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10-28 11:03
노무현 대통령은 해운산업이 수출산업으로서 재평가돼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해운업이 조선산업보다도 외화획득 규모가 클 정도로 우리나라 수출에 기여하는 비중이 손꼽힐 정도인데도 수출산업으로서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기에 노대통령의 지적은 해운업계로선 신선하면서도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에 해운업에서도 수출과 연관이 깊은 외항해운업에 대한 관심이 정부나 국민들 사이에 특히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외항해운에 대한 대 국민 홍보가 미흡한 탓인지도 몰라도 우리나라 수출·입 화물의 99.7%가 선박에 의해 수송되고 있으며 그로인해 벌어들이는 외화가 2004년의 경우 208억달러에 달한다는 것을 간과하는 경향이 짙다. 외항해운산업의 외화획득 규모를 여타 주요 수출산업과 비교해 보면 우리 수출에서 외항해운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 가를 잘 알 수 있다.
2004년 자동차 수출은 266억달러, 반도체는 265억달러였고 무선통신기기는 262억달러를 기록했다. 무선통신기기 다음으로 많은 외화를 벌어들인 분야가 외항해운업이다. 컴퓨터 171억달러 및 조선산업 157억달러를 크게 능가한 것이 외항해운업이 벌어들인 외화액수다.
참여정부들어 동북아 물류중심국 정책전략이 비중있게 다뤄지면서 해운업에 대한 새로운 인식변화와 그 중요성에 대한 평가가 전향적으로 재검토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변화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외항해운업의 대 국민경제 및 국제수지 기여도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단적인 실례로 해운부문은 대외무역법에 의해 매년 실시되는 수출의 날 포상 대상에서 원천적으로 제외돼 있다. 더불어 무역금융, 해외시장 개척기금 및 수출보험 등 주요 수출산업 지원제도에서도 완전히 배제돼 있어 외항해운업이 주요 수출산업인데도 불구하고 여타 수출산업에 비해 차별적인 대우를 받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여타 제조업 수출산업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에 의해 외항해운산업을 서비스 수출산업으로 평가하고 인정하는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해운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는 외항해운업의 외화획득은 일반적인 상품수출로 인해 벌어들이는 외화획득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이다. 외항해운업의 서비스는 관세지역밖에서 서비스의 생산 및 공급이 이루어지고 소비까지 동시에 진행되는 특성이 있다. 즉 외항해운서비스의 공급과 소비는 근본적으로 모두 해외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대상화물의 수출, 수입 또는 3국간 수송과 관계없이 모든 외항해운서비스 공급은 서비스수출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투입되는 국내운송 및 물류서비스는 생산요소에 해당한다는 지적이다.
외항해운업체가 외항해운서비스의 공급을 통해 획득한 운임과 대선 및 터미널운영 등으로 해외에서 발생하는 수입은 모두 서비스수출로 인정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이를 위해선 외항해운 등 서비스산업의 특성을 고려한 대외무역법 등 관련법규의 정비 필요성은 물론이고 서비스산업의 수출실적을 합리적으로 평가하고 인증하는 새로운 체계가 갖추어져야 할 것이다. 외항해운산업이 대중성이 큰 컴퓨터나 무선통신기기에 견줄 수 있는 외화획득원이라는 대 국민 홍보도 아울러 제대로 이뤄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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