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9-29 17:53
한국, 고부가가치산업 적극육성· 신시장 개척에 박차 가해야
우리나라는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 부품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함으로써 중국의 산업고도화와 이에 따른 핵심부품수요 증대에 대응해야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중국의 무역흑자 급증 배경과 시사점’을 주제로 발표한 자료에서 “우리나라는 고부가가치산업의 육성과 신시장 개척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위해 연구개발 투자 및 국제협력의 확대, 동시다발적인 자유무역협정 체결 등에 주력해야한다”고 밝혔다.
또 “기존시장의 확대 및 신사장의 개척을 통해 중국의 수입대체에 따른 수입수요 감소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7월, 中 무역수지흑자 503억 달러
KIEP에 따르면 올 들어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폭이 크게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올 1~7월 동안의 흑자 누계액이 사상 최대규모인 503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작년도 전체 흑자액의 1.53배에 이르는 규모다.
중국측 통계에 따르면 중국은 올 상반기에만 398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한데 이어 7월에도 105억달러의 무역흑자를 달성했다. 이로써 올 1~7월 동안 중국의 수출과 수입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32.0%, 13.9% 증가한, 4,080억달러, 3,577억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은 가공무역의 비율이 높은 무역구조의 특징상 수출이 증가하면 수출품 제조용 원부자재 수입이 함께 늘어나는 추세를 보여왔으며 특히 최근 세계 2위의 외국인직접투자 유치국으로 부상함에 따라 외국인투자에 수반한 자본재와 중간재 수입이 증가해왔다. 또 WTO 가입에 따른 시장개방 확대, 무역장벽 완화 등도 수입증대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러한 수입증대요인으로 인해 중국의 수출증가율과 수입증가율 사이에는 높은 동반성이 유지돼 왔으며 1998년 이후 수입증가율이 수출증가율을 다소 초과해 왔다.
하지만 금년 들어 수출증가율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수입증가율은 현저히 둔화됨으로써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중국의 수출증가율은 작년에 35.4%를 기록한 이래 올 1~7월동안에도 32.0%의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수입증가율의 경우 작년 상반기 43%를 나타낸 반면 하반기에 30%로 감소했으며 올 1~7월동안에는 13.9%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수출증가율과 수입증가율간의 월별 상관계수가 1999~2001년의 0.78, 2002~2004년의 0.79에서, 2005년 1~7월에는 0.60으로 감소했다.
특히 주로 기계류, 전기부품, 화학제품 등의 자본재 및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는 미국 등 선진국들로부터의 수입증가율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금년 1~7월 동안 미국(3.7%), 홍콩(9.6%), 일본(2.2%), 독일(-5.4%), 영국(11.8%) 등으로부터의 수입증가율이 전년동기에 비해 크게 하락한 반면, 이 국가들에 대한 수출증가율은 이전의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에 따라 미국(596달러), 홍콩(562달러), 영국(72달러), 독일(7억달러), 프랑스(15억달러)와의 흑자폭은 증가하고 일본(73억달러)과의 적자폭은 감소한 반면 한국(220억달러)과의 적자폭은 다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품목별 수출입 현황을 살펴보면 철강, 화학제품, 차량 및 부품의 수출호조 및 수입둔화 현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전기기기 및 부품, 기계류와 같은 중간 자본재의 수입이 크게 감소했다.
수출의 경우 철강과 철강제품 수출증가율이 가각 전년동기대비 43.1%포인트, 9.6%포인트 상승한 155.7%, 46.7%에 달한 것을 비롯해 전기기기 및 부품 31.2%, 차량 및 부품 40.8%, 유기화학제품 38.2%, 플라스틱 35.0%, 석재 및 시멘트 35.2%, 신발 24.2% 등 대부분 주요 수출품목의 수출증가율이 30%를 상회하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수입의 경우 최대 수입품목인 전기기기 및 부품의 수입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25.9% 포인트하락한 17.6%에 그친 것을 비롯해 원자로 및 기계류 4.0%, 광학제품 9.9%, 철강 6.2%, 철강제품 7.1%), 펄프 10.8%, 모직물 4.5% 등 주요 수입품목의 수입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다. 특히 차량 및 부품, 면화, 종이, 인조섬유, 유리의 경우 수입액이 오히려 전년동기에 비해 감소했다. 원유의 경우 국제가격 상승과 국내 에너지절약정책 등의 영향으로 수입증가율이 전년동기대비 20.4%포인트 하락했으나 여전히 35.4%의 높은 수준을 유지햇다. 이 밖에 화학제품(28.5%), 구리(28.2%), 니켈(94.2%) 등이 높은 수입증가율을 나타냈다.
