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1-10 17:15

기획취재/올 정기선시장 M&A 통한 대형화 ‘熱風’

5위권 선사 선복량 40% 넘어
얼라이언스 소속선사, 공동운항등 몸집불리기로 맞수


2005년 세계해운시장을 달구고 있는 키워드는 다름 아닌 글로벌선사들의 인수합병(M&A) 열풍이다. 세계 1위선사인 머스크씨랜드가 3위 선사 피앤오네들로이드를 인수하면서 ‘공룡선사’로 몸집 부풀리기에 나섰고, 16위 선사였던 하파그로이드가 CP Ship를 손에 넣으면서 5위권 선사로 도약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에 더해 CMA CGM이 델마스를 한 가족으로 만들면서 에버그린을 제치고 컨테이너 선복량 기준 3위 선사로 뛰어올랐다.
글로벌 선사들의 M&A 열풍에 따른 정기선시장의 구조 재편 등을 짚어보고 대형선사 및 각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들이 맞이한 새로운 서비스 체계 및 향후 전망 등에 대해 국내해운관계자 및 해운전문가들을 통해 들어봤다.





2005년 세계해운시장을 달구고 있는 키워드는 다름 아닌 글로벌선사들의 인수합병(M&A) 열풍이다. 올 봄 정기선부문 최대 선사인 머스크씨랜드(Maersk Sealand)가 네덜란드선사 피앤오네들로이드(P&O Nedlloyd)를 인수한다는 소식을 접한 선사 및 해운관계자들은 크게 술렁였다. 당시 해운업계에는 머스크씨랜드가 세계 3위선사 피앤오네들로이드를 업고 ‘메가캐리어’로 부상함에 따라 정기선 시장의 구도가 새롭게 편성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타선사들간 M&A 활성화, 해운동맹 등 선사 얼라이언스 체계의 지각변동 등 다양한 추측이 난무했다.

이같은 전망들은 사실상 현실화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5월 11일 머스크씨랜드의 피앤오네들로이드 인수가 알려진 후 CP Ships의 M&A설이 업계를 뒤흔들었다. 숱한 선사들의 러브콜을 받아온 CP Ships는 결국 독일선사 하파그로이드(Hapag Lloyd)에 인수되는 것으로 8월 21일 확정됐다. 연이어 6월에는 프랑스선사 CMA CGM이 델마스(Delmas) 인수를 위한 협상작업을 개시했다고 발표했으며 9월 6일 CMA CGM의 델마스 인수작업이 마무리 됐다.

이에따라 정기선 업계는 유례없이 상위 5위권 업체가 세계 정기선시장의 40~50%의 선복량을 점유하는 체제로 재편됐다.

이처럼 글로벌 선사들이 M&A를 통한 대형화에 열을 올리는 동안 이에 동참하지 않은 많은 선사들은 소속 얼라이언스 체계를 더욱 강화하는 등 자신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고삐를 바짝 당겼다.

선사들이 M&A를 선택하는 이유는 단기간에 선복의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지난해 보다 다소 꺾이긴 했지만 해운시장의 호황은 올해도 그 위세를 당당히 떨쳤다. 이에따라 선사 M&A를 통한 대형화 흐름에 동참하지 않은 선사들은 신조선발주 및 인도에 힘을 쏟는 등 M&A와는 다른 성격의 선복 늘리기에 앞장섰다.

글로벌 선사들의 M&A 열풍에 따른 정기선시장의 구조 재편 등을 짚어보고 대형선사 및 각 얼라이언스 소속 선사들이 맞이한 새로운 서비스 체계 및 향후 전망 등에 대해 국내해운관계자 및 해운전문가들을 통해 들어봤다.

◆내년 2월 메가캐리어 ‘머스크라인’ 탄생

머스크씨랜드는 8월 12일 피앤오네들로이드에 대한 인수작업이 완료됐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이제 기업의 통합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따라 내년 2월부로 머스크씨랜드와 피앤오네들로이드의 브랜드가 ‘머스크 라인’으로 통합되고 양사의 서비스도 통합운영된다. 피앤오네들로이드는 현재 소속돼 있는 해운동맹 그랜드얼라이언스에서 내년 1월 탈퇴하는 등 기존에 가입했던 모든 컨소시엄에서 빠져나온다.

