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7-07 10:03
세계물류의 바로미터 ‘중국’, 물동량 수급의 주요 변수
中 3대 항구군 개발계획…2010년 8천만TEU 육박
중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해운·항만 물류업계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중국이 부동산 경기 안정대책과 철강산업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해상물동량 수급 및 용선시장 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라고 KMI는 지적했다. 특히 철광석을 중심으로 한 중국의 수출 및 수입제한조치는 단순히 건화물선 해운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고, 석유와 가스와 같은 에너지 시장뿐만 아니라 컨테이너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4월 이후 하락하기 시작한 건화물선 운임지수가 심리적인 마지노선이라 할 수 있는 3천포인트 대 아래로 내려간데 이어 유조선 운임지수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현상이나 최근 컨테이너 운임지수 역시 지금까지의 지속적인 상승세에서 혼조세로 돌아선 것도 이 같은 중국의 경기 조절론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세계의 물류시장을 움직이는 중국의 해운·항만물류 등에 대해 분석해 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가 최근 내놓은 리포트를 인용, 전제했다.
中 수출입 제한 조치, 글로벌 「컨」시장에 영향 커
최근 몇 년동안 중국은 글로벌 해운시장의 충격으로 다가왔다. 컨테이너 시장뿐만 아니라 건화물선, 유조선 등 전 해운시장에 걸쳐 중국의 영향력이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해운시장의 충격은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중국은 개혁과 개방 정책을 시행한 이후 지난 25년 동안 연평균 9.4%의 고속성장을 기록했으며, 올해도 8~8.5%대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이 같은 추세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중국은 이 같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배경으로 해운의 수요창출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자국의 화물을 기반으로 해운의 규모 또한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중국의 영향력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시장은 컨테이너선 시장이다. 최근 몇 년간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라 컨테이너 물동량이 급증했으며 이에따라 선박수요의 폭증, 운임인상, 용선료 및 선가 상승 등 연쇄적인 효과를 창출하면서 중국은 세계 컨테이너선 시장의 호황세를 주도한 주된 변수로 작용했다.
컨테이너선 종합용선지수(HR지수)는 2005년 6월에 2092포인트까지 상승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 1~5월 평균치는 2004년 대비 49%, 2003에 비해서는 무려 168% 증가했다. 또 컨테이너선 운임도 아시아-미주, 아시아-유럽항로 등 원양항로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와함께 전세계 주요 정기 선사들은 중국의 컨테이너화물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동북아 정기항로의 서비스체계를 중국 항만 중심으로 재편하는 한편 운항선대의 규모를 확충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또 중국화물의 운송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컨테이너선 신조선 발주량도 크게 늘었다. 이같이 중국 컨테이너 물동량의 급증이 야기한 중국효과가 세계 컨테이너 정기선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물류 네트워크, 중국항만 기점으로 재편
“이같은 컨테이너 시장의 중국효과는 단기적으로는 운임상승과 용선료 상승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중장기적으로는 정기선사의 경영전략 변화를 야기하면서 다양한 파급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고 KMI 김태일 연구원은 말했다.
즉 주요 정기선사들이 아시아 기점 기간항로의 수송 수요 급증에 대응해 선대를 확충하는 한편, 동북아 정기선항로를 중국 항만 기점으로 재편함에 따라 급속한 물류 네트워크의 변화를 초래했다는 것. 이러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편 중국의 영향력은 건화물선 시장에도 여지없이 작용했다. 중국이 원자재 수요를 크게 늘리기 시작한 2003~2004년 건화물선 해운경기는 사상 최고의 호황기에 돌입했으며, 이같은 추세는 금년에도 이어졌다. 이같은 점을 재확인할 수 있는 것은 중국이 경기과열을 완화하기 위해 지난해 4월 긴축조치를 취한 시점의 건화물선 해운경기의 변동이다. 중국의 경기조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던 3월 BDI(건화물선운임)지수가 하락세로 변동하기 시작했으며, 긴축조치가 현실화되자 2004년 6월 22일 저점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중국의 긴축기조에도 불구하고, 경제발전의 속도에 그리 큰 제동이 걸리지 않았다. 최근 중국이 다시 경기조절을 강력히 추진하기 위해 2005년 4월 및 5월 철광석 수입면허제를 실시하는 한편 수입업체의 수까지 제한하면서 철광석 수요를 줄이자 이는 BDI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금년 4월 중순까지 4천포인트 이상에서 상향 안정세를 보이며 등락하던 BDI는 4월말 하락세로 돌아서 5월말에 3,219포인트, 그리고 6월초에는 3천포인트 이하로 하락했다.
