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6-09 10:36

<창간35주년 기념 특별인터뷰 4>우진글로벌 로지스틱스(주) 신백용 회장

“해상·항공 하나돼...복합운송 발전 토대 구축”


70년대 초반까지는 복합운송업에 대한 라이센스가 없었다. 그 당시 복합운송은 외국 글로벌 포워더의 국내대리점 체제였다. 세방, 동방, 천우통운 등에서 프락트(퀴네앤드나겔에 합병), 버카르트, 쉥커, 판알피나, 에이제이프리츠(UPS에 합병)등의 국내 대리점을 맡으면서 포워딩 업무를 벌였다.

당시엔 JC페니, AMC, 울워스, K-마트 등 주요 바이어에 대한 바이어콘솔이 일반적인 운송형태였다. 예를 들어 JC페니가 한국 여러 메이커들로부터 물건을 사가면 포워더가 이를 하나로 모아서 일괄운송해주는 식이었다. 이같은 형태는 OEM(주문자생산) 방식으로 섬유가 많이 수출되던 80년대까지 활발히 진행됐었다. 항공운송주선업 라이센스는 69년에 교통부에서 8개사에 첫 면허를 내줬고 나중에 13개사로 늘었다. 해상운송주선업은 76년 26개사에 면허가 발급되면서 최초 포워더가 생겼다.

이들이 활동하던 초창기엔 하주나 은행에서 물류에 대한 개념을 갖고 있지 않았다. 오죽하면 은행이나 하주를 찾아가서 FCR(포워더 화물인수증)을 직접 설명해주고 했겠는가. 76년에 협진양행 앞으로 FCR을 발행한 적이 있는데, 거래은행이 이를 몰라 직접 찾아가서 설명해준 적이 있었다. 더구나 예전엔 제조업체들이 밤샘 작업을 하면 포워더 직원들도 같이 밤을 새기가 일쑤였다. 부산소장은 당시 컨테이너 노미네이션 물량을 싣기 위해서 일주일 밤을 새면서 철야작업을 한 적도 있었다.

이렇듯 힘든 점도 있었지만 허가제일 땐 그나마 라이센스를 받은 업체는 어느 정도 수익을 낼 수 있었다. 당시엔 이삿짐화물을 운송하는 데도 허가를 받은 업체라야 가능할 만큼 폐쇄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면허를 사고 팔기도 하는 등 잡음도 있었다. 그러다 87년에 등록제로 바뀌었고 96년에 해상주선업과 항공주선업이 합병됐다. 해상과 항공이 하나로 합쳐진 건 아주 잘된 것이다. 진정한 복합운송업으로서 발전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 됐기 때문이다.

포워딩업은 90년대까지 제조업체가 한국에 있어 이들에 대한 접근이 용이했다. 영업 환경이 비교적 양호했다는 말이다. 그러나 90년대 후반으로 들어서면서 한국 하주들이 외국으로 대거 이전하기 시작했다. 그나마 대기업들은 자회사 물류기업을 만들어서 자체화물을 핸들링하는 추세다.

더구나 93년에 외국물류기업의 국내진출이 허용됐다. 이전까지는 외국기업의 100% 투자가 허용 안됐다가 이때부터 이것이 철폐된 것이다. 풍부한 해외네트워크를 통한 외국 포워더의 노미네이션(지정) 화물 공략이 주효하면서 하주들이 많이 이용하게 됐다. 우리 포워더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외국으로 진출해야 하는 상황이나 잘 될 수 있을 지는 장담못한다. 중국이나 동남아로 나간다해도 그 쪽 업체는 그리 만만하겠나?

포워더의 숫자가 많은 것도 이 업종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처음 26개사(해상주선업)에서 3천여개 회사로 확대됐는데, 화물은 오히려 제조기업의 해외이전 등으로 많이 줄은 상황이다. 전자제품의 80% 이상이 외국으로 넘어간 상태다. 시장 규모에 비해 업체수가 너무 많다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이렇게 되다보니 운임이 너무 낮아 큰 문제다. 포워더는 운임 차액으로 수익을 내는 시스템인데, 이제 이같은 방법으로 살아가기는 힘들어졌다. 컨테이너당 100~200달러 남던 시대에서 10~20달러 수익으로 바뀌었다. 각 회사들마다 난국을 헤쳐갈 방향에 대해 모색하는게 관건이다. 몇십년간 포워딩업을 해왔는데 요즘이 가장 어려운 시기 같다. 포워딩에 정부지원도 없기 때문에 더욱 힘들다. 물류를 키우려고 했다면 물류업체에 금융지원을 해줬어야 했는데 이에 대한 지원이 하나도 없었고 지금도 없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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