머스크는 양사의 통합작업이 점진적으로 이뤄져 내년 말경 완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머스크 스페인의 대표이사이자 머스크 이베리아&모로코 지역 본부장인 에릭 시스코(Eric Sisco)가 피앤오네들로이드의 CEO로 내정된 상태다. 기존 피앤오네들로이드의 CEO인 필립 그린(Philip Green)은 통합기간동안 머스크에서 통합업무의 일부를 담당하게 되며 이후 퇴임할 예정이다. 피앤오의 CFO인 데이비드 로비(David Robbie)는 인수완료 직후 사임을 표명했다. 한편 이번 M&A로 머스크로지스틱스와 피앤오네들로이드로지스틱스도 머스크로지스틱스로 통합된다.

덴마크의 데일리 뵈르센 신문에 따르면 피터 린네만(Peter Linneman) 머스크 베네룩스 대표는 머스크그룹이 피앤오네들로이드와의 인수합병 과정에서 네덜란드 내에서 169명을 감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숫자는 그룹 네덜란드 전체직원의 17%에 해당하는 것.

린네만 대표는 이달 말 중에 구체적인 감원내용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피앤오네들로이드 코리아는 현재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내년 1월 그랜드얼라이언스 탈퇴 전까지는 기존 서비스를 유지해 나갈 계획이지만, 그 이후의 내년도 사업계획이나 화물유치를 위한 입찰참여는 진행하지 않고 있는 것. 머스크 본사측에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조직개편에 대해 알리지 않았기 때문에 한국 직원들은 그들의 거취에 대해 결정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피앤오네들로이드코리아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양사의 통합작업이 완료되더라도 머스크의 조직이 피앤오네들로이드를 그대로 흡수하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개편조직은 머스크 대 피앤오가 대략 5대1로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머스크의 인수합병은 1더하기 1이 2가 아닌 1.5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머스크가 피앤오네들로이드 인수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선복량 늘리기를 통해 독자적인 서비스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업계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머스크는 인수를 통해 늘어난 인원을 감축함으로써 비용절감도 동시에 실현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머스크의 향후 서비스 개편 계획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으나, 기존의 머스크 서비스와 피앤오네들로이드 서비스의 장점을 혼합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머스크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오는 12월초께 피앤오네들로이드 인수 후 달라지는 서비스나 조직통합 등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이 본사 측으로부터 공개될 예정이다.

통합작업의 한 예로 머스크는 일본선사 MOL과 공동으로 운항하고 있는 극동-아프리카 서비스를 오는 12월부터 중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머스크는 서아프리카의 경우 스페인의 알제시라스(Algeciras), 동아프리카의 경우 오만의 살라라(Salalah) 항만 등 각 지역의 거점항만에 집하된 화물 위주의 서비스를 제공해 왔으며, 피앤오네들로이드는 직기항 서비스를 유지해왔다.

한편 보유선박이 증가하고 컨테이너 선대가 대형화되면서 부두확보문제가 선사들의 새로운 고민거리가 됐다. 2005년 현재 9,200TEU급 컨테이너선이 취항중이며 1만TEU급 선박도 2006년부터 취항할 예정이다. 드류어리사(Drewry)에 따르면 컨테이너선의 평균 선형은 지난 1980년 975TEU에서 2004년 1,999TEU까지 커졌으며 최대선형도 1980년 3,057TEU에서 2004년 8,063TEU로 대형화됐다. 선박의 대형화는 화물집화능력이 뒷받침 돼야하고 기항가능 항만이 제약되는 등 부담요인도 존재하지만 비용절감, 수송능력 및 대외 협상능력 제고 등을 기대할 수 있어 대형화 추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선사간 터미널 확보경쟁 전망

BRS-알파라이너사에 따르면 2005~2008년까지 인도가 예정돼 있는 7,5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박은 총 173척, 151만TEU로 운항중인 컨테이너 전용선 선복량의 19%에 이른다.

이처럼 물동량 급증, 선박의 초대형화에 따라 자사 물동량의 안정적인 처리를 위해 코스코 등 대형 정기선사들은 세계 주요 거점에 자가 부두를 확보하기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머스크도 예외는 아니어서 지난 1일 머스크씨랜드는 부산항 최대 컨테이너터미널인 신선대컨테이너터미널(PECT)과 터미널 계약을 맺었다. 이에따라 머스크는 향후 연간 100만TEU에 이르는 물량을 PECT에서 처리하게 됐다. PECT로서는 연간 총 처리능력의 40% 가량에 해당하는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됐다. 양사의 이번 계약은 오는 2006년 1월 1일부터 공식적으로 발효하게 된다.

PECT는 1991년 6월에 개장해 현재 부산항 총 처리물량의 약 17%를 처리하고 있다. 2004년에 약 197만TEU를 처리했고 올해에는 2백만TEU 이상을 처리할 전망이다. 주요 취항선사로는 OOCL, NYK, 하파그로이드, MISC, APL, MOL, 현대상선, CMA CGM, K-라인 등이 있다.

