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12-19 10:24

[ 해운업계 勞·使간 공동체 의식 절실할 때 ]

노동법 개정안을 놓고 財界와 노동계간의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재계측은 복수노조 허용시기를 최대한 늦춰주도록 정부와 국회에 요구하고
있고 노동계에선 정리해고제, 변형근로제 등에 반대해 총파업을 불사하겠
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이같은 노동법 개정안으로 인한 재계와 노동계의 마찰은 해운업계에서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선주측에선 총파업에 선원노련측이나 항운노련측이 동참할 것인가에 촉각
을 곤두세우고 있다. 여타 산업분야에 비해 노·사간의 화합이 잘 이루어
져 왔다고 자평하고 있는 해운업계로선 이번 노동법 개정안에 따른 좋지
못한 불똥이 동업계에 까지 튀지 않을 까 하는 우려의 소리가 높은 것이
다.
금년들어 해운업계의 경기가 급락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내년 해운시황도
불투명한 상태에 있는 상황하에서 선원노조측이 노동계의 입장에 적극 참
여하여 총파업 대열에 나설 경우 업계에 주는 타격은 엄청날 것으로 전망,
선원노조측의 움직임이나 정보수집에 관심을 쏟고 있다.
선원문제가 해운업계 최대의 현안인 현실을 감안할 때 노동법 개정안을 놓
고 진행되고 있는 재계와 노동계의 심한 마찰은 국적선사들에겐 二重苦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셈이다.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도 언제부터인가 선원부족현상이 가시화되
었고 이제는 그 정도가 심각해 운항비 절감차원보다는 당장 배를 운항할
목적에서라도 외국인 선원을 고용하고 있는 실정에 이르렀다. 열악한 근로
환경으로 인해 갈수록 승선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어 중국교포선
원, 동남아선원들을 태우고 운항해야 하는 국적선사로선 선원노조측이 노
동계 총파업시 동참하는 문제에 심히 걱정스러운 것이다.
금년들어선 선상 반란사건등으로 해서 외국선원의 고용문제도 다시한번 재
고해야 하는 형국이어서 향후 선원문제는 더욱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하급선원은 물론이고 해양대 졸업자들이 주를 이루는 3항기사 마저 구인난
을 겪고 있어 정부는 그동안 내국인만 응시할 수 있었던 해기사 면허시험
을 앞으로 중국 조선족 교포들에게도 개방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선원 구인난은 다소 숨통이 트일지는 몰라도 노동법 개정안과 관련해 선원
노조측이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경우 해운업계에 미칠 파장은 매우 큰 것이
다.
노동법 개정안으로 인해 여타 산업계가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해운업계는
악화만 되고 있는 시황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노·사간에 더욱 끈끈한 연
대의식을 갖는 공동노력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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