수입증가율 둔화의 원인은?
중국은 부동산 및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와 같은 중간재 부문을 중심으로 한 과잉투자와 이로인한 은행의 부실대출문제로 인해 경제 연착륙이 저해될 우려가 존재했다. 이러한 과잉설비투자는 원자재가격의 상승과 함께 철강, 자동차, 전자제품, 석유화학 부문 등의 과잉생산을 초래함으로써 재고량 증가 및 공산품가격의 하락을 가져온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중국정부는 통화량 및 대출규모억제, 지급준비율 인상, 토지관리 강화, 건설프로젝트정리, 원자재사용 감축을 골자로 한 경기진정책을 2004년부터 실시해왔다.
일련의 경기진정책의 결과 작년 1/4분기에 43.0%에 다했던 고정자산투자 증가율이 2/4분기 28.6%→3/4분기 27.7%→4/4분기 25.8%→2005년 1/4분기 22.8%→2/4분기 25.4%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임에따라 경기과열의 근본원인으로 지적돼온 과잉투자가 억제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부동산투자 증가율은 1/4분기 26.7%에서 2/4분기 23.5%로 하락했으며 상반기 소비자물류상승률은 전년동기대비 3.6%포인트 하락한 2.3%를 기록했다.
고정자산투자가 안정적인 증가세를 기록한 반면 석유, 석탄 등 에너지 및 인프라 관련 투자는 여전히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원유, 구리, 니켈, 화학제품 등의 경우 여전히 높은 수입증가율을 유지했다. 또 상반기의 외국인직접투자 실행액은 286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2%로 감소해 외국인기업들의 가공수출용 중간재 수입수요 감소가 수입증가율 둔화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최근의 수입증가율 둔화현상은 중국정부의 투자억제책과 외국인투자 감소에 따른 수입수요감소, 그리고 전년도 과잉생산에 의한 재고량 조절에크게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대표적인 공급과잉품목인 자동차와 철강의 경우 금년 1~7월동안 수출은 늘어난 반면 수입은 전년동기대비 50.05포인트, 42.1%포인트 감소했다. 중국국가통계국의 발표에 의하면 중국내 자동차 공급은 시장수요의 13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600개의 소비재중 71% 가량이 공급과잉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개혁·개방과 더불어 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국제분업에 참여 주로 낮은 부가가치제품의 생산에 특화함으로써 수직적 분업관계의 최종 조립지 역할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자본집약적 산업에 대한 외국인투자가 늘어나고 기술이전에 따른 중국기업의 기술발전이 진전되면서 중화학공업 및 부품산업의 생산량이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중국내 부품조달비중 확대에 따른 수입대체효과가 최근의 수입증가율 둔화를 초래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공업생산액 가운데 중공업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60.2%에서 2004년 66.5%로 증가했다.
금년 들어 대표적인 중간재 품목인 전기기기 및 부품, 기계류, 정밀기기, 철강, 철강제품, 자동차 부품의 수입증가율이 크게 감소한 반면 수출증가율은 상승했다. 최근 중국의 수입증가율 둔화는 기존의 과잉설비투자 억제 및 재고조정에 직접적으로 기인하는 것으로 평가되나 부품분야의 수입대체가 심화될 경우 수입증가율의 둔화세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 조치가 금년 1~7월 동안의 무역수지에 직접적으로 미친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평가절상의 시기가 7월말이었을 뿐만 아니라 절상폭이 미미했고 대체로 환율절상이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시차를 두고 나타나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7월 21일 미달러대비 위안화의 명목환율 2% 절상하고 달러화에 페그돼 잇던 환율제도를 폐지, 복수통화바스켓제도를 채택했다.