이와관련 국내선사 한 관계자는 “머스크씨랜드가 부산항내 가장 큰 터미널인 PECT의 연간 목표물량인 200만TEU의 절반인 100만TEU를 처리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기존 PECT 이용선사들의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2004년말 PECT 기준 물동량 처리순위는 APL이 1위를 기록했으며 2위가 MSC, 피앤오네들로이드가 3위를 차지했다.

머스크는 부두확보를 위해 피앤오네들로이드를 매각하고 항만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있는 영국최대 항만운영사인 ‘P&O’인수도 은밀히 추진하고 있다.

한편 올 해운업계에 두 번째 M&A 폭풍을 일으킨 주인공은 하파그로이드였다. CP Ships를 23억달러에 인수한 하파그로이드는 CP Ships의 인수과정이 진행될 당시에는 사실상 인수가능성이 가장 낮은 선사로 업계에선 지목됐다. CP Ships 인수를 주도한 것은 하파그로이드의 모회사인 독일최대 여행사인 TUI AG사다.

아메리칸쉬퍼스紙에 따르면 CMA CGM이나 MSC, 차이나쉬핑 등이 CP Ships 인수 가능성이 큰 선사들로 전망됐었다.

그러나 8월 21일 CP Ships의 주주들이 TUI가 제시한 주당 21.5달러에 상당하는 인수가격 23억달러 제안을 받아들인다고 발표함에 따라 CP Ships에 대한 하파그로이드의 M&A가 확정됐다. 이 발표 2일전인 8월 19일 뉴욕주식거래소상에 등록된 CP Ships의 주당 거래가는 19.6달러였다.

사실상 TUI가 제시한 인수가(23억달러)는 머스크가 피앤오네들로이드 인수가로 제시한 30억달러와 큰 차이가 없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사실은 피앤오네들로이드가 CP Ships보다 대형선사라는 것을 감안하면 TUI가 CP Ships 인수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경쟁사들을 떨어뜨리기 위해 감행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파그로이드의 모회사 TUI의 CP Ships 인수가 확정됨에 따라 CP Ships 인수를 둘러싸고 TUI의 가장 유력한 라이벌이었던 CMA CGM은 볼로레그룹의 해운사인 델마스를 6억달러에 인수했다.

이에 따라 TUI는 하파그로이드와 CP Ships의 운영시스템을 통합해 40만TEU이상의 선복량을 갖춘 세계 5위선사의 탄생을 알렸으며 CMA CGM은 델마스 인수를 통해 에버그린을 제치고 선복량 기준 세계 3위선사로 올랐다. CP Ships 인수 당시 하파그로이드의 선복량 순위는 16위로 212,454TEU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CP Ships는 17위 선사로 194,800TEU의 선복을 보유하고 있었다.

하파그로이드의 CEO 마이클 베렌트(Michael Behrendt)는 “CP Ships 인수는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는 동시에 세계 5위권 선사로 진입하는 것을 목적으로 계획된 것 이었다”며 아메리칸쉬퍼스紙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하파그로이드코리아에 따르면 CP Ships 인수에 따른 조직개편 등 변화는 올해 안에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본사로부터 함구령이 내려진 상태며 사실상 CP Ships의 브랜드 존속여부나 직원들의 거취여부, 사무실 통합 등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어느 하나도 아직까지 확정된 것이 없다.

CP Ships는 대서양, 호주, 남미, 아시아지역에서 22개항로 28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CP Ships는 총 230만TEU를 처리했다.

하파그로이드는 북미-남미간항로에서 올 2월 NYK와 조인트로 시작한 미주동안-브라질간 운항하는 BEX 서비스만을 해오고 있다. 반면 CP Ships는 자회사인 라이크스라인(LykesLine)과 TMM라인이 운영하는 미주-남미동안간 주간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연간 17만TEU를 처리하고 있다. 두 자회사는 멕시코-남미서안항로에서 MSC와 선복공유 계약을 통해 서비스 하고 있다.

하파그로이드는 CP Ships와의 통합작업이 완료되면 대서양항로에서 가장 큰 선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컴패어데이터(ComPairData)의 세계 정기선 선복량 보고에 따르면 CP Ships는 북유럽-북미 웨스트바운드 항로에서 점유율이 14%이며 지중해-북미 웨스트바운드시장에서 9%를 점유하고 있다.

또 태평양항로에 대한 점유율도 현재보다 늘게 된다. 캐나다마리타임(CanadaMaritime), 라이크스라인, TMM라인은 이 항로에서 3개 서비스를 운항중이며 연간 40만TEU 이상을 처리하고 있기 때문.