이처럼 중국은 건화물선 시장의 주요한 등락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의 경제성장 과정에서 당분간 원자재 수요가 증가하는 한 이 같은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해운규모 세계 5위
중국의 해운규모는 전 세계 5위권으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의 전체 선박량은 4,555만2천dwt로 그리스, 일본, 노르웨이, 독일에 이어 5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선박량 규모는 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일본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어 전 세계와 아시아 지역의 해운수요 뿐만 아니라 공급측면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선형별로 보면, 유조선이 744만dwt, 벌크선 2,548dwt, 일반화물선 772만dwt, 컨테이너선이 473만dwt로 벌크선의 규모가 전체의 79%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총 선대의 50.9%가 국적선으로 파나마, 미얀마 등 개방 등록국에 선박을 등록하는 편의치적선에 비해 국적선 비율이 상위 10위권 국가들 가운데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해운산업에 대한 중국의 제도권 권한이 기타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미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선대규모는 2000년 이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995~2000년 중 연평균 2%대의 증가세를 보이던 중국의 선대 규모는 2000년 이후 연평균 3.5%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 가운데 컨테이너선 선대가 연평균 6%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유조선은 지난 한 해 동안 15.6%의 급성장세를 보였다.
선박발주량 순위 세계 4위
중국의 이 같은 선대 확충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005년 6월 기준 중국의 선박발주량은 1,122만dwt로 일본, 그리스, 독일에 이어 전 세계 4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중국이 6월 현재 발주한 선박들이 모두 인도되는 2008년에 가서는 중국의 선복량은 현 운항선대의 25%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발주량은 전 세계 선박발주량의 5.2%에 해당하는 규모다. 선종별로 보면 컨테이너선이 전체의 48%를 차지해 가장 많은 비중을 나타내고 있으며, 유조선이 42.9%, 잡화선과 건화물선이 각각 8.6%와 0.5%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발주량 증가 추세는 중국의 대표적 선사인 코스코(COSCO) 그룹과 차이나쉬핑 그룹 등의 계열선사들이 선박확충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코의 경우 정기선 사업은 자회사인 코스콘(COSCON)사를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다. 코스코는 컨테이너선 121척, 선복량 30만194TEU로 운항 선복량 규모에서 세계 7위의 정기선사며, 금년 6월 현재 컨테이너선 23척(17만9,273TEU)를 신조 발주중에 있다. 또 코스코는 1,200만dwt의 벌크선대(200여척)을 운항중인 중국 최대의 벌크선사로 벌크선 사업을 담당하는 자회사 코스코 홍콩 쉬핑과 코스코 벌크 캐리어는 500만dwt이상의 선대를 보유한 세계 3위권의 벌크선사다.
또 다른 중국의 대표선사 차이나쉬핑은 컨테이너부문 자회사인 차이나쉬핑 컨테이너 라인(CSCL)을 보유하고 있다. CSCL은 현재 운항 선복량 기준 세계 10위(29만7,541TEU)를 기록하고 있으며, 여기에 40척의 컨테이너선(17만5,948TEU)을 신조 발주중이어서 코스코에 버금가는 정기선사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성장세에 따라 CSCL사의 리 켈린(Li Kelin)회장은 “앞으로 6년 동안 운송능력을 3배로 끌어올려 2010년까지 세계 3대 선사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도 밝힌바 있다.
CSCL사는 지난해 6월 중순 중국 국영선사로는 처음으로 홍콩 증시에 상장해 9억8,500만달러를 조달함으로써 선박 인수와 대출상환을 통해 자산 대비 부채비율을 2004년 현재 178%에서 크게 줄이는 등 재무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시장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은 물동량의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1993년 아시아-북미동향항로(E/B)의 물동량은 36억7만3천TEU였으나 2003년에는 93억5만2천TEU를 기록해 동기간 중 연평균 8.9% 증가했다. 이러한 성장세는 중국의 물동량 증가에 따른 것으로, 이는 동기간 중 아시아-북미동향항로에서 중국의 물동량이 연평균 23% 증가한 반면, 기타 국가들의 경우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데에서 알 수 있다. 특히 중국 물동량이 아시아-북미동향항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93년 13.6%로 일본(22%)에 비해 작았으나 2003년에는 중국의 북미향 물동량이 47억TEU를 기록하면서 전체 물량의 50% 이상을 넘어섰다.