다만 평가절상 기대에 따른 재고조정 및 수입계획 변경의 영향으로 수입이 다소 둔화된 측면은 있다.
한편 중국은 하반기에 위안화 절상 효과가 점차 나타나고 과잉생산에 따른 수급불균형 문제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됨에 따라 수입증가율이 2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금년도 수출 및 수입의 평균증가율을 각각 31%, 20%로 가정할 경우 2005년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1,0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제조업협회는 중국의 금년도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1,4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으며 미국 국제경제연구소는 1,000~1,100억달러, 글로벌인사이트는 980억달러, 중국 상무부는 700억~800억달러 정도를 예상한바 있다.
미국등 선진국과 무역마찰 심화
중국의 무역수지가 큰 폭으로 확대됨에 따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과 무역마찰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이에 따른 위안화의 추가 절상압력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금년도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1,000억달러에 달할 경우 독일, 일본에 이어 최대 흑자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국제무역불균형현상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대중국 통상압력의 일환으로 의회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27.5%의 관세 부과를 논의한 바 있으며 실제로 올 5월 7개 중국산 섬유제품에 대한 세이프가드를 설정한데 이어 8월 2개 품목을 추가로 설정했다.
그동안 중국은 무역총대비 흑자의 비중이 독일 및 일본 등에 비해 현저히 낮은 점을 들어 환율정상 압력을 회피해 왔으나 금년 들어 동 비중이 크게 상승하에 따라 선진국들의 위안화에 대한 추가절상 압력도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환차익을 노린 국제투기자금의 중국내 유입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6년에는 중국이 수비재의 수급불균형 완화, 위안화의 소폭 추가절상, 외국인투자 확대에 따른 부품수입 증가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수출증가율이 다소 둔화되는 반면 수입증가율은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위안화의 경우 추가 절상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는 위안화의 과도한 평가절상이 미국 채권시장의 위축, 중국산 수입품 가격상승에 따른 물가상승 압력 가중, 중국 진출미국기업들의 수익성 악화 및 미국제품에 대한 수입수요 감소들을 초래해 중국은 물론 미국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직접투자의 경우 올 1~7월 동안 실행액이 전년동기대비 3.2% 감소했으나 향후 투자추세를 반영하는 계약액은 오히려 19.0% 증가함으로써 금년 이후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와 이에 수반한 부품 수입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전망 전문기관인 글로벌인사이트는 중국의 무역수지 흑자규모가 2005년 980억달러, 2006년 1,060억달러, 2007년 1,070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유일하게 흑자규모 증가
한편 한국은 중국의 주요 무역대상국 가운데 유일하게 중국과의 교역에서 흑자규모가 증가했다.
금년 1~7월 동안 한국의 대중국 수출과 수입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23.0%, 37.7% 증가한 344억달러, 218억달러로 126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동기대비 5억달러 증가한 것.
중국측 통계에 따를 경우 이 기간동안 한국의 대중국 수출과 수입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21.3%, 37.0%증가한 418억달러, 198엉ㄱ달러로 22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으며 이는 전년동기대비 20억달러 증가한 것이다.
한국이 상대적으로 비교우위를 갖고 있는 품목 중 전기기기 및 부품, 화학제품, 광학 정밀기기 등이 여전히 높은 수출증가율을 유지한 가운데 중국 내수용 수??품목인 철강, 차량 및 부품, 기계류의 경우 증가세가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중국으로부터의 철강, 철강제품, 화학제품의 수입이 크게 증가했으며 곡물류와 광물성 연료 수입도 증가하는 추세다.
다른 국가들과는 달리 한국의 경우 대중 수출증가율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흑자규모도 확대되고 있으나 최근 중국의 무역흑자 급증은 향후 우리나라의 완제품 및 부품산업 수출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의 무역흑자 급증으로인한 글로벌 불균형문제가 위안화 추가절상으로 이어질 경우 중국으로의 내수용품 및 제3국으로의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또 중국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에 수반한 부품 수출도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최근들어 전자제품, 철강, 자동차부품 등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에서 중국과 과잉생산 및 수입대체효과가 나타나고 있어 이에대한 대비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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