◆CP Ships, 먹성좋은 바이어서 셀러로 선회

지금까지 CP Ships는 인수대상이기 보다는 인수를 추진해온 주요 바이어 선사였다. 이에 따라 업계는 CP Ships가 TUI에 인수된 사실에 대해 다소 놀라고 있다고 외신은 전하고 있다. 1993년 이래 CP Ships는 9개의 컨테이너 선사를 인수했으며 현재는 7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ANZDL, 캐나다마리타임, 캐스트(Cast), 콘츠십컨테이너라인(ContshipContainerlines), 이탈리아라인(ItaliaLine), 라이크스라인, TMM라인 등이다.

하파그로이드와 CP Ships는 작년 한해 총 70억달러의 매출과 7억3천만달러의 영업이익을 올린 바 있다. 최근 CP Ships는 물량 감소에도 불구하고 해상운임 상승으로 3분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77% 상승했다고 밝혔다. TUI는 CP Ships에 인수대금인 20억달러를 연말전까지 현금결제할 것으로 보여 세계 5위 컨테이너선사가 조만간 재탄생될 것으로 전망된다.

BRS-알파라이너사에 따르면 CMA CGM은 델마스의 선복량 통합 후 현재 대만선사인 에버그린을 누르고 48만TEU의 선복을 운영하는 세계 3위선사로 올라서게 됐다. 델마스는 인수당시 49척·5만7천TEU의 선대를 보유하고 있는 세계 23의 선사였다. 델마스 인수를 통해 CMA CGM은 유럽-서아프리카 항로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갖게 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 회사 로돌프 사드 부사장은 “델마스는 아프리카항로에서 최고의 전문선사로 인정받고 있어 49척의 선박과 14만개의 컨테이너뿐 아니라 서아프리카 서비스의 풍부한 경험과 훌륭한 명성을 우리 회사에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CMA CGM은 아시아-아프리카간 항로를 비롯해 CMA CGM이 강세를 띄고 있는 인도-아프리카 서비스에서 양 선사가 겹치는 루트를 상호보완하기 위해 서비스 재편을 검토 중이다.

아울러 서아프리카 전문선사인 델마스 인수로 볼로레 그룹의 아프리카 내륙물류서비스 파트너도 맡을 전망이다.

CMA CGM과 델마스의 합병이 확정됐지만 델마스 각 대리점의 운영시스템이나 조직체계는 내년 말까지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델마스의 국내 대리점인 델마스 성우에 따르면 델마스 본사는 9월 12일 각 대리점에 “델마스 본사 회장이 현재까지 여전히 델마스의 주주이며, 내년 말까지는 델마스 대리점의 운영시스템이나 조직체계는 변동 없이 운영되며 델마스라는 사명도 유지한다”고 전해왔다.

또 “기존의 아시아-동·서 아프리카 간 서비스도 현 네트워크를 계속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기선부문 선복량 기준 세계 5위권 선사에는 1위 머스크씨랜드, 3위 CMA CGM, 5위에 하파그로이드 등 올해 M&A를 완료한 선사들이 포진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2위에는 스위스선사 MSC가 선복량 75만TEU로 랭크돼있으나 머스크 선복량에는 절반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CMA CGM이 델마스를 인수함에 따라 4위선사로 밀려난 에버그린은 46만TEU를 보유하고 있다.

대형선사들의 외형확대 경쟁이 계속되면서 올 7월 현재 세계 20대 선사의 지배 선복량은 총 컨테이너선 선복량의 80%에 달하게 됐다.

◆선복 스왑·동맹강화로 M&A 맞불

MSC코리아 관계자에 따르면 MSC 아폰테 회장은 오는 2010년까지 선복량 보유 세계 1위선사로 끌어올릴 계획이었다. 그러나 머스크가 피앤오네들로이드 인수하면서 MSC의 선복량을 훨씬 능가하는 메가캐리어로 발돋움함에 따라 이같은 계획은 사실상 달성이 어려워졌다. MSC는 내년에도 신조선 15~20척을 발주할 계획이다.

에버그린은 올해 8천TEU급 선박 3척을 인도받았으며 7천TEU급 선박 2척을 인도받았다. 내년에도 8천TEU급 선박 5척과 7천TEU급 선박 4척을 인도받을 예정이다.

