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1-10 08:11
제주특별자치도가 해운공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주말 올해 해양수산분야 113개 사업에 1519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가칭) 제주해운공사 설립 기본구상에 대한 용역을 실시한다는 방침도 공표했다. 용역 과업은 ▷국제 해상여객 및 수출입 물동량 전망 ▷해운공사 설립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공사 설립에 따른 소요재원 조달 방안 ▷해운공사 경영에 따른 손익 분석 및 지역경제와 민간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이다.
제주도는 7000만원을 들여 10개월동안 실시되는 이번 용역에서 경제성 등 해운공사에 대한 긍정적 결과가 나오면 내년에 기획단을 구성하는 등 제주해운공사 설립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주도는 외국인 관광객 200만명 유치와 수출 1조원 달성을 최우선 도정 과제로 추진하는 상황에서 한·중·일 직항로 개설 등 해외 해상물류 시스템 확보를 위한 해운공사 설립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4면의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도의 지정학적 특수성에 비춰 해운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해운공사 설립은 어느 정도 타당성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또 해마다 몇백만달러씩 중국으로 가전제품을 수출하던 중견 제조업체가 제주항을 통한 물류비 부담을 못이겨 광주 등 다른 지방으로 떠나는 현실을 고려하면 제주항과 일본·중국을 잇는 직항로 개설은 미룰 수 없는 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필요성과 경제성은 전혀 별개의 문제다. 지금도 수출물량이 많지 않아 경제성이 워낙 불투명, 민간업체들이 운항을 꺼리는 상태에서 제주도가 막대한 자본과 인력을 투자, 해운공사를 설립한다 하더라도 정상적 운영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제주도는 '돈 먹는 해운공사'를 설립하기보다는 차라리 수출업체나 해운업체에 일정액의 물류비를 지원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특히 만에 하나라도 해운공사 설립이 우근민 지사의 관심사항이라는 이유로 추진되는 것이라면 지금에라도 당장 중단돼야 마땅하다.<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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