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09 11:20
중국 조선업계가 '자국 업체 몰아주기'를 배경으로 대량의 선박을 수주하며 5개월여 만에 한국을 따돌리고 수주량 기준 세계 1위에 올랐다.
영국 조선ㆍ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포트가 발표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까지 신조 수주량과 수주잔량에서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으나 4월 다시 중국에 추월당한 후 지난달에도 2위에 머물렀다.
중국은 지난 4월에 74척ㆍ135만1476CGT(재화중량톤수), 5월 52척ㆍ84만3864CGT로 같은 기간 한국의 45척ㆍ106만553CGT, 32척ㆍ 79만6837CGT를 압도했다.
이에 따라 수주잔량도 이달 1일 기준 한국은 1758척ㆍ4949만5799CGT, 중국은 3150척ㆍ5316만8269CGT로 중국이 앞서 있는 상황이다.
중국업체들이 약진한 배경에는 자국 업체들의 신조선박 몰아주기가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까지 정부의 막강한 금융지원을 배경으로 전세계 신조시장을 휩쓸었던 중국 조선업계는 올초부터 고부가가치 기술과 적기 납기, 우수한 품질을 통해 선주들에게 신용을 얻고 있는 한국 업체의 약진에 밀려 수주 경쟁에서 밀리는 분위기였다. 선가 하락이 지속되면서 가격보다는 품질을 우선시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한국 쏠림 현상이 심화됐던 것이다.
하지만 조선ㆍ해운시황이 바닥을 치면서 중국 업체들의 선박 발주를 개시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 이들 업체들중 다수가 자국 기업에 발주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후동조선이 올들어 수주한 7만6000DWT(재화중량톤수)급 벌커 10척중 8척은 철강재를 가공하는 헝허우그룹과 닝보룽성해운등이 발주한 것이며, 중국국영석유회사인 페트로차이나 역시 32만DWT급 초대형유조선(VLCC)을 보하이중공업에, 역시 국영 철강업체인 바오시틸 산하 상하이바오스틸해운도 자국 중소형 조선소와 연안수송 벌커 9척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부터 세계 조선시장에서는 자국업체가 사용하는 선박은 자국 조선업체가 건조하고, 자국 해운업체가 수송해야 한다는 '자국 건조ㆍ자국 수송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에 이어 브라질과 러시아 등 대규모 선박 및 해양 플랜트 발주가 예상되는 이머징 시장에서 특히 두드러지고 있는 현상이다.
내수 수주 물량이 매우 적어 전체 수주량의 100% 가까운 물량을 해외 선사에 의존하는 국내 조선업계로서는 이같은 자국 건조주의가 상당히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세계 1위를 빼앗기기는 했지만 중국의 선박 수주는 아직은 벌커 위주에 편중돼 있어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는 한국이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경기 회복이 가속화 되면 중국내 고가 선박에 대한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므로 이에 대한 국내업체의 대응이 시급하다"고 전했다.<코리아쉬핑가제트>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