에버그린과 MSC는 기존 얼라이언스 등 해운동맹에 가입하지 않은 채 독자적인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선복량을 늘리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에버그린 한 관계자는 “본사의 경영방침에 따라 얼라이언스에 가입하지 않고 독자적 서비스 노선을 구축하고 있다. 다만 각 항로별로 필요에 따라서 선사와 스페이스 스왑(swap)을 하는 방식을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버그린은 미주, 구주, 지중해항로의 경우 CMA CGM이나 Zim라인 등과, 유럽항로의 경우 차이나쉬핑과 선복을 맞바꿔 이용하고 있다. 동남아항로의 경우 완하이라인, 양밍라인, RCL등과 주로 선복 스왑을 해오고 있다.

한편 그랜드얼라이언스(Grand Alliance)와 뉴월드얼라이언스(TNWA)가 공동운항키로 합의했다고 지난달초 발표했다. 아울러 한진해운이 가입된 CKYHS 얼라이언스는 최근 전략적 제휴를 강화한다고 밝혀 얼라이언스 소속선사들은 글로벌 선사들의 M&A 대형화에 대응해 경쟁력 높이기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뉴월드얼라이언스는 현대상선을 포함, APL(미국), MOL(일본) 등이 소속돼있으며 그랜드얼라이언스는 하파그로이드, MISC(말레이시아), NYK(일본), OOCL(홍콩) 등으로 구성돼 있다.

두 얼라이언스의 이번 제휴에 따라 세계 컨테이너 수송시장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선복교환 및 서비스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양측은 먼저 아시아-유럽간, 아시아-지중해간 항로에서 공동운항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후 파나마를 경유하는 아시아-북미동안간 신규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또 앞으로 공동으로 선박을 투입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설하는 등 협력관계를 한층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올 3월 기준으로 아시아-미주간 항로에서 시장점유율을 보면 뉴월드얼아이언스가 15%, 그랜드얼라이언스가 13.6%였으나, 이번 협약으로 두 그룹을 묶을 경우 28.6%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게 돼 14.3%인 머스크씨랜드는 물론 22.5%의 CKYH그룹도 앞지르게 된다.

CKYHS 얼라이언스도 2006년 협력계획을 지난 8일 발표했다. 한진해운은 중국의 코스콘(COSCON)사, 일본의 K-라인, 대만의 양밍라인과 함께 중국 상하이의 최고경영자 회의에서 2006년 CKYHS 비즈니스 협력 계획을 확정하고 얼라이언스간의 협력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유럽노선의 경우 8천TEU급 이상 초대형선을 투입해 총 14개의 항로를 운항, 서비스지역 확대와 기항지 다변화를 통해 보다 수준 높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공동 얼라이언스 vs. M&A선사 ‘불꽃 경쟁’ 전망

이 가운데 아시아-북유럽 노선에 매주 8항차 서비스를 제공하고 올해 말부터 2006년 1분기까지 2개의 아시아-지중해 항로를 신규로 개설, 매주 6항차를 운항함으로써 지중해 지역의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미주 노선에서는 총 17개의 항로를 운항하며 이 가운데 아시아-미서안 9개, 아시아-북미서안 4개, 아시아-미동안 4개 항로에 선박을 투입함으로써 운송시간 단축, 서비스 지역 확대 등 고객들에게 더욱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이에따라 M&A를 통해 선복량과 서비스를 늘리게 된 머스크 등 선사들과 이들 얼라이언스 소속선사들간 경쟁이 불꽃 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연이어 발표되는 대형선사간 인수·합병으로 정기선 운임이 일부 소수 선사의 움직임에 따라 조정되는 체제로 재편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홍콩 OOCL사의 모회사인 OOIL의 C.C.텅(C. C. Tung) 회장은 정기선 시황이 조정기에 접어드는 지금이야말로 메가캐리어 역할이 중요하다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제2회 세계해운포럼에서 메가캐리어의 출현으로 정기선 시장은 보다 안정되고 선사간 과다경쟁의 순환을 피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텅 회장은 “메가 캐리어들은 일정 수준의 소석률 하락을 정상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이고 시황 안정을 위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렇게 함으로써 시황 하락에 따른 과당운임경쟁을 미연에 방지하고 결과적으로 더 큰 수익창출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과거 정기선 시황곡선의 움직임을 볼 때, 선복공급이 수요를 약간 초과하거나 소석률이 호황기 대비 5% 가량 하락할 때 저운임 정책을 쓰는 선사가 필연적으로 출현하며, 이는 선사간 운임인하 경쟁을 촉발해 결과적으로 시황 하락을 가속화시키게 된다는 주장.

최근 정기선 시장에는 지난 수년간 발주된 신조선박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투입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특히 아시아-미주, 아시아-유럽 등 동서 기간항로를 중심으로 운임인하 압력이 거세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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