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까지 해운시황 선순환 전망”
“한국 시장의 볼륨(물량)이 중요한 게 세계 시장과 경쟁할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 때문이다.”
대표이사에 취임한지 한달을 넘긴 STX팬오션의 추성엽 부사장은 한국 대형화주들의 국적선 이용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웠다.
추 대표는 6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나 켑코(KEPCO, 한국전력) 등은 한국을 대표하는 국영기업 또는 화주기업”이라며 “이들 기업들이 일시적인 이익을 위해서 (국제수송입찰을) 하는 건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1980~1990년대 그들이 배를 못 구해서 얼마나 애를 먹었나. 그럴 때 우리(국적선사)가 도와줬는데 지금은 자신들이 좋아졌다고 외국선사와 경쟁시킨다고 하면 섭섭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한국전력을 직접적으로 가리켜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얘기했는데도 불구하고 (국적선사만의 수송입찰을) 안하고 있다”고 일침을 놨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서 해운기업을 지원키로 약속한 부분을 두고 한 말이다.
반면 포스코는 상대적으로 국적선사와의 관계를 원만히 이어가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포스코는 작년에 15% 가량 도입량을 줄였다가 올해는 반대로 예년보다 15% 늘리고 있다. 올해 스팟텐더(단기수송입찰)를 가장 많이 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해운시황과 경영실적 전망에 대해선 “요샌 환경이 워낙 급변해서 선사들이 실적 목표를 많이 수정하고 있다”면서도 “상반기까지는 선순환으로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이어 “STX팬오션은 지난해 3분기에 해운업계 가장 먼저 순익에서 흑자전환한데 이어 4분기엔 영업이익도 흑자로 돌아섰다”며 “올해는 그 기조를 계속 유지하는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그는 1분기 주요 해운기업들의 흑자전환 전망을 두고 “이 정도로 홍역을 치르고 (흑자경영으로) 간다는 건 해운선사들이 선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날 선대 포트폴리오 구성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해운시황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고 안정적인성장을 할 수 있는 선대를 구성해야 한다”며 “스팟(단기용선)이 30~40%, COA(장기수송계약)가 30~5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해운정보 등 (지식산업)으로 가야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현재 STX팬오션의 선대 구성은 전용선이 30~35%를 차지하고 있고 나머지는 단기용선으로 이뤄져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단기용선 점유율은 작년 조기 흑자전환의 원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낮아진 선가에 맞춰 용선 선박을 빠르게 갈아탈 수 있었던 까닭이다.
그는 또 향후 사업계획으로 “앞으로 3국간 영업에 관심을 갖고 더욱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관련해 “최근 일본이 한국의 차터링(용선)을 통한 3국간 영업을 많이 배우려고 한다. 일본이 사선만 가져선 안된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채용확대 계획에 대해서도 내비쳤다. 그는 “고용에 대해서 많이 생각한다. 내부적으로 (임금 나누기 등으로) 반발이 있을 수도 있지만 밖에 나가보면 자발적으로 인력을 많이 뽑아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회사의 특성은 임원 대부분이 신입사원 때부터 시작한 팬오션맨들이 많다는 점”이라며 “사람이 키핑(축적)되다 보니 리스크 관리에 뛰어나고 호황일 땐 풍부한 노하우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STX그룹의 장학사업에 대해 “학생 수 등에선 적을 수 있으나 장학내용의 질로 보면 상당히 좋은 것으로 안다”고 평가하고 “그룹과 협의해 해운 관련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장학사업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이경희 기자 khlee@ks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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