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25 11:10
6개월새 세계 30위 ‘컨’선사 선대 변화 없어
상위권 선사 기존 발주량 넘쳐 향후 불투명
●●● 전 세계 대형 정기선사들이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나섰다. 선사들이 운임인상과 선복량 조정에 일제히 동참한 것이다. 선사들의 이 같은 신속한 조치로 물동량 증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해운 전문분석기관인 AXS-알파라이너 자료에 따르면 CCNI와 이리슬의 확장을 제외하고 지난해 8월과 올해 3월 사이 대부분 컨테이너선사의 선대는 변화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특기할 만한 점은 컨테이너 선사 30위권엔 국내선사인 고려해운(KMTC)과 이란의 하피즈다랴라인(HDS라인)이 신규 진입했다. 최근 HDS라인은 이리슬로부터 컨테이너부문을 인수해 순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HDS라인이 운영하는 선대는 100% 이리슬로부터 용선한 것이다.
이 같은 선사들의 노력은 해운불황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호황세를 구가했던 지난 몇 년만 하더라도 세계 컨테이너 선복량은 기하급수적인 증가를 보였다. 8백만TEU 밑돌던 세계 10대 컨테이너선사의 보유 선박량이 2000~2009년 사이 3배나 증가한 것이 이를 뒷받침해 준다.
특히 세계 상위권 선사들은 호황기에 발주한 신조선들을 무겁게 안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해운선사들에게 달갑지 않은 소식이 있다. 여전히 신조선 주문량이 상당하다는 사실이다. 컨테이너부문 1위인 덴마크의 AP묄러-머스크는 23일 현재 선대 확장의 19.9%에 해당하는 65척(40만8576TEU)의 신조선을 발주했다. 척수 기준으로 두 번째로 신조선 발주량이 많은 중국의 코스코는 52척(40만1331TEU)의 신조선이 대기하고 있다. 현재 이 선사가 보유하고 있는 선대의 87.5%에 해당한다.
MSC는 척수로는 앞의 두 선사에 뒤지지만 선복량에선 가장 많은 발주량을 기록 중이다. MSC가 발주한 신조선박량은 48척 57만2360TEU에 이른다. 컨테이너 선사 중 3위의 프랑스 해운사인 CMA CGM 또한 선대의 43.2%에 해당하는 53척(44만9643TEU)의 선박을 발주했다.
눈에 띄는 점은 이 선사들은 최근 사업 보고서에서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CMA CGM은 최근 8천만달러의 은행대출을 신청하기도 했다.
반면 세계 4위를 차지한 대만 국적의 에버그린선사는 이들 선사와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여름 31척의 노후선을 해체했으며, 남아있는 용선 선박은 선주에게 반환키로 결정했다. 또 2007년 발주한 신조선 인도를 마지막으로 1만2천TEU급 선박 건조계획을 모두 보류했다. 에버그린의 장융파 회장은 “선복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 선사 관계자는 “에버그린은 현재 선대의 확장은 없지만 다른 선사와 공동운항을 통해 가능한 최적의 선복량을 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점유율을 늘릴 필요 없이 이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선사들은 다만 2006년 이후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다소 비켜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10대 컨테이너선사의 시장 점유율은 2000년 50%에서 2006년 60%로 늘어난 이후 줄곧 비슷한 수준을 나타내고 잇다. 선사들이 선복과잉을 우려해 시장점유율에 크게 치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선사들은 향후 선박 계선량을 줄이고, 선복을 최적으로 이용하길 바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순조로운 운임인상의 실현으로 재정적인 어려움에서 벗어나길 기대하고 있다.
<정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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