中→북미 물량 전체 절반 이상 차지
또 아시아-북미서향항로(W/B)의 경우 중국의 물동량 증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1993~2003년 아시아-북미서향항로에서 중국의 물동량은 연평균 24% 증가한 반면, 기타 국가들의 경우 증가세가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중국의 물동량 증가에 따른 가장 큰 변화는 글로벌 해상운송서비스 체계를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주요 정기선사들이 전통적인 아시아 정기선 서비스 향로였던 ‘일본-한국-대만-홍콩’ 루트에서 탈피, 중국 항만을 기종점으로 하는 새로운 서비스 루트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정기선사들은 선박공급의 확대를 위해 선대를 개편하는 한편 신조선 발주를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서비스 체계 개편을 단행하고 있다. 이 같은 중국 물동량의 증가에 따른 글로벌 컨테이너선 시장의 네트워크 변화는 북미, 유럽 등 주요 기간항로에서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북미항로, 아시아-유럽항로의 정기선 서비스는 중국 항만을 기종점으로 하는 패턴으로 빠르게 변화하면서 중국 항만에 대한 기항 수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중국 항만 기항지 추가는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는 서비스 개편 전략으로 상하이, 선전 등 대규모 항만은 물론 칭다오, 톈진, 다롄, 샤먼 등 중국 중소형 항만도 주요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의 배경은 이들 중소형 항만의 컨테이너물동량 증가율이 연간 20~40%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배후경제권의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 사례를 살펴보면, 차이나쉬핑은 2004년 2월말부터 태평양항로 서비스인 ‘아시아-미주남부loop1’의 기항지에 샤먼항을 추가했으며, CMA CGM도 차이나쉬핑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제이드 익스프레스/AAN' 서비스에 칭다오항과 롄윈강을 추가했다. 또 머스크 시랜드는 유럽항로 서비스인 ‘AE6'를 개편, 2004년 5월부터 아시아 기항지에 다롄항과 칭다오항을 포함시켰다. 그 결과 아시아-북미 및 유럽항로 서비스의 동북아 기항지 중 중국항만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급속 경제성장…부정기 시장 변화 가져와
또 중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원자재 및 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이는 전 세계 건화물선, 유조선 등 부정기 시장의 주된 변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의 강재 소비량 증가에 따라 원료가 되는 철광석 해상물동량이 크게 증가했다. 2000~2004년 중국의 철광석 해상물동량은 연평균 29% 증가해 기타 주요국의 해상물동량에 비해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클락슨에 따르면, 2005년 세계 철광석 수입물동량은 지난해 보다 5% 늘어난 6억3천만톤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 가운데 중국이 39.5%의 해상물동량을 발생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급증하는 중국의 철광석 수요는 2002년 이후 건화물선 시황이 폭등하는 원인이 됐다. 이밖에 중국은 석탄, 곡물 등 주요 건화물의 수요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중국의 소비량이 급격히 늘면서 미주지역으로부터 곡물 수입량이 크게 늘고 있다.
이에따라 2004년 중국의 곡물해상물동량은 전년대비 100%이상 증가했으며, 금년에도 80% 증가가 예상된다. 이와함께 중국은 석유에 대한 소비도 급격히 증가하면서 유조선 시장에 대한 영향력도 확대 되고 있다. 지난해 중국의 석유 수요는 1일 638만 배럴로 전년대비 11.0% 증가해 전 세계 석유수요 평균 2.4%에 비해 매우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이 같은 중국의 원자재 및 석유 수요는 건화물선 및 유조선 시장에 중요한 변화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몇 가지 예를 살펴보면, 주요 건화물인 철광석의 경우 중국은 모자란 공급량을 채우기 위해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중국의 최대 철광석 공급처가 호주와 브라질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인도와 남아프리카 등에 대한 철광석 수입을 크게 늘리고 있다. 이에 따라 인도 등에서 운송하는 철광석은 파나막스급 선박이 투입될 예정이어서 케이프사이즈 시황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새로운 항로의 건화물선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또 전통적인 석탄 수출국이던 중국이 최근 전력부족과 광산 재해 등으로 국내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수입국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같은 사실은 기존에 중국에서 석탄을 수입하던 국가들의 수입선을 변화시킬 것이다. 아울러 이러한 수입선 변화는 해상루트의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함께 중국의 주요 교역국들과 중국은 가장 최대의 수입선으로 호주를 꼽고 있는데, 이는 톤/마일 수요의 증가로 이어져 케이프사이즈급 선박의 해상수요가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입선 다변화…새 항로 수요 증가
중국은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글로벌 해운시장에서 주요한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수요 측면에서는 고도성장을 배경으로 글로벌 컨테이너 물동량의 증가와 함께 세계 원자재 및 석유 수요의 증가로 해운시장의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급측면에서는 자국의 화물을 기반으로 해운산업 또한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같은 점은 세계 해운시장의 움직임을 보기 위해선 중국의 변화에 촉각을 세워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중국의 영향력은 앞서 언급한 컨테이너선 및 유조선 시장에 비해 건화물선 시장에서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중국의 철강경기 억제조치가 곧바로 해운시황에 반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금년 5월 1일 중국정부는 철광석 무역에 대한 강력한 제한조치를 마련해 500여 제철소들 가운데 118개 업체들에게만 수입을 허가한 바 있는데, 이 같은 조치로 중국내 철강생산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고, 제철소들은 브라질과 호주로부터 들여오는 철광석의 선적을 연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따라 선적 연기가 즉각적으로 운임하락으로 이어져 브라질 및 호주→중국 항로의 케이프사이즈급 선박의 1일 평균 용선료는 5월중 1,800달러 이상 하락한 경우도 있었다.
