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8-24 13:14
中 5대 국영선사 통합…해운업계 태풍의 눈
코스코·차이나쉬핑·시노트란스등 통합 추진
국적근해선사 타격 예상돼…대응책 마련 화급
최근 중국이 5대 국영선사의 통합을 통해 세계 해운강국으로 부상한다는 전략이어서 향후 세계 해운업계에 태풍의 눈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및 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지난해 12월부터 정부에서 직접 관리하는 국유기업에 대한 통합 및 구조조정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무원 국유자산 관리위원회(SASAC)는 지난해 12월 ‘국유자본 조정 및 국유기업 구조조정 추진에 관한 지침을 발표하고 “국유 기업에 활력을 불어 넣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전략적 투자자 유치뿐만 아니라 구조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2003년 SASAC를 설립하고 “국유 기업에 대해 앞으로 3년 동안(2004∼2006년) 자체적으로 통합 작업을 추진하라”고 지시하고 “이 기간이 끝날 때까지 해당 업종에서 3위 안에 진입하지 못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주도 아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국무원 산하로 설립된 SASAC는 국유 중앙기업에 대해 국가를 대표해 출자자의 권리를 행사하는 특별기관으로 출범 이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대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중앙기업의 구조조정 및 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 같은 조치로 중국의 국유 기업은 2003년 196개사에서 2006년 말 161개사로 축소됐고, 2007년 7월말 현재 155개사로 줄었다.
SASAC는 기존의 구조조정 작업이 미흡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해 말 ‘국유 기업 통합·구조조정 계획’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현재 155곳인 중앙 국유 기업의 수를 2010년까지 100개 기업 이하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2010년 100곳 이하로 축소
현재 통합작업이 추진되고 있는 중국의 5대 국영선사는 원양 컨테이너 화물 운송회사인 코스코그룹과 차이나쉬핑그룹, 내륙수로 운송에 주력하는 창장(長江)항운그룹(이하 창항 그룹), 선박금융 및 항만개발, 원양 석유운송을 전담하는 차이나머천트(초상국) 그룹, 복합운송기업인 시노트란스 등이다.
업계는 중국 정부의 이같은 계획에 따라 이들 5대 국영선사들이 올해초부터 이미 개별적인 통합작업을 시작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항만협회에 따르면 중국의 2대 국영선사의 하나인 차이나쉬핑이 1월에 창항그룹을 통합하는 방안을 SASAC에 제출한데 이어 3월엔 그 동안 차이나쉬핑에 통합된다는 소문이 나돌던 창항그룹이 시노트란스와 통합하는 방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보도에 대해 두 회사와 SASAC는 아직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어 구체적인 통합 내용과 진전 사항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업계는 5대 국영선사의 통합작업에 대해 여러가지 의견이 제시되고 있으나 대체적으로 4가지 시나리오가 유력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창항그룹과 시노트란스 통합 ▲차이나쉬핑과 창항그룹 통합 ▲코스코와 시노트란스 통합 ▲국영선사의 기능별(업무별) 통합 등이다.
이는 중국의 국유기업 통합원칙과 무관치않다. 중국은 국유 기업을 국가안보와 국민경제 핵심 산업으로 구분한 다음 관련 산업별로 단계적인 일정에 따라 통합작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국은 방위산업, 전력 및 석유화학, 통신, 석탄, 민간항공, 해운 등 7대 산업을 국가안보와 국민경제 핵심 산업으로 지정·관리하기로 했다.
또 지금까지 관리하고 있던 국유 자산을 국가안전과 국민경제 핵심 분야에 집중시켜 국영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방위산업, 석유화학, 및 전력, 통신 분야의 5대 국유기업에 대해서는 국유자본의 독자 또는 절대적 지분을 유지하도록 하고, 5대 기업의 자회사와 항공, 해상운송 분야의 국유기업에 대해서는 이보다는 다소 느슨한 형태의 절대 지분을 보유하도록 했다.
◆소수기업 집중 육성
이같은 원칙에 따라 현재 155곳 중앙 국유기업을 80∼100곳으로 대폭 축소하고 또 이들 기업 중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 30∼50개 회사만 선별해 세계적인 글로벌기업으로 집중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155개 중앙 국유기업중 코스코 등 16개 기업이 올해 세계 500대 기업에 진입했다.
중국은 올해부터 2010년까지 4년 동안 모두 60∼80개사에 이르는 기업을 대상으로 구조조정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 3년 동안 구조조정을 끝낸 35개사에 비해 두배 이상 많은 것이어서 앞으로 구조조정 작업은 그 강도가 훨씬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특히 이 기간 동안 이익을 내지 못한 적자 국유기업은 과감하게 퇴출을 유도하기로 했다.
