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6-07 18:49
물류기업 진출시 자본력등 부족으로 점유율확대 어려움 전망
한국정부 물류외연성장 등 정책적 지원 절실
●●●중국물류시장의 성장과 위축에 크게 영향을 받는 우리나라 물류업계가 중국시장에서 경쟁해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기 위해선 정부차원에서 기업간 인수·합병을 적극적으로 지원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이성우 부연구위원은 ‘중국 경제성장에 따른 물류기업 동향과 전망’이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산업화에 따른 교역증가와 수출입화물증가에 따른 물동량 집중은 국제분업 심화와 글로벌기업의 공급사슬경영(SCM) 강화로 글로벌 물류시장에서 중국 물류시장의 위상을 강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외국인직접투자(FDI)로 인한 급격한 산업화로 글로벌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이에따라 세계의 공장격인 글로벌 생산중심(Product Hub)으로 급격히 부상했다. 특히 중국경제의 급속한 성장에 따른 대외교역의 증가는 국제물류 분야의 발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1980~2006년 중국의 교역액은 380억달러에서 1조7,607억달러로 연평균 15.3%씩 성장했으며, 세계교역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80년 0.9%에서 2006년 8.3%로 대폭 증가했다. 중국의 컨테이너물동량은 2005년 기준 세계 컨테이너물동량의 30%를 점유하고 있으며, 동북아 물동량의 64%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물류시장의 급성장과 영향력 증가 속에 1999년부터 중국정부는 물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국 물류기업 설립과 성장을 지원해, 수많은 물류기업들이 설립됐다. 현재 중국에는 약 73만여개의 물류기업이 있으며, 각 물류기업의 시장점유율은 2% 미만으로 전체 물류시장이 다수의 기업들에 의해 나뉘어져 있는 상황이다. 특히 2005년 12월 중국 물류시장의 전면개방으로 다국적 물류기업이 활발하게 중국에 진출 또는 사업확대에 나서고 있어, 중국 물류시장은 국내외 물류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내 73만개 물류기업 각축
글로벌 물류업체들은 글로벌 경제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업체간 인수합병(M&A)이나 제휴 등을 통해 중국시장을 필두로 한 신규시장에 활발히 진출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형 글로벌 물류기업들은 1990년대 전후에 중국기업과의 합자형태로 중국시장에 진출했으며, 중국기업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사업을 수행해왔다. 2002~2005년 상무부의 허가를 받은 신설 외자물류기업은 40개이며, 투자금액은 총 14억달러, 등록자본은 총 6억달러였다. 2005년 도로와 철도, 해운, 항공분야에서 실질 외자금액은 각각 2.7억달러, 8.4억달러와 7.9천만 달러로 전년대비 180.4%, 70.9%와 24.3% 증가했다.
2005년 12월 중국 물류시장의 전면개방으로 외국기업에 대한 지분제한이 철폐됨에 따라 더욱 많은 다국적 물류기업이 중국에 진출하고 있다. 다국적 물류기업은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와 경영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의 도로, 철도, 해운, 항공, 항만, 산업부동산개발 등 물류관련 모든 분야에 이미 진출했으며, 중국내 물류시장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국제택배업무의 80%를 4대 글로벌물류기업인 TNT, 페덱스(FedEx), DHL, UPS가 점유하고 있으며, 해운분야에서도 외국기업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다.
2006년 교통운송, 창고 및 우정분야에 대한 외자기업의 등록은 665개이며, 외자금액은 19.8억달러로 전년대비 9.5% 증가했다. 2006년 말 외국 해운선사가 중국에 설립한 대표사무소는 1,300개를 넘었으며, 36개의 단독투자 선사와 물류업체가 설립됐다. 200여개의 외자기업이 중국에서 NVOCC 자격을, 110여개 국외 해운선사가 국제정기선 운영자격을 획득했으며, 2/3의 기업이 중국 수출입 컨테이너물동량의 70%를 처리하고 있다. 중국의 물류시장 개방과 중국에서 축적한 운영노하우 등으로 최근 이들 다국적 물류기업은 진출분야, 소유구조, 현지화 등에서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첫째, 중국이 항만투자와 경영권을 완전 개방함에 따라 다국적 물류기업들은 컨테이너터미널 투자를 포함한 중국의 항만물류업에 진출해 화물대리 및 선박대리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다국적 터미널운영업자는 주로 장강삼각주, 주강삼각주, 발해만, 동남 및 서남 연해 항만 및 장강유역에 주로 항만투자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 허치슨(Hutchison)은 상하이항, 선전 옌티엔항, 닝보 베이룬항 등 8개 부두의 컨테이너부두 운영에 참여하고 있다. 또 2005년 12월 허치슨(12%)과 머스크라인(32%)은 코스코(10%), 차니아쉬핑(10%), SIPG(16%)와 합자회사를 설립해 양산항 2단계 사업에 공동투자하기로 했다. PSA, 머스크라인, 코스코는 다롄항그룹(PDA)과 공동투자해 다롄 다야오완 2기 컨테이너부두 6개의 컨테이너선석을 건설하고 있다. NOL은 SITC 그룹과 합자회사를 설립하고 칭다오항에 컨테이너 터미널을 건설 및 운영하기로 했다. 디피월드(DP World)는 칭다오항에 외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항만 독자개발권을 획득했으며, 4억4,800만달러를 투입, 치엔완 컨테이너터미널 4개선석을 독자적으로 건설할 예정이다.
