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07-19 13:43
범양상선 노조, ‘데이터룸 봉쇄’…M&A 진행차질
입찰희망사들 실사 못하고 발길 돌려
범양상선 노조가 회사 M&A에서 자신들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범양상선 노조는 19일 오전 9시부터 회사 데이터룸이 설치된 대한화재빌딩 13층에서 비상임시총회를 개최하고 데이터룸을 봉쇄, 사실상 M&A과정을 중단시켰다.
이에 따라 순서에 의해 가장 먼저 데이터룸 실사를 하기로 한 대한해운은 아예 실사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실사장에 도착한 금호측 실사팀도 데이터룸에 접근하지 못하고 돌아간 것으로 전해진다.
당초 노조는 입찰부적격자로 대한해운, 장금상선, 이스라엘의 조디악(Zodiac), NYK 등을 꼽고 이를 산업은행측에 통보했으나 산업은행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이들 회사를 입찰적격회사로 발표했다.
노조 이경국 위원장은 “지난 6월 매각사실이 공고될 때부터 지금까지 줄기차게 M&A과정에 노동조합이 참여할 수 있도록 요구했으며, 노조 요구사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실력행사를 할 것임을 분명히 통고했음에도 산업은행은 중요 이해당사자의 일방인 노동조합의 요구를 끝내 묵살하면서 독단적인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M&A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히면서, “이번 M&A는 회사발전과 조합원의 고용안정을 위해 반드시 노동조합이 참여해야 하며 가사상태에 빠진 범양상선을 오늘날의 초우량 기업으로 성장시킨 범양상선 직원들은 충분히 그럴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동국제강 장세주 회장의 횡령사건과 관련해선 “윤리경영으로 지켜온 범양상선에 그런 부도덕한 경영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노조는 같은날 오전 중 산업은행 및 입찰적격자로 선정된 업체들에 질의서를 발송하고 산업은행이 대화의 창구를 열어 노조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관련업체들이 질의서 내용에 충실하게 답변한다면 그런 업체들에 한정해선 데이터룸 실사를 허용하겠다고 밝혀 이들 관련업체들의 대응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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