중국은 효율적인 통합작업을 추진하기 위해 ▲국유기업 구조조정 ▲기업공개 ▲비상장 국유기업인수 등의 순으로 통합방법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내부 구조 조정작업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끌어올린 뒤 상장요건을 충족하는 중앙 국유기업 전체 또는 주요 사업부문에 대해 상장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상장 요건에 미달하는 국유기업은 이미 상장된 같은 업종의 다른 국유기업이 인수하는 간접적인 통합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5대 국영선사의 경우 현재 시노트란스를 제외한 나머지 4대 기업이 모두 상장된 해운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먼저 그룹내부에서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자산의 구조조정을 진행한 뒤 우수 기업을 인수·합병하는 통합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코스코와 차이나쉬핑 등은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이미 기업공개와 신주 발행 등을 통해 자본금을 확충하고, 모(母)기업의 관련업종을 인수하는 등 통합작업을 적극 서두르고 있다.
다만 차이나머천트는 자체적으로 해운부문을 통합해 주식회사로 전환하는 한편 그룹의 핵심 업종을 금융, 부동산, 터미널 운영 등으로 전환하고 있어 이번의 구조조정 바람에서 배제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창항 그룹·시노트란스 통합案 = 창항 그룹과 시노트란스의 경우 자산규모가 비슷하고, 업무의 상호보완성이 강하다는 점을 들어 통합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양사의 고위층 접촉이 잦아지고 있어 빠르면 오는 10월경에 통합 안이 발표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중국 언론에 따르면 지난 6월말 시노트란스의 고위인사가 우한에 있는 창항그룹 본부를 방문해 구체적인 통합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항그룹은 5대 국영선사 가운데, 규모가 가장 작으나 중국 최대의 내륙 수로 운송기업으로, 장강 유역의 건화물과 원유 운송부문에서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 이 회사는 장강 유역 화물량의 25%를 수송하고 있으며, 품목별로는 철광석의 60%, 원유의 100%를 수송하고 있다. 또 유조선을 33척(367만DWT) 신조발주하고 있어 2010년에는 유조선대 규모가 코스코와 쌍벽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그룹 산하에 건화물과 원유를 각각 운송하는 창항봉황과 난징수운 등 2개 상장기업을 보유하고 있다.
시노트란스는 중국의 최대 복합물류기업으로 택배, 화물 및 선박대리 등 업무 외에 건화물과 원유수송 및 완성차 운송부문에 상당한 실적을 갖고 있다. 건화물은 연안과 근해 수송에 치중돼 있고, 원유 및 완성차 운송사업은 일본선사와 합자기업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자사의 해상운송 서비스를 국내무역과 근해수송에 주력하기로 하는 한편, 2010년까지 아시아 역내 3위 선사로 성장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이 회사는 현재 택배 등 복합운송 서비스 부문 상장기업 2개를 보유하고 있으나, 해운 관련기업은 아직 상장하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두 회사가 통합하는 경우 통합 자산은 선박부문으로 한정하고, 각자 보유하고 있는 벌크선과 원유수송선 사업을 통합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창항 그룹 산하의 2개 상장기업을 토대로 두 회사의 벌크선과 원유수송 자산을 통합, 새로운 물류기업을 설립할 것으로 보인다.
▲차이나쉬핑·창항그룹 통합案 = 차이나쉬핑은 연안운송에 있어 절대적 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나 내륙수로 운송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열세에 놓여 있다. 이에 따라 장강 운송을 중심으로 하는 창항그룹과 통합할 경우 컨테이너선, 벌크선, 유조선 운송에서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또 컨테이너와 유조선 규모면에서는 경쟁자인 코스코와의 격차를 보다 더 확대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뿐만 아니라 창항그룹의 연안운송 확장에 따른 경쟁도 피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차이나쉬핑의 원양서비스와 연계도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코스코와 시노트란스 통합案 = 중국 최대 원양선사인 코스코가 복합물류기업인 시노트란스를 통합하는 경우 글로벌 물류 종합기업으로의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다.