●글로벌 물류기업, 단독경영으로 中진출
둘째, 정부의 정책적 제한, 다국적 물류기업의 중국내 기반 결여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다국적 물류기업은 초기에는 중국내 대표사무소및 지사설립을 통해 거점을 확보했다. 대체로 중국 국내기업을 통해 대리업무를 진행하거나 그들과 합작 또는 합자회사를 설립함으로써 투자리스크를 낮추려 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중국내 경영노하우를 확보한 기업들이 초기 합자 또는 합작 경영방식에서 인수·합병을 통한 단독경영 또는 다수 지분확보 방식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경영의 지주권 및 우선권을 확보하게 됐다. 그와 더불어 기존 파트너의 중국 네트워크와 국내 사업권, 고객, 우수한 인력을 확보해 더욱 폭넓고 공격적으로 중국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TNT의 호아우(HOAU) 인수, 페덱스의 DTW-FedEx 인수, UPS와 시노트란스(SINOTRANS)의 결별, DHL의 시노트란스 최대 외국인 주주 부상 등이 그 전형적인 사례다.
셋째, 중점 물류기지를 구축해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국제적인 특급 배송업체인 UPS, TNT, DHL, 페덱스는 거액을 투자해 각각 상하이, 베이징, 홍콩, 광저우에 아태지역 특급택배센터를 구축했다.
넷째, 다국적 물류기업이 중국내에서 확실한 기반을 잡기 위해서는 현지화가 필연적인 추세며, 일부 기업들은 이미 인력, 관리, 브랜드, 문화 등에서 현지화를 시작했다. UPS의 경우 아태지역 관리인력 중 미국인의 비율은 2%에 불과하며, 대부분이 현지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또 전문적으로 100여명의 간부를 파견해 중국식 문화예절 연수를 시행하는 등 중국 문화에 대한 파견직원들의 이해를 제고시키고 있다.
TNT의 경우 중국내 인력양성을 위해 2004년에 상해교통대학 안타이 경영대학과 협력해 TNT중국대학을 설립한 바 있고, 2010년까지 현지 직원수를 현재의 2,500명 수준에서 10배로 늘릴 계획이다.
●굴내기업들도 진출 러시
우리나라의 한진해운은 1995년부터 중국에 진출, 상하이에 독자법인인 한진해운유한공사를 설립했고, 상하이, 칭다오, 다롄, 톈진, 홍콩에 물류자회사를 두고 있다. 2005년 (주)한진은 ‘칭다오교운육해국제화운주식유한공사’와 자본금 244만달러에 75% 지분을 투자하기로 하고 중국내 첫 현지법인인 ‘칭다오한진육해국제물류유한공사’를 설립, 영업에 들어갔다. 특히, 한진은 2006년을 중국 시장진출의 원년으로 정하고 상반기에 상하이, 다롄, 웨이하이 등 3곳에 영업소를 신설한 데 이어 칭다오 현지법인 설립을 발판으로 향후 3년 내에 톈진 등 10여개 지역에 지점을 설립, 물류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대한항공도 2014년까지 취항도시를 현재의 14개에서 30여개로 늘리고 중국 시장매출을 지난해 4천억원에서 2조원대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2006년 시노트란스와 항공화물합작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정식계약을 체결했다. 대한항공과 시노트란스는 각각 지분 51%(3,315만달러)와 25%(1,625만달러)를 투자할 예정이다.
현대택배는 2007년도에 중국물류시장 공략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현재 상하이 총공사와 베이징, 선전, 난통, 난징, 우시, 푸동 등 15개 지사를 운영하고 있는 중국 현대아륜의 네트워크를 대폭 확대해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로 10개 지사를 설립, 향후 전국적인 중국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현재 해운, 항공의 복합운송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현대아륜의 사업영역을 3자물류 및 통관, 육상운송, 택배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며, 국제특송사업에도 진출, 한·중 택배뿐만 아니라, 유럽과 미주지역에도 특송사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동방은 해외 물류사업 진출확대와 3PL 영업 강화를 필두로, 2006년 7월 다롄에 570만달러를 투자해 ‘다롄동방현대물류유한공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CJ GLS는 2005년 ‘칭다오희걸물류유한공사’설립을 통해 해외물류시장에 최초로 진출했다. 진출 첫해인 2005년에 10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지난해에는 1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할 만큼 급성장했다. 칭다오지역의 물류대행 서비스부터 시작한 칭다오법인은 현재 보하이만지역으로 서비스지역을 확대했으며, 현재 중국 산둥성, 베이징, 톈진, 상하이, 랴오닝성, 광저우에서 활발한 물류대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향후 중국 내 물류서비스 지역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물류서비스 영역도 확장시킬 계획이다.