중국은 해운수요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급에까지 그 파급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즉 자국 화물을 기반으로 중국의 해운산업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중국은 글로벌 해운의 수요와 공급에 있어서 중요한 변수며 이 변수는 일시적인 시황에 영향을 주는 임시변수가 아닌 항시변수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화물이 급증하는 중국시장 진출 전략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는 한편 다양한 서비스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즉 폭증하고 있는 중국의 수요를 활용하고 거세지고 있는 공급능력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한 것이다.
한편 중국정부는 자국 경제정책의 일환으로 항만 정책을 전면 수정했다. 주요내용은 첫째, 중국의 항만을 3대 항구군으로 구분하고 이 지역을 중심으로 항만개발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며, 둘째, 대량화물 전용터미널의 집중 개발과 중화학 공업의 연안배치를 통해 항만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 및 수출입 구조를 재편하는 것이다. 또 항만 배후지역에 대규모의 물류단지를 개발해 항만을 기존의 산업 중심에서 물류중심으로 그 기능을 개편하는 동시에 항만의 물류 기능을 크게 강화한다는 것이다.
항만 물류기능 강화 추진
이러한 정책 변화의 원인은 중국 정부가 자국의 경제성장과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항만이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과 기능을 갖춰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각 경제권이 독자적인 산업, 물류체계를 구축해 완전한 중국 물류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3대 항구군의 항만개발 계획은 2010년 기준으로 환발해권 항구군(다롄,티옌진,칭다오 등 3개 중대형항만)은 화물처리 능력이 2,900만TEU를 초과하며, 장강삼각주 항구군(상하이, 닝보항)은 3,100만TEU를 넘어서게 된다. 또 주강삼각주 항구군(선전항,난샤항,다찬만항 등)은 2천만TEU에 달하게 되는데 만일, 난샤항의 개발이 전격적으로 추진된다면 2,500만TEU를 훌쩍 뛰어넘을 수도 있다. 더욱이 각 항구군의 화물처리능력이 공식 처리능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각 항구군의 실질 화물처리능력은 최소 30% 이상 높게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중국항만의 대규모 개발계획은 동북아 항만의 구도변화를 주도하는 한편 우리항만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중국은 대규모의 항만 개발을 통해 메가물류체계(Mega-ship Logistics System)를 주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개발항만들은 대부분 초대형선의 기항에 대비해 설계됐으나 기존 항만 역시 장비의 현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각 항만개발계획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항만들은 외항선기항을 위한 선석과 피더선석을 동시에 개발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초대형선 서비스 체계의 확산에 대비해 치밀하게 항만 개발 및 운영전략을 마련해 온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중국 항만의 변화는 중국의 급증하는 물동량과 함께 정기선사들이 중국 항만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개편해 나갈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둘째, 중국 교통부가 발표한 3대 항구군 지정과 항만 개발 확대 조치는 궁극적으로 각 지역 경제권이 독자적인 국제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점이다. 대규모의 항만개발을 통해 향후 장강삼각주와 주강삼각주 지역은 물론 환발해권 지역 역시 각 지역경제권의 수출입 물동량을 처리할 수 있는 충분한 시설과 기능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움직임은 북중국 화물의 환적을 통한 동북아 허브 성장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 항만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다롄은 총 116개 선석 규모로 항만을 확장하고, 티엔진항을 항만 여건을 고려해 인공섬 조성을 통한 컨테이너 터미널 개발을 서두르고 있어 더 이상 수심이나 항만 시설부족에 따른 환적화물 유치는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셋째, 중국 정부가 항만 배후지역에 대규모의 물류단지를 건설하고 물류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항만 지역을 고도화된 산업 및 물류센터로 육성한다는 점이다. 그간 중국 항만 배후지역은 물류기능보다는 산업기능이 강조돼 왔으며 이는 중국 항만 물류체계의 비효율성으로 비춰져 왔다. 그러나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는 중국 항만의 물류체계를 개선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 정부가 2007년을 기점으로 항만개발, 배후단지 개발 및 운영 등 각종 항만분야에 대한 시장개방을 확대할 계획이어서 기업유치를 위한 우리 항만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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