특히 컨테이너와 유조선 분야에서 경쟁업체인 차이나쉬핑을 따돌리고 명실공히 중국 최대 선사로 성장할 수 있
는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게다가 세계 정기선사와 유조선사 구도에도 엄청난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영선사의 기능별 통합案 = 5대 국영선사를 기능별(업무별)로 통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실현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국영 기업간 지나친 경쟁을 피하고, 효율적인 운송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벌크화물은 코스코, 원유수송은 차이나쉬핑에 몰아준다는 방안이다. 이 방안은 관련된 자산과 인원이 워낙 방대하고, 또한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 있어 가능성이 낮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업무별 통합설이 더욱 설득력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방안이 SASAC가 추구하는 국영 기업의 세계 경쟁력 확보라는 목적과 일치하고 특히 최근 외국선사들이 M&A로 글로벌 대형선사로 성장함에 따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중국 선사의 대형화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차이나쉬핑과 코스코의 컨테이너 운송부문을 통합하게 되면 일약 세계 3위 정기선사로 부상할 수 있다.
◆통합후 해운산업 세계 주도 구상
중국은 2010년까지 세계 3위의 해운 대국으로 성장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대대적으로 선박 확충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전략을 추진하기 위해 중국은 최근 국제선박 특별등록제도를 도입한데 이어 외국인의 중국선박 소유도 완전 허용했다. 통합작업이 현실화될 경우 중국의 5대 국영선사는 코스코와 차이나쉬핑 등 3강구도로 재편되면서 세계 상위선사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중국이 보유한 선박량은 6,418만7천DWT로 세계 총 선대의 6.9%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벌크선은 3,770만4천DWT로 세계 3위에 올라 있으며, 컨테이너선과 유조선은 각각 645만4천DWT로 세계 4위와 7위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보유 선박량은 ‘국화국운(國貨國運)’정책에 따라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최근 2년 동안에는 연평균 두 자리에 달하는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국화국운 정책은 우리나라가 지난 1996년 OECD 가입전까지 부분적으로 시행하고 있던 ‘자국화물 자국선 유보정책’과 유사한 제도다.
중국의 선박량은 2005년에 전년(2004년)보다 18.9% 증가해 노르웨이를 제치고 세계 4위의 해운강국으로 성장했으며, 2006년에도 선박량이 전년보다 18.6%나 증가했다. 중국은 3년 이내에 세계 3대 해운 대국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중국의 선박량 증가는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5대 국영선사는 구조 조정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자본금을 확충하고, 선대규모를 계속 늘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현재 5대 국영선사중 최대 선박량 보유기업은 중국 최대해운기업인 코스코로, 5대 국영선사 전체 운송능력의 55%를 차지하고 있다. 뒤를 이어 차이나쉬핑이 25%로 2위, 나머지 3개 기업이 각각 10%씩을 차지하고 있다. 이중 차이나쉬핑은 전체 운송능력 면에서는 코스코에 뒤지고 있으나, 컨테이너 및 원유 운송능력은 중국 최대규모를 자랑한다.
선대확충도 코스코와 차이나쉬핑의 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코스코홀딩스는 지난 6월말 A주 상장을 통해 2억달러(15억위앤)의 재원을 확보하면서 모 그룹의 벌크선 사업부문을 인수하기로 했다. 차이나쉬핑도 15억위앤 상당의 신주 발행을 통해 컨테이너 선박 등을 신조 발주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또 중국의 국영선사들은 해운 경기 상승세 등에 힘입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 들어서도 신조 선박 발주를 대폭 늘리고 있다. 지난 7월말 현재 5대 국영선사 산하의 7개 해운 상장기업 중 4개 기업이 총 120억위앤(310만DWT)에 달하는 벌크선 신조 및 발주계획을 발표했다. 차이나쉬핑도 지난 10일 13억6천만달러를 투자해 우리나라 삼성중공업에 1만3,296TEU급 컨테이너선 8척을 신주 발주했다.