한국복합물류는 2007년 3월 ‘난징금호윤태유한공사’와 각각 90%와 10%를 출자해 설립자본금 100만달러 규모의 ‘금호화운(상하이)유한공사’를 설립했다. 금호화운은 금호타이어 중국 판매법인의 전국 8개 물류센터 운영과 거점간 운송업무에서 향후 국제운송대리업무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할 계획이며, 상하이 물류법인은 초기 타이어 물류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지역산업과의 연관성을 이용해 자동차 부품시장을 공략, 제3자물류 이용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의 중국시장 진출은 다국적 기업들에 비해 진출시기가 늦은 상태며, 낮은 기술력, 자본력 부족 등으로 시장점유율 확대에 많은 장애가 예상된다. 비록 중국 문화와 유사성이 깊고 가까운 측면이 많으나, 기업의 관행이나 업무 및 서비스 방식에서 적지 않은 차이가 존재하므로, 진출 전에 중국의 특성에 대한 이해도를 제고하는 노력이 동시에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향후 중국정부는 물류산업의 발전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물류인프라 건설에 방대한 예산을 투자할 계획이다. 특히 ‘11차 5개년 계획’에서는 교통운송산업을 우선적으로 발전시킬 것을 명시했으며, 철도운송의 발전 가속화, 도로망 완전화, 수로운송의 적극 발전, 공항의 최적화 목표를 계획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급변하는 중국의 경제관련 정책, 지역별로 분리 관리되는 물류관리정책 등으로 안정적인 성장만을 예상할 수 없는 부분도 있다. 또 물류조직 분포가 분산, 편중돼 있어 지방봉쇄나 업계독점 등의 폐해 발생이 가능해 물류의 핵심인 통합 네트워크 구축 곤란, 지역간 물류발전 수준격차 심화 등 여러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는 실정이다.
●중국내 제도문제 외국기업에 불리
이러한 부분들은 특히 외국물류기업들의 활동에 더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의 지원으로 중국 물류기업들의 해외 물류시장 진출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항만운영과 해운선사들의 세계 시장점유율 강화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또 한·중·일 삼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지역의 국제물류 네트워크의 통합도 더욱 강화돼 역내 중국 물류기업의 부상이 예상된다. 때문에 중국시장에 진출하고자하는 우리나라 물류기업은 글로벌 물류기업과 중국 물류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 중국 시장뿐만 아니라 나아가 글로벌 물류네트워크 구축 차원에서 해외진출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이에대해 이성우 연구위원은 과거의 국내지향적 물류정책 수립과 수동적 국제물류정책 수립단계에서 벗어나 국외지향적, 능동적 국제물류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인 정비도 필요하다. 첫째, 우리나라 물류관련 경제자유구역과 자유무역지역을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기업들의 수익창출이 가능하도록 산업별 물류 네트워크 분석을 통해 제조업과 연계된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 필요한 것. 이는 중국 물류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나라 기업과 글로벌 기업에 새로운 기업활동 기회를 제공해 줄 수 있고, 중국에서 해외로 진출하고자하는 중국기업에도 새로운 기회를 열어줄 수 있는 것이다.
둘째,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 물류시장 진출에 정부의 선도적인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업의 외국투자는 물론 기업 당사자들의 몫이지만, 국가적 성장원동력 확충 차원에서 물류는 매우 중요한 산업이다. 이에 정부는 장기적 안목을 가지고 중국을 포함한 글로벌지역내 성장잠재력이 높은 지역 발굴과 이에 상응하는 대규모자본(물류펀드 등)을 확보해 물류기업의 진출을 지원해야 한다는 것. 또 투자대상지역에 밝은 국내기업간의 공동진출 등 다양한 형태의 진출 전략을 확보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셋째, 국내물류기업들의 성장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국내기업들은 글로벌 물류기업들에 비해 아직 그 수준이 너무 열악한 상황. 국내 물류기업들이 빠른 시간 내에 성장할 수 있도록 글로벌 물류 네트워크 구축에 정부의 선도자적인 역할 수행이 필요하고, 우리나라 물류기업간 인수·합병 등을 적극 지원해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능하도록 정책을 주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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