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01-04 11:16
한중항로/ 수입항로만 같았으면…
수출항로 약세시황 올해도 계속될듯
한중항로는 지난해 수출항로의 물동량 약세와 운임하락으로 힘든 한해를 보냈다. 특히 피더화물의 두자릿수 하락은 선사들에게 족쇄가 됐다. 올해 들어서도 이같은 시황은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한중항로는 1년 내내 비수기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전반적인 물동량 약세 시황을 보였다. 지난해 10월까지 한중 수출항로(서향) 물동량은 78만668TEU로 전년대비 0.4% 감소했다. 비교적 보합세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피더화물은 15.5%나 하락한 15만4,401TEU에 머물러 전체적인 항로 시황에 먹구름이 됐다. 한국발 화물인 로컬수출화물 수송량은 62만6,267TEU로 전년대비 4.1% 늘어나 그나마 전체 물동량이 보합세를 유지하는데 힘을 보탰다.
피더화물은 국적선사보다는 중국선사들의 수송비율이 높아 피더화물 감소는 중국선사들에게 직접적인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피더화물이 감소하게 되자 중국선사들이 한중간 로컬화물 시장을 강화하면서 전체적인 운임하락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생각하면 국적선사도 그 피해에서 자유로울 순 없었다는 평가다.
로컬수출화물의 경우도 늘어났다고는 하나 증가지역이 대부분 남중국 항만들이었을 뿐 북중국지역은 전반적인 감소세로 나타나 선사들의 운임시황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같은 기간 닝보 등 남중국 항만으로 수송된 물동량은 24.6% 늘어난 반면 신강(톈진), 다롄, 칭다오, 옌타이 등은 모두 두자리수 안팎의 물동량 감소세를 나타냈다. 상하이항이 9% 늘어난 실적으로 그나마 체면을 살렸다.
수출항로 화물 품목도 과거 주력이었던 플라스틱이나 골판지, 자동차 등은 모두 쇠락하고 오직 레진만으로 구성돼 선사들의 영업전략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이와 비교해 수입항로(동향)는 물동량이 여유있다. 지난해 10월까지 한중 수입항로 물동량은 전년대비 4.5% 늘어난 132만8,266TEU를 기록했다. 수출항로 물동량보다 54만TEU 가량이 많다. 수입항로도 피더화물이 16% 감소했으나 로컬물동량이 같은 폭으로 늘어나면서 전체적인 상승세로 이어졌다.
수입항로는 중국이 지난 7월부터 수출상품에 대한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을 대폭 축소하고 가공무역에 대한 제한조치를 취하면서 몇달간 감소세를 나타내 우려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10월 이후 동절기 의류제품과 추수를 끝낸 농산물 등이 활기를 띄면서 그같은 우려를 털었다. 특히 동절기 의류제품은 부피가 커 전체적인 물동량 증가에 힘을 보탰다.
수출입화물의 불균형으로 매항차 수입항로는 꽉꽉 채워오고 있지만 수출항로는 텅텅 비어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수입항로 소석률이 80~90%를 보이는 반면 수출항로는 절반 정도만 채워도 잘했다고 할 정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중 수출항로의 운임회복은 요원한 일이 되고 말았다. 지난해 4월 TEU당 50달러의 기본운임인상(GRI)은 물동량 부진속에 묻혀졌고, 부산-북중국간 정했던 TEU당 140달러, FEU당 280달러의 최저운임제(AMR)도 사수해내지 못했다.
한중 수출항로는 성수기란 개념이 사라진지 오래다. 1년 내내 운임약세 시황이 선사들을 괴롭혔다. 부산항 출항 기준 한중항로 운임은 20피트 컨테이너(TEU)당 50달러선까지 떨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심리적인 마지노선이었던 100달러선이 무너지면서 운임하락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는 분석이다. 제로운임, 마이너스 운임이 거래되고 있다는 소식도 심심찮게 들린다.
A선사 관계자는 이와관련 “올해도 수출항로의 시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좋아질 뾰족한 수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사들은 수출항로 부진으로 악화되고 있는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해 수입항로에서 운임회복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해 9월 TEU당 BAF와 CAF를 80달러와 20달러로 인상한데 이어 12월엔 100달러, 30달러로 두번째 인상을 실시했다. 현재 인상된 운임은 원활히 징수되고 있다고 선사들은 전하고 있다. 수출항로에서도 40달러의 BAF를 적용하고 있긴 하나 약세 시황에서 징수율은 크게 높지 않다는 평가다.
선사들은 수입항로 운임은 현재 최저운임이 지켜지고 있는 가운데 조만간 운임회복을 실시할 계획이다.<이경희 기자>
0/250
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