또 최근 소비가 급증하고 있는 LNG의 안정적인 수송을 위해 3개 국영선사와 3대 국영석유사가 각각 출자해 LNG 수송 전담선사 2개사를 설립하기로 했다. 차이나쉬핑과 중국석유가스(CNPC) 및 중국석유화학(SINOPEC)이 1개 회사를 설립하고, 코스코와 차이나머천트가 중국해양석유(CNOOC)와 공동으로 출자해 LNG 수송 선사를 설립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국유기업 구조조정 계획이 나온 이후 중국은 현재까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표시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에 따라 5대 국영선사의 통합작업이 어떤 방식으로 추진될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중앙 정부의 국유 자산에 대한 구조조정 의지가 확고한 만큼 올해 안에 구체적인 통합방안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2010년까지 국유 기업에 대한 통합작업을 마무리한다는 일정표를 갖고 있어 업종별로 구체적인 통합방안이 조만간 나올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국유 기업의 자산이 막대하고, 업무범위가 넓을 뿐만 아니라 종업원 수도 방대한 점을 고려할 때 최종적인 통합방안 마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다만 중국은 해운부문의 경우 국가안보(수송선 확보 등)에 연관되는 사안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경우 중국은 시장 원리에 따른 기업자체 통합보다는 정부의지에 따른 정책적인 통합을 강력하게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고래 선사들 亞역내 쟁탈전 심화
중국의 5대 국영선사가 어떠한 방식으로 통합되더라도 거대한 해운 ‘항공모함’기업이 탄생하게 돼 세계 해운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을 통해 국영선사들이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기업공개를 적극 추진함으로써 재무구조 개선 및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고, 중국 선사들이 차이나 머니를 통해 마련된 재원을 자국이 아닌 해외에 투자함으로써 글로벌 물류시장 진출 등 해외 경영을 적극 추진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 근해 선사의 경우 글로벌 선사의 아시아 역내 서비스 확충과 운임 회복 지연 등으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세계 최대 선사인 머스크 라인과 프랑스 선사 CMA CGM 등은 아시아 역내 피더서비스를 강화하고 있고, 유가 상승, 선사간 경쟁 등이 심화되고 있다. CMA CGM은 지난 4월 인수한 대만 청리네비게이션(CNC)의 선박을 확충하는 한편 서비스를 증설하고, 모 기업과 연계된 컨테이너 운송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통합을 마친 중국선사까지 가세한다면 근해항로에서 글로벌 선사와 중국선사 및 우리나라 선사 간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중국 선사들의 통합은 원양운송보다는 근해 및 벌크·원유 수송 부문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근해·벌크 부분의 부담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창항그룹과 시노트란스, 차이나쉬핑과 창항그룹이 통합되는 시나리오가 실현되는 경우 업무 성격상 근해 운송부문이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KMI 최재선 박사는 이에 대해 “한국 근해선사는 전략적제휴와 선박 풀링(pooling) 제도 강화 등을 통해 과당경쟁을 방지하고 신시장 개척 및 하주 밀착형 특화서비스를 개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근해선사의 대형화를 유도하고, 피더선사 전용터미널을 신속하게 건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게다가 대형화되는 중국 선사들이 운임덤핑 등 불공정 해운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시장에 대한 감시기능을 더욱 강화하는 정책도 도입돼야 할 것으로 지적했다.
중국 5대 국영선사의 통합은 우리나라가 추진하고 있는 중국 물류시장 진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민간 물류기업과 해양수산부 등 정부부처를 중심으로 다양한 대중국 물류시장 진출방안을 마련, 실천에 옮기고 있다. 특히 민간 물류기업의 경우 최근 들어 중국에 현재 법인을 설립하거나 지점을 두는 등 중국행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 국영선사 통합이 연안 및 근해 운송, 그리고 장강수로 운송서비스 부문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전략은 중국화물 집화와 환적화물 유치에 집중돼 있는데, 화물 대리 및 선적 예약기능이 강한 시노트란스가 창항 그룹이나 차이나쉬핑에 통합되는 경우 우리나라의 화물 확보가 더욱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국영 선사의 통합 추이를 주시하면서 탄력적으로 중국 물류시장 진출 및 중국 화물 유치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란 지적이다.
또 중국의 5대 국영선사 통합작업이 선사 대형화를 통해 경쟁력 있는 글로벌 선사를 육성한다는 장기 전략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통합전략은 최근 글로벌 물류시장이 인수·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고, 시너지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현재 세계 상위에 진입해 있는 글로벌 대형 선사들은 대부분 이 같은 M&A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머스크라인은 P&O네들로이드를 인수, 세계 최대선사로 성장했고, CMA CGM과 일본 해운 3사인 NYK, MOL, 케이라인(K-Line)도 인수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웠다.
차이나쉬핑은 10년전 1천여개에 달하는 연안 선사를 통합, 글로벌 선사로 성장한데 이어 또 다시 통합작업에 나서 대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같이 M&A는 제한된 물류시장에서 자사의 파이를 키우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나라 해운 기업은 연안해운 뿐만 아니라 외항해운 역시 글로벌 기업에 비해 규모가 작고, 자본이 한정돼 있어 선박 대형화도 힘든 실정이다.
따라서 통합되는 중국 선사와 국제적으로 선사가 대형화되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적선사의 M&A를 통한 대형화와 경쟁력 확보가 시급한 실정이다. <코리아쉬핑가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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