 대부분 생산시설이 아니라 지사나 상사로서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 조선, 철강, 반도체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일정수준의 부품소재 재도고 이미 확보해 놓은 상태. 그러나 일본의 생산차질과 물류마비가 상당기간 지속시 일부 업종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경부는 현지 진출기업 등을 통해 정확한 피해규모를 집계하고 있으며 주력 업종을 중심으로 대일본부품소재 수급실태 조사에 나섰다.
정부는 항공부문은 임시편 투입 여부를 검토하고, 대체노선 안내 등을 통해 여객 수송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해운은 대체운송로를 발굴하고, 일본발 환적화물이 우리나라 항만으로 이전할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나리타, 하네다 공항은 정상운영되고 있으나, 센다이 공항은 폐쇄됐으며 이바라키 공항은 제한적으로 운영중이다. 또한 동북항로 4개 항만(센다이, 오후나토, 이타치나카, 하치노혜 항)이 폐쇄됐다. 물류·수송 부문을 보면 나리타, 하네다 공항은 정상 운영되고 있는 만큼 항공보다는 해운 쪽 영향을 집중 모니터링 중이다. 일본 동북항로의 거점인 센다이, 오후나토, 이타치나카 등 4개 항만이 폐쇄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4개 항만을 이용한 우리 국적선사의 처리물량은 연간 전체 한일 운송량의 3% 수준인 7만1천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에 불과한 만큼 부담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정부는 이에 따라 대체 운송로를 발굴하고 일본발 환적화물이 우리나라 항만으로 이전할 경우에도 대비하기로 했다. 항공의 경우 임시편 투입을 검토하고 대체노선 안내를 통해 여객 수송에 차질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
우리의 최대 수출시장인 농수산물 부문에서는 운송지연 등으로 일부 피해가 우려된다. 일본 동북부에 지진이 발생해 우리나라 동·남해안 어선 조업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에서의 곡물수입은 거의 없는 상황이나, 일본의 곡물수입 변동에 따른 국제곡물가 변동 추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농식품부 등은 수출업체 등을 대상으로 피해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대일본 수출점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가동 중이다. 또한 여진발생 등 기상상황에 대비 어업분야 재해예방 활동강화를 위한 종합상황실도 운영 중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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