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버스등 일부 수입 중고차 연식 대폭 완화

이라크 정부가 일부 중고차의 수입 연식을 확대해 우리나라의 중고차 수출이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외신보도에 따르면 이라크는 생산된 지 2년 이하 된 차량만 허용하는 현행 중고자동차 수입규정을 개정해 버스 등 일부 차량에 대해선 최대 15년 이하 연식까지 수입허용 기준을 확대했다.

1년마다 연장되는 중고차 수입법안에 따라 올해는 9월1일을 기점으로 2007년 이전 생산된 모든 중고차 수입은 금지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바뀐 규정은 20인승 이상 버스와 3t 이상 트럭의 경우 생산된 지 10년 이하까지 수입을 허용했으며 농업용 및 건설용 차량에 대해선 15년 이하까지 수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규정은 오는 9월1일부터 내년 8월31일까지 1년간 시행되며, 특별한 이유가 없을 경우 매년 자동 연장된다.

이라크 정부는 중고 차량부품 수입을 금지하던 기존 규정도 정비해 같은 날부터 모든 중고 부품을 전면 허용토록 했다. 다만 차량을 절단해 들여오는 행위는 금지된다.

이번 수입규정 개정의 주목적은 농업 분야를 촉진하고 재건사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이라크 정부는 농산물 보호와 발전을 위해 자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의 수입을 금지했으며, 트랙터 등 농산물 생산 증대에 필요한 관련 제품의 규정도 개정했다.

유가하락으로 올해 예산이 긴축 편성된 점도 한 몫했다. 재건사업에 필요한 각종 건설용 차량 구입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중고차량의 수입 허용기준을 완화했다는 분석이다.

이라크의 중고차 수입량은 지난 2003년 이라크 전쟁이 끝난 뒤 연합군 임시행정처(CPA)가 자동차에 대한 수입규제를 완전 철폐하면서 크게 증가했다.특히 한국산 중고차 수입량은 규제가 풀린 2003년 약 10만대에서 이듬해 22만대로 갑절 이상 늘어나며 전체 수입차량의 30%를 점유했다.

하지만 중고차가 급속히 늘자 이라크정부는 2004년 10월20일 수입 중고차 연식을 2000년 이후로 정한다는 법안을 통과시켜 제동을 걸었으며, 이듬해인 2005년 10월1일부터는 교통체증, 환경오염 등의 이유로 생산된 지 2년 이상 된 차량은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더욱 강화된 중고차 수입법안을 도입했다. 그 결과 이라크의 중고차 수입은 급감했으며 특히 한국산 중고차 수입량은 2005년에 전년 대비 3분의 1 수준인 8만대로 크게 감소했다.<이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