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27 10:06
뜻깊은 제 15회 바다의 날을 맞이하게 됐다.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로선 바다의 날은 매우 의미있는 날이다. 하지만 올 바다의 날은 해상에서의 급박한 남북한간 대치상태에서 예사롭지 않은 긴박감속에 맞이했다.
천안함 사태로 남북교역이 전면 중단돼 남북 해상을 이용한 물자 수송은 올스톱 상태다. 인천항, 속초항 등 남북교역 거점항들의 물동량은 벌써부터 감소세가 가시화되고 있다.
올 바다의 날은 남북 해운교류 최악의 시점에서 맞게 됨으로써 새로운 결의에 찬 행사가 될 것 같다.
지난해 남북한간 교역규모는 16억8천만달러로 남한으로부터의 물자 반입규모는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등의 영향으로 전년대비 16%정도 감소한 7억4천만달러로 조사됐다. 남북교역규모는 전체 북한 무역규모의 약 20%로 60%에 달하는 북한의 대중국 무역규모에 크게 못미치지만 무시할 수 없는 비중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남북교역의 중단으로 북한측은 물론이고 남한측도 상당한 경제적 손실이 예상된다.
남북교역 중단으로 북측이 입게 될 경제적 손실은 약 3억7천만달러, 남측이 입게 될 경제적 손실은 약 5조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남북포럼측은 밝히고 있다. 제주해협을 포함한 우리측 해역에 대한 북한 선박의 운항과 입항금지도 북한의 교역활동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남북 양측은 지난 2004년 제 14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합의된 남북해운합의서 및 부속합의서에 따라 남측의 인천, 군산, 여수, 부산, 울산, 포항, 속초항과 북측의 남포, 해주, 고성, 원산, 흥남, 청진, 나진항간에 해상항로를 개설해 남북선박의 운항을 보장해 왔다.
특히 제주해협은 북한 선박이 동서해안을 가장 빨리 오길 수 있는 항로로 주목받아왔으며 동항로를 이용하면 제주 남쪽 공해상을 이용할 때보다 항해거리가 53마일, 항해시간은 4시간 25분 단축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번 남북해상항로의 폐쇄로 북한선박은 제주해협은 물론이고 인천, 군산, 여수, 부산, 울산, 포항, 속초항 등 우리측 항만에 입항할 수없게 된다. 지난 10년전 남북화해시대 개막에서 남북 극한대결로 바뀌면서 남북해운교류는 큰 변화의 새 전환점에 와있다고 할 수 있다.
올 바다의 날은 남북한 극한 대치로 인한 긴장속에서 맞게 됐지만 한편에선 지난해 미증유의 대불황을 지혜롭게 극복한 해운업계의 행사로 치러질 수 있게 돼 한결 마음이 가볍다. 작년 바다의 날은 극심한 해운불황속에서 치러져 맥빠진 느낌도 들었지만 올해는 새 활기속에서 행사를 맞게 됐다.
바다의 날을 축하하듯 우선 해운업계 대표적인 경기선행지수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벌크선 운임지수인 BDI는 4000p선을 돌파하며 1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HR종합용선지수도 500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BDI는 업계의 예상을 뛰어넘는 상승폭을 보이며 지난해 6월 이후 최고 수준을 갈아치웠다.
컨테이너 경기를 보여주는 HR종합용선지수도 지난 5월 19일 기준 479.1로 전주대비 12.5포인트(2.7%) 상승했다. HR종합용선지수는 8주 연속 상승하며 지난 1월 둘째주 이후 최고치로 기록했다. 컨테이너선의 경우 미국 경기 회복으로 미주운임이 상승하고 결국 전반적인 경기 회복을 견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벌크선 역시 중국에서 철광석 수입이 본격적으로 재개하면서 물동량이 늘어난 영향을 받고 있다.
한편 세계 경제의 악재로 꼽히는 유로존 재정위기가 해운업 경기 회복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제 15회 바다의 날은 극과 극의 상황하에서 맞이하게 됐지만 바다의 날을 기해 해운인들의 바다사랑 의지는 더욱 굳건해 질 것